사람이 처음 만나서 서로간의 호불호를 결정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2~3초, 길게는 90초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 만큼 ‘첫인상’은 중요한데요. 그런데, 안색이 좋지 않다면 첫인상도 좋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한의학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러한 안색을 통해서 우리 몸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한의학에서 보는 안색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원장님 얼굴색과 사람의 성격이 비슷한가요?
얼굴색이 반드시 사람의 성격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유의성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경극을 보면, 빨간색, 흰색, 검은색 등의 원색으로 배우들이 얼굴을 화장하게 되는데요.
붉은색은 충성과 용맹, 정직, 솔직 등을 상징하고 관우(關羽)가 대표적 인물로 나옵니다.
검은 얼굴은 호방, 엄숙, 강직함을 나타내며, 포청천 삼국지의 장비(張飛)가 대표적입니다.
흰색은 교활하고 음흉함을 상징하며 대표적 인물은 조조(曹操)를 들 수 있습니다.
2. 안색을 보면 몸의 상태를 알 수 있는 것인가요?
중국의 명의 편작은 제나라 환공의 얼굴만 보고도, 그가 불치병에 걸렸음을 알고 치료를 권했습니다. 얼굴색은 현재의 건강상태를 반영하는 ‘거울’일 수 있다는 얘기죠.
편작이 제나라를 지나다가 제환공의 빈객이 된 적 있다. 제 환공을 만나는 자리에서 편작은 환공의 얼굴을 한 번 보자마자 환공이 병이 있음을 알아 차렸다. “ 대왕, 몸에 병이 들었으나 아직 피부에 있으니 이를 치료하면 쉽게 나을 것입니다. 그러나 적시에 치료하지 않으면 점차 깊어 질 것입니다.”
왕은 자신의 건강에 자신하던 터라 이 말을 듣고도 무시해 버렸다. 편작이 나가자 오히려 주위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의사란 사람이 참으로 이해를 밝히는 구나. 어찌 병없는 사람을 치료하여 공을 세우려 하는고.”
오일후 편작이 다시 입궁하자 재차 환공에게 말했다. “병이 혈맥에 들었으니 치료하지 않으면 더욱 깊어 질 것입니다.” 환공은 불쾌하여 다만 “나는 병이 없다”라고 대답하였다. 다시 오일후 편작이 환공을 보고 병이 장위에 들은 것을 고하였다. 환공은 더욱 기분이 나빠 이 번에는 아예 편작의 말을 무시하였다.
다시 오일 후에 환공은 편작을 보자 이 번에는 무슨 말을 할까 하였으나 편작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버렸다 과연 5일후에 환공은 병이 깊어져 편작의 말을 믿기 시작했으나 이미 편작은 멀리 떠난 뒤였다.
한의학의 <황제내경>에서는, 우리 몸의 오장의 상태는 다섯가지 색으로 얼굴에 나타는데, 푸른 색은 간장, 붉은 색은 심장, 황색은 소화기를 뜻하는 비위장, 흰색은 폐, 검은색은 신장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또, 동의보감에서는 간에 병이 들면 얼굴이 푸르게 되고, 화를 잘 내게 됩니다. 심장에 병이 들면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얼굴이 벌겋게 되고 잘 웃게 되며, 비장에 병이 들면 얼굴이 누렇게 되고 트림을 자주 하게 됩니다.
폐장에 병이 들면, 얼굴빛이 허옇게 되고 기침을 잘하게 되고, 신장에 병이 들면, 얼굴이 시꺼멓게 되고 무서워하며 하품을 잘하게 된다고 합니다.
3. 얼굴이 창백한 경우는 주로 어떤 상태인가요?
얼굴이 창백하다면 ,폐에 병이 생겼거나 양기가 부족한 경우입니다. 몸이 차가울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에는 몸의 대사기능이 떨어져서, 감기에 잘 걸리는 등 잔병치레를 많이 하게 됩니다. 건강이 더 악화되면 희면서도 누런 얼굴색을 보이게 됩니다.
한방에서는 이런 상태를 기력이 허약해졌다고 해서,‘기허증’이라고 하는데, 소화도 잘 안 되고 조금만 움직여도 힘이 들고, 심해지면 말하는 것조차 귀찮다고 하고, 진땀이 나는 증상도 나타나면서 빈혈, 저혈압, 천식발작 등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또, 한의학에서 보면, 폐와 호흡기 계통이 약한 경우, 얼굴색이 창백해집니다. 따라서 얼굴색이 흰 사람들은 조금만 찬 바람을 쐬여도 감기에 걸리기 쉽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잘하는 편입니다.
폐에 도움이 되는 인삼, 오미자, 호도, 은행, 복숭아 닭고기 등을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면서 기가 보충됩니다.
4.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얼굴이 붉은 분들이 계시지 않습니까, 이런경우는 대부분 어떠한 경우인가요?
얼굴색이 붉은 것은. 주로 심장에 열이 있을 때 많이 나타나는 현상인데. 몸의 열이 머리까지 올라와서 얼굴이 붉게 상기되고, 두통이 있으면서 눈까지 충혈되고 입이 마르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하면서, 집중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고 건망증이 오기 쉽습니다.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혹은 류마티스 질환, 열을 내려주는 녹차 냉이, 씀바귀, 도라지, 상추, 살구 등이다.
5. 얼굴이 붉은 분들도 계시지만, 광대뼈 주위만 화장한 듯 붉은 분들도 계신데요.
눈 밑에 있는 광대뼈 주위가 분홍색을 띤다면 혹시 폐에 병이 있는지를 의심해야 합니다. 폐결핵 환자들이 이런 빛을 띠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 안의 음기가 허해져서 음허화동 증상일 때도 이렇게 분홍빛이 나타납니다. 볼 부분이 예전보다 붉어졌다면, 술을 금하고 맵거나 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해 위를 다스리는 것이 좋습니다.
6. 얼굴이 쉽게 달아오르는 분들이 계신데요.
얼굴이 쉽게 달아오르는 안면홍조증은 미세한 감정변화나 온도 차이에도 얼굴이 쉽게 붉게 달아오르거나, 항상 붉은 상태로 남아있는 것을 말합니다.
사실, 안면홍조증 자체는 다급한 치료를 요하는 질병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고민하고 계신데요.
동의보감에서는 얼굴의 열, 즉 면열(面熱)이라고 하여, 위장에 열이 울체되어 위로 떠올라 생긴다고 보았습니다.
무절제하고 기름진 음식을 주로 먹거나, 인체 근본 에너지인 정(精)이 약해졌을때 생기는데 ,위장의 열을 줄여주는 처방이나, 진액을 보충해주는 처방에 황련을 가미하여 치료합니다.
또, 갱년기 여성분들의 안면홍조에는 칡즙, 대추, 콩으로 만든 음식 등이 도움이 되고, 또 자외선 차단제를 반드시 발라서, 혈관 확장을 막아주는 것이 좋고, 목욕이나 사우나는 가능한 짧은 시간에 끝내서, 모세혈관의 확장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7. 얼굴이 노란 경우는 어떤 상태인가요?
얼굴이 누렇게 뜨는 경우에는, 소화기관의 문제를, 한번정도 의심해봐야하는데 ,한의학에서 비위라고 부르는 소화기관이 약하면,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서 사지말단과 얼굴로 영양을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얼굴이 누렇게 될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비위장을 먼저 다스리는 것이 좋은데요. 소화기를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평소 정량의 식사를 정시에 하고 ,천천히 잘 씹어서 먹고 ,편식하지 말고 영양을 골고루 섭취,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도록합니다.
꿀물, 쇠고기, 아욱, 찹쌀, 곶감, 대추
8. 얼굴이 많이 노란 경우에는 황달을 의심할 수 있다면서요?
얼굴이 많이 노란 경우에는 간이나 담도 질환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간이나 담도 질환이 있으면 몸의 대사 산물인 '빌리루빈'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눈과 피부에 쌓여 노란빛을 띠게 되며, 이것이 바로 황달입니다.
음주나 무리한 활동으로 피곤해 지면 소변색이 진하고 거품까지 생기면서 피부가 노랗게 변할 수 있습니다.
황달로 인해 눈의 흰자부위까지 노랗다면 급성간염이나 담석증일 위험이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9. 보통 얼굴색이 검어지면 어디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나요?
피부가 검다고 해도 윤기가 흐르고 탄력이 있다면 오히려 신장기능이 좋은 사람에 속하지만, 평소보다 안색이 어두워지고 푸석푸석 해지는 것은 신장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장이 나빠지면 얼굴색이 윤기가 없고 거무칙칙한 느낌이 들면서, 둔한 허리통증, 이명, 어지럼증, 눈이 침침해지는 증상도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푸석푸석해지고, 전신이 붓는 증상이 있다면, 심장과 신장의 이상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심장이나 신장에 이상이 생기면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전신이 붓게 되는데요. 특히 고혈압, 당뇨병 등이 진행돼 심장이나 신장에 합병증이 온 경우에는 얼굴이 푸석푸석한 느낌을 줍니다.
물론, 안색이 어두워지는 것은 피로가 쌓이거나 스트레스 또는 수면이 부족할 때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신장에 이상이 있을 때는 산딸기, 밤, 검정콩, 검은깨 등을 먹으면 도움이 됩니다.
10. 눈꺼풀이나 눈 아래가 연기에 그을은 것처럼 거무스레한 색을 띠게 되는, 소위 다크서클은 어떤 이유에서 생기는 것입니까?
영화나 TV에 나오는 환자로 분장한 연기자는 어김없이 눈 주위가 어두컴컴한 색으로 화장을 해서, 병색이 완연한 모습으로 분장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눈 주위가 검어지는 다크서클은 인상을 좋지 않게 하는데요.
정신적 불안정, 육체적 피로, 수면 부족 등 생체 리듬의 조화가 깨졌을 때 다크서클이 잘 생기는데요.
한의학에서 보는 눈꺼풀은 ,경락상 위에 속하고, 눈 아래 부분은 대장에 속합니다. 따라서 다크서클은 위나 장 등 주로 소화기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 잘 생긴다고 볼 수 있죠. 소화기에 인체의 노폐물인 ‘담음(痰飮)’이 배설되지 않고 쌓이고 뭉치면 다크서클이 심해지기 쉽습니다.
다크서클에 좋은 음식으로는 브로콜리, 당근, 양배추, 연어, 생강차 등이 있습니다.
출처ㅡㅡ한의학박사 이광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