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버리기
지금 나는 왜 바쁜가? 이런 저런 생각과 일이 머리에 가득찼기 때문이다. 집 안의 물건 1/3은 버려야 할 것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버리면 채워진다. 우물은 퍼내면 더 맑은 물이 샘솟는다. 그런데 나는 왜 버리지 못할까. 살아온 길 때문이리라.
찌는 여름을 좁은 원룸, 단칸방(^^* ?)에서 남편과 아들 나. 셋이 보름을 보냈다. 어릴 때 9남매가 한 방에서 잤다. 한 켠에 먼저 누우면 그곳이 잠자리였다. 집안 행사나 친척이 오면 자리가 바뀐 적도 있지만 먼저 눕는 사람이 임자였다.
각자 한방에서 간섭 받지 않고 살고 싶었던 유년시절. 불현듯 그때가, 그 시간이 생각난다. 그립다.
“엄마 한방에서 우리 가족 함께 자니까 더 따뜻하고 포근해요. 잠도 잘 오네요. 학교에서도 빨리 집에 오고 싶었어요.” 아들의 말이다. 그렇게 보름 동안을 우리 가족은 원룸에서 알콩달콩 보냈다. 소꿉장난 하듯.
보름 뒤다.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 서는 순간 “와~우”라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집에 입주한 지 9년 만에 리모델링을 한 것이다.
올림픽이 열린 1988년에 나는 결혼했다. 그 때 장만한 장롱 등 집안 가구들을 정갈하게도 오랫동안 사용했다. 버릴 생각을 전혀 못했다. 가만 생각하니 버리고 교환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웠다.
세탁기도 그렇다. 요즈음 대세인 드럼세탁기도 아니다. 키 큰 투 도어다. 냉장고도 없다. 이 기회에 오래돼 낡고 불편한 것들을 버리고 새로 들였다. 붙박이 장롱, 내 키만큼 큰 투 도어 냉장고, 세탁물을 삶고 건조까지 하는 드럼세탁기도 마련했다.
너무나 놀랍다. 26년을 움켜쥐고 버리지 못했던 물건들이다. 두 차는 족히 된 것 같다.
무엇이 그리 아깝고 아쉽고 미련이 남았던지 버리지 못했었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누구의 말대로 사람 빼고는 모두 바꿔야 할 것 같다.
많은 사람은 교환하고 버리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인생이 빛나려면 정리를 해야 한다. 잡동사니를 버리면 인생이 달라진다. “진짜 인생은 정리 후에 시작된다”는 일본 사람 곤도 마리에의 말이 딱 맞다.
그는 ‘집안 정리를 하면 삶의 사고 방식과 인생이 달라진다’고 했다. 정리로 인생이 바뀐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집안의 가구 등을 정리한 뒤 하루 일과가 반짝반짝 바뀌고 빛나고 있다.
암벽타기의 교훈을 생각한다. 보다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서는 잡고 있던 손을 반드시 놓아야 한다는 사실을. 그래야 또 다른 높은 곳을 오를 수 있다는 진리를.
그렇다. 버림은 채움의 시작이다. 뿌리 박힌 고정관념과 과한 욕심들, 지금부터 움켜진 욕심들을 버리는 연습을 하련다. 새털같이 가벼운 날갯짓을 위하여, 더 높은 비상을 위하여!
하늘을 나는 새들도 더 높이 날기 위해 뼈 속을 비운다. 버리는 것과 포기하는 것은 다르다. 버리는 것은 더 큰 것을 얻기 위한 과정이다. 집착을 버리는 것은 더 강력하고 더 유익한 것과 교환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꼭 잡고 있던 것에서 손을 떼기 위한 노력, 집착에서 빠져나와 밝은 마음을 홀짝 열고 싶다.
인생을 빛나게 하는 세 가지 버리기를 생각한다.
첫째, 집착이다. 둘째, 욕심이다. 셋째, 고정관념이다. 오래된 가구를 버린 이 여름에 나는 이 세 가지도 마저 버리련다.
《글쓴이 황태옥은?》
웃음과 유머의 다양한 스킬과 교수법을 지도하는 펀앤코리아 대표, YES행복연구소 강사.황태옥웃음연구소장이며 POSCO, 중소기업혁신전략연구원 전임교수이다. 동국대, 포항대, 선린대 평생교육원 웃음코칭 전담교수이고, YES행복연구소, 아시아나항공, 신한증권, 위덕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 Fun전담교수로 기업체와 대학 등에서 인맥, 소통, 즐거운 직장 만들기, 스트레스 관리, 행복한 가정문화, 유머와 웃음을 통한 자아발견, 유머 리더십, 웃음장수 비결 등의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010-8836-2782 www.funn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