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포도〉를 읽고
배움터에서 얼마 전에 이 책을 읽고 토론하였습니다. 중고교시절 소위 국내외 단.중.장편 명작소설을 조금 봤는데도 이 책은 조금만 보고 서평만 봐서 이번에는 꼭 다 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려는데(약 20일 전) 심하게 더위를 먹고 남은 시간도 다른 모임 공부하고 내가 따로 공부하는 책을 정리하다 보니 시간 확보가 적어서(이틀) 절반 이상만을 봤습니다. 지금까지 공부 모임에서 선정된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봤는데 이 책은 그러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 책은 1930년대 경제대공황 때 미국 한 가족의 힘겨운 삶을 통해서 민중의 처지를 형상화하려는지 알았습니다. 이 책의 서평만을 몇 편 보고는 저자가 공황에 대한 사회과학적 지식이 없는지 알았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보니 대공황에 대한 나름 사회과학적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양인들이 신대륙?으로 건너가서 원주민을 처참하게 학살하고 그들의 땅을 차지하고, 독점자본의 중심세력인 은행자본에 의해서 영토를 빼앗기고 꿀이 흐른다고 생각하는 서쪽인 캘리포니아로 무작정 떠납니다. 이동 도중에 대농의 밀이 남아 돌지만 가난한 이동하는 자들에게 주기보다는 불태워 버립니다. 공황은 사람들이 상품을 사고 싶어하는 욕구에 비해 상품이 너무 많이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사기 위한 필요로 되는 지불능력(돈)에 ㄹ비해 상품이 과잉생산되는 것입니다. 과잉생산은 자본에게 적당한 이윤율이 확보되지 않는 경제상태를 말합니다.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한쪽에서는 부가 집중.축적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자기자신의 생산물을 자본으로 생산하는 노동자계급 측의 빈곤, 노동의 고통, 노예상태, 무지, 잔인, 도덕적 타락의 축적입니다.
은행자본에 의해 쫒겨나가기 전에는 소작인이지만 가족끼리 땅에 농사를 짓고 이웃 간의 교류도 활발하게 보냅니다. 그러나 이동하면서 이웃과는 완전히 단절된 채 가족 간의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 안간힘을 씁니다. 고대사회에서도 화폐로 교환가치를 실현하는 장사는 마을과 마을 경계에서만 하였습니다. 마을 안으로 들어오면 공동체는 붕괴되기 때문입니다. 가족 간에도 교환가치가 압도하면 붕괴되고 우리 사회처럼 저출산으로 가족공동체 형성도 하지 않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삼포로 가는 길>과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떠올랐습니다. 전자는 산업화 과정에서 도시에서 하층민으로 살던 세 사람이 가상의 고향 공동체인 삼포로 가면서 자신들이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합니다. 후자는 자본주의발전하면서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계급,계층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하층민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육체적으로만 왜소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난장이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전태일 평전>도 있군요.
영국에서 자본주의가 성립하는 과정은 몇 차례 인클로저 운동이 일어납니다. 소위 봉건귀족이나 부농이 소농과 소작인들의 땅과 공유지를 강제로 빼앗아 이들을 도시빈민으로 내몹니다. 이를 자본의 원시적 축적이라고 합니다. 이는 자본-노동관계를 성립시킴으로 자본주의를 탄생시킵니다. 우리 사회도 본격적인 경제개발을 하는 60년대부터 이런 원시적 축적을 합니다. 저곡가로 대가족인 농촌에 살 수 없어서 도시로 가서 소위 공돌이 공순이란 비하된 이름으로 불리면서 도시의 빈민을 형성합니다. 자본주의 발전은 이런 이촌향도 현상으로 자본가의 이윤극대화를 위한 매우 싼 노동력을 제공합니다. 자본주의가 지속되는 한 싼 노동력을 위한 산업예비군(실업자와 비정규직)을 위해서 끊임없이 자본은 만들어냅니다.
이 소설책도 사회과학지식이 없었다면 고전을 탄생시키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가 소위 사용하고 있는 소외개념, 물신화란 개념, 분업발달로 인간의 신체나 정신의 불구화, 경쟁(우리사회는 직장만이 아니라 학교도 극도의 경쟁만연), 시간제와 성과급제 임금, 자유, 평등, 소유, 개인 등의 개념을 알지 못하면 제대로 된 소설뿐만 아니라 예술작품이 나오겠습니까? 이는 인문학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더 나아가 자연과학도 알아야만 되는 개념들입니다. 그래야만 물적토대 속에서 작업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는 자본론을 공부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자본론Ⅱ권(유통)과 자본론Ⅲ권(유통과 생산 종합)을 보면 더 풍부한 개념들이 우리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게 하고 필요로 하게 합니다.
중학교 2학년 때 군교육청에서 주최한 고전읽기에 면에 있는 중학교에서 뽑혀서 책 4권을(논어, 소크라테스변명,그리스로마신화, 파브르곤충기) 책다운 책을 읽었습니다. 이후 중3학년 겨울방학 때 친구 집에 이광수 전집 10권이 있어서 보았습니다. 이후 고교시절에는 분노의 포도같은 장편소설은 일주일 내지 보름간에 걸쳐서 봤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교과 공부는 등한시하였습니다. 중.교시절 소위 명작 단편.중편.장편 소설 중심으로 대략 3자리 숫자 가까이 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2010.6.10.) 뒤 홍보하는 책들 전반부를 보니 대략 절반 이상은 그때 봤습니다. 그 뒷 번호는 몇 권이 되지 않습니다.
저가 중고교시절에 학교나 주위에 볼 책이 많지 않았던 시절에 이런 책들을 열심히 봤던 것이 문학가가 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내공?이 조금 생겨서 이후에 사회과학 서적을 나름 열심히 보려고 노력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별 볼일 없지만 <자본론노트>,<청소년을 위한 백두선생 경제이야기>를 썼습니다.
이 책은 경제대공황을 다루기에 이에 대한 논의는 다음에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자본운동 속에서 공황은 주기적을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원인과 진행과정 그리고 결과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