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순례 넷째 날, 오늘은 도문시에 있는 두만강 중조국경지대와 훈춘 시 방천에 있는 북한 러시아 중국 국경지대를 보러 가는 날입니다.
연길에서 버스로 약 1시간 30분 정도 달려서 두만강이 흐르는 도문시로 갔습니다.
연길에서 두만강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민화위위원장이신 울 신부님께서 북한교회 실정에 대해서 25분 동안 죽 설명해주시면서 ...
북한을 도와주지 않는 이유가 예전에 전쟁을 일으켰고 죄 없는 사람들을 많이 죽였다고 하는 미움에서 온다면 우리는 한계 속에 갇혀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북한을 이기기 위해서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는 우리들이 되면 좋겠다. 천주교 신자들만이라도 좌와 우의 어떤 부분을 넘어서 예수님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들에 대한 용서가 가능해야 한다. 북한 주민들 앞으로 지금보다 더 어려운 삶이 예상되는데 우리들의 기도뿐만 아니라 지원이 잘 이루어져야 되겠다. 그리고 북한으로 직접 들어가서 거꾸로 중국을 바라볼 수 있는 때가 가능한 빨리 와야 하겠다. 통일된 나라를 후손들에게 넘겨주기 위해서 특히 우리 천주교 신자들이 많이 깨어 있으면 좋겠다. 북한과 우리가 유기적인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또 북한 교회가 다시 예전의 신앙을 회복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기도와 노력을 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도문시에 도착했습니다. 도문 시는 조선족이 70% 정도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 글씨로 된 간판이 반갑게도 많이 보였습니다. 도문성당 바로 옆 제약회사입니다.
두만강 강변 공원에 많은 주민들이 즐겁게 탁구를 치고 있었습니다. 중국이 왜 그렇게 탁구를 잘 치는 가 했더니 저렇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탁구를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마작하는 모습도 많이 보였는데 그만큼 중국 사람들은 돈이 없어도 마음의 여유가 많다는 문화라네요.
두만강 건너 북한 땅이 보입니다. 이쪽은 도문시, 건너편은 북한의 남양시입니다.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바라보는 순간 북한 고향 땅을 무척이나 그리워하시던 시할머니 생각이 나서 마음이 울컥하고 짠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산에 있는 나무를 모두 베어다 팔아서 산이 민둥산이었는데, 근래에 와서 관광객들이 많이 오니까 보이기 위한 방편으로 나무를 심었다고 하네요. 보기에도 산이 울창하지 않았습니다.
날씨가 좋아 뗏목 배를 타고 두만강을 유람하면서 좀 더 가까이 북한 땅을 바라보려고 뗏목 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도문에서 러시아가 가까워서인지 러시아 사람들이 간간이 보였습니다.
두만강 푸른 물에 노 젖는 뱃사공~ 민족분단의 가슴 아픈 현실을 가까이서 보게 되네요.
간혹 볼 수 있다는 북한 경비병이 있나 살펴보았지만 볼 수 없었습니다. 한국 관광객들이 사진을 너무 찍어 대니까 잘 안 나타나는 것 같다고 합니다.
북한과 중국이 왕래하는 저 멀리 보이는 다리에 수시로 화물차량들이 오고가고 있었습니다. 두만강 한가운데가 국경선이라고 합니다.
두만강 위에 걸쳐진 다리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네요. 통행증을 가진 북한 사람과 중국 사람, 짐을 싫은 차량도 자유로이 넘나드는데 우리는 멀리 돌아 돌아서 왔는데도 여전히 갈 수 없는 땅이네요. 북한 땅을 바라보며 뭔가 마음에 부담이 안기는 건 왜일까... 우리 모두가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모으고 있으면 그분께서 우리의 염원을 꼭 이루어주시리라 믿어집니다.
다시 강변공원으로 나오니까 결혼식이 있었는지 신혼여행 가는 차가 있었습니다. 수지 상현동 성당 강 제피미노 형제님이 저보고 이 차 타고 자기랑 월북하자고 하네요.. ㅍㅎㅎ.. 울 신랑 어떡하라고.. ㅎㅎ.. 아주 재미있는 형제님이셨습니다.
훈춘 시 방천으로 가기 전에 두만강에서 버스로 5분 거리인 도문 성당에서 중국순례 마지막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성당건물 뒤쪽은 돈이 없어서 페인트칠을 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도문성당 주임신부님이십니다. 이곳 성당 조선족 신자들 역시 돈 벌러 모두 한국으로 가는 바람에 신자들이 줄어들어서 레지오도 3개 쁘레시디움에서 2개 쁘레시디움으로 줄었다고 하네요. 성당 명단에는 신자가 100명 정도인데 다니는 사람들은 50명 정도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중국성당을 위해서 또 한국교회와 중국교회가 하나 될 수 있도록 기도 많이 해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신부님의 강론 말씀입니다...
성당의 모습이 아주 심플하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갖추고 복잡하게 사는 것이 아닌가. 첫째, 삶의 자리에 돌아가서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에서 간단하고 집중할 수 있는 신앙을 가져야 하겠다. 둘째, 습관적으로 좋은 것들만 기억하려고 해야 한다. 이번 중국순례를 돌아봤을 때도 한두 가지 좋게 평가할 수 있도록 마음의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셋째, 우리가 삶의 자리에서 여유를 갖지 못하고 살아가는데, 돌아가서 해야 할 일을 잘 정리해서 여유를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우리들이 늘 길을 재촉해서 시간을 아껴서 가야할 길은 바로 하느님의 나라라는 것을 잊지 마라. 가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일이 많은데, 우리는 끝까지 갈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았으면 좋겠다.
방금 혼배미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신부님께서 부부로 오신 분들은 풍선장식 아래서 사진 찍으라고 하셨는데,^^ 저는 대신 뒤에 계신 예수님과 함께 찰칵!
미사 후 러시아 북한 중국 세 나라의 닭 울음소리를 한꺼번에 들을 수 있는 방천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훈춘은 중국의 제일 동쪽 경계선이기 때문에 중국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고도 하네요. 왼쪽에 보이는 나무 뒤 철조망 너머가 러시아 땅, 달리는 도로가 중국 땅, 도로 오른쪽 두만강 너머가 북한 땅입니다.
보이는 철조망 너머가 러시아 땅..
북중러 국경지대를 보기 위해 중국 국경 경비소를 향해 가다보니까 왼쪽에 모래 언덕이 펼쳐지는데 사구공원이라고 합니다. 모래의 질이 너무 좋다보니까 한국의 어떤 골프사장님이 모래를 퍼가려고 계획 중이라고 하네요.
중국 동쪽 끝에 다가왔습니다. 보이는 건물이 9월1일부터 새로 개통한 전망대라고 합니다. 저 전망대 10층 꼭대기에 올라가면 세 나라 국경지대가 한 눈에 보입니다.
중국 동쪽 끝 바로 앞 철조망 너머가 러시아 땅입니다.
전망대에서 바라 본 풍경입니다. 멀리 보이는 철도가 러시아와 북한이 통하는 철도입니다. 철도 왼쪽 지역이 러시아, 두만강을 경계선으로 철도 오른쪽은 북한 땅 그리고 두만강과 러시아 국경 틈새로 보이는 하얀색 건물까지가 중국 영토입니다. 왼쪽으로 조금 보이는 호수도 러시아 땅.. 그리고 사진 끝에 아주 멀리 보이는 수평선이 중국에서는 동해, 우리나라에서는 서해. 중국은 바다가 없기 때문에 바다를 보려면 이곳 방천으로 와야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새로 지은 전망대 왼쪽으로 보이는 중국국경경비소입니다. 9월1일 전까지만 해도 경비소에 올라가 3국을 보았다고 합니다. 우리가 오른 전망대는 새로 더 높게 잘 지었습니다.
또 이곳 국경지대는 장춘 소팔가자 성당에서 김대건 신부님이 부제의 신분으로 조선 땅으로 들어가기 위해 연길을 지나서 이곳 방천까지 말을 타고 오신 곳이기도 하답니다. 때로는 말을 타고 때로는 걸어서 생활하셨던 김대건 신부님의 발자국을 우리도 따라왔던 것입니다.
전망대에서 내려오기 전에 우리 북녘 땅을 배경으로 찰칵!
북한과 중국 땅을 바라보며 동북아공정이란 이름 아래 역사침략을 해대며 북녘 땅을 노리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루빨리 엉킨 남북문제가 잘 풀려서 금강산에도 갈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며 북한의 개방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사실 오늘로서 중국순례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내일은 연길공항에서 비행기 타고 집으로 슁~ 날아갑니다.
연길로 저녁 식사하러 가는 버스 안에서 가이드가 마지막 날 밤이니 조심해서 잘 지내라며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중국 사람들은 56도 이하가 되는 술은 술 취급을 안 한다고 하네요. 술을 좋아하지 않는 저인지라 중국 사람들이 그렇게 독한 술을 좋아한다는 것을 이번 중국순례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한 번은 어떤 한국 남자 손님이 중국술이 독해 한국 술을 마시고 싶다고 해서 가이드가 택시를 타고 술을 사러 갔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남자손님이 기다리다 샤워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샤워중이니까 사온 술을 문 밖에 놓고 가라고 해서 놓고 갔는데, 비싼 술을 누가 가져갈까봐 그 남자가 머리를 감다말고 린스를 묻힌 채 문을 열고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이드가 혹 문을 열다 술병을 깨트릴까봐 술을 문 앞에 놓지 않고 문 뒤쪽에 놓아두었다고 합니다. 그 남자 손님이 한 발에 술이 손에 닿지 않자 두 발로 걸어 나와 갖고 들어가려다가 그만 문이 닫혀버렸다고 합니다. 어떠한 모습이었을까요? ㅎㅎㅎ .. 하여튼 그놈의 술 욕심 땜시.. 복도 카메라를 통해 이 모습을 본 경비가 이상한 손님이 있다고 알려주어서 남자 종업원을 보내어 방 키를 열고 들어갔다고 하네요. 나중에 그 남자 손님 왈, 자기가 일생동안 살면서 제일 비싼 술을 마셨다고 하더랍니다. ㅍㅎㅎ.. 술 좋아하시는 형제님들 여행가시면 주의하시기 바랍니당~
Have a nice day~~!!
첫댓글 설명을 그렇게 잘하십니까?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설명하신듯한 명쾌한 느낌이 드네요.
보석! 이 따로 없네요.
비싼 술 드신 그 남자 손님! ㅋㅋㅋ
입장이 꽤 !!!
웃음이 절로...
시간이 날 때마다 들은 설명을 틈틈이 메모해놓은 덕분이랍니다.
아름다운 흔적 남겨주신 푸코 형제님 감사드립니다.
하늘과 땅에 축복을 가득히 내리시는 하느님께서 푸코 형제님과 함께 하시는 행복한 추석명절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0^
보석님이 도대체 누구신가 엄청 궁금 했는 데 이제사 알게 된네요. 이것 요것 모르신게 없고 요연하게 설명도 잘해주시고,
진즉 알았더라면 기도도 화살로 쐈을 텐데 ......,
제가 무척 좋아하고 존경하는 시설분과장님~~! 방가방가~~ 우리 성당을 예쁘게 꾸며주시느라 궂은일 도맡아 하시고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분과장님 책값 안 받아요~ ㅎㅎ.. 앞으로도 변함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본당의 큰 일꾼이 되어 주시고 주님의 은총과 사랑 안에 즐겁고 행복한 추석명절 보내세여~~~~
여행후기가 정말로 생생하네요. 보석처럼 빛나는 좋은 글 감사드려요.
복 많이 받으시고 풍성하고 행복한 추석되시길 바랍니다.
추석연휴 조금 바쁘게 지내고 며칠 만에 카페에 들렀더니 그대로님이 다녀가셨더군요.^^ 추석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제가 이번 추석에 다른 때보다 많이 웃을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그대로님 덕분이었군요. 감사드립니다. 꾸~뻑! ‘그대로’라는 닉네임이 여러 가지 느낌을 주네요.. 따뜻한 마음도 느껴집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다 못해 춥게 느껴지는 10월에 따뜻한 온기 전해주셔서 마음의 온유함을 안으며 잠시 머물다 갑니다. 그대로님 감기조심하시고 언제나 주님께서 동행하시는 은총의 삶 누리시기를 소망합니다. ^_______^
작년에 다녀왔던 둥국땅을 다시보니 엇그제 본것같네요.백두산천지 또가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