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CYPil6bJ13w
저희는 총 77세대가 모여 사는 백인 은퇴 커뮤니티에서 유일한 동양인 가정이지만, 다행히도 큰 어려움 없이 서로를 존중하며 평온한 노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웃들과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깊어졌고, 서로의 삶을 나누는 따뜻한 정이 이곳의 공기를 채우고 있습니다.
올가을에는 은퇴 커뮤니티의 사회위원회에서 준비한 단풍 구경 행사에 함께 참여했습니다. 미국 노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이곳에서 약 한 시간 떨어진 윌밍턴 델라웨어로 이동해 기차에 올랐습니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붉고 노란 단풍을 바라보며 3시간 동안 이어진 기차 여행은, 마치 계절이 우리에게 건네는 조용한 선물 같았습니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 객차 안에서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미소를 나누는 그 순간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이곳에서의 삶은 단순한 ‘노후 생활’이 아니라, 새로운 인연과 경험을 통해 계속해서 확장되는 또 하나의 여행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여정 속에 가족과 공동체가 함께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큰 위로와 기쁨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그날의 풍경과 사람들의 표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 정성껏 편집한 뒤 커뮤니티 페이스북 사이트에 올렸습니다. 함께한 이웃들에게 작은 ‘추억의 흔적’을 남겨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기차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던 단풍의 색, 서로의 얼굴에 번지던 미소, 그리고 가을 공기 속에서 느껴지던 잔잔한 온기까지—그 순간들을 다시 떠올릴 수 있도록 말이지요. 영상이 올라간 뒤 이웃들이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올 때, 이곳에서의 삶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탔던 기차는 단지 ‘옛날 기차’가 아니라, 시간을 품은 하나의 역사였습니다. 모든 객차는 1920년대에 제작된 것들이었고, 나무와 금속이 오래된 세월을 견디며 만들어낸 특유의 질감이 객차 곳곳에 남아 있었습니다. 창문 틀에 스며든 세월의 흔적, 좌석의 묵직한 감촉, 그리고 기차가 흔들릴 때마다 들려오는 깊은 울림까지—그 모든 것이 마치 과거로 잠시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을 선사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탔던 윌밍턴 & 웨스턴 철도의 증기기관차가 무려 1907년 GE 철도공장에서 제작된 기관차라는 점이었습니다. 반세기가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관광객을 위해 힘차게 달리고 있다니, 그 자체로 하나의 살아 있는 역사였습니다. 한국에서는 1960년대에나 볼 수 있었던 증기기관차가 이곳에서는 여전히 숨을 쉬며, 사람들을 태우고 계절을 건너고 있다는 사실이 묘하게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치 시간의 틈새를 지나 과거와 현재가 한 객차 안에서 만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 작은 가을 여행은 단풍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사람과 시간, 그리고 역사가 함께 어우러진 특별한 하루로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디젤 기관차 역시 사연이 깊었습니다. 1940년대 펜실베이니아 공장에서 생산되어 한 시대를 달리던 기관차가, 운행을 멈춘 뒤에도 버려지지 않고 모든 엔진을 분해하고 다시 조립하는 긴 복원 과정을 거쳤다고 합니다. 새롭게 태어나기까지 무려 5년이 걸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기차가 다시 우리 앞에서 힘차게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사람들의 손길과 정성이 깃든 ‘살아 있는 역사’였던 셈이지요.
그날의 단풍과 바람, 그리고 이 오래된 기차가 들려준 시간의 이야기까지—모든 것이 어우러져 잊기 어려운 가을의 한 페이지가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관광객들을 위해 애쓰는 모든 직원들은 놀랍게도 한 푼의 보수도 받지 않는 자원봉사자들입니다. 오래된 기차를 정성껏 관리하고, 승객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며, 역사와 풍경을 설명해 주는 그들의 모습에는 단순한 ‘봉사’ 이상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기차가 다시 달릴 수 있도록 시간을 들여 손을 보태고, 여행자들이 좋은 추억을 남기도록 묵묵히 돕는 그들의 헌신은 이 철도의 또 다른 아름다움이었습니다.
기차가 흔들릴 때마다 들려오는 금속의 울림 뒤에는, 세월을 이어온 기술과 그 기술을 지켜낸 사람들의 손길이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손길을 지금도 이어가는 이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우리는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특별한 여행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주마등처럼 지나간 옛 추억(1960년대 한국의 동해남부선 운행 증기기관차)을 생각하며 열차에 오르니 새삼 감회 로웠습니다. 저는 원래 여행을 하게 되면 흔적을 남기기 위해 사진, 비디오등을 제작하여 연도 별로 보관하는 취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떠나기 전에 별도로 저장된 '하드드라이버'를 아이들에게 유산으로 남기려고 합니다.
서울-부산 KTX의 속도에 감탄하며 빨리 달리는 짜릿함도 맛보았지만, 10 Km로 천천히 달리며 가을의 단풍과 시골 지역을 사진과 비디오 촬영하는 수월함과 짜릿함도 느꼈습니다.
윌밍턴 & 웨스턴 철도(Wilmington Western Railroad)는 1966년부터 역사적인 증기(1907년 생산) 및 디젤 기관차(1940년 생산)를 운행하는 비영리 유산 철도입니다. 이 철도는 윌밍턴과 호 케신 사이의 전 볼티모어 및 오하이오 철도(Balrimore & Ohio Railroad) 지선을 따라 아름다운 기차 여행, 특별 이벤트 및 역사 투어를 제공합니다. 이 철도는 델라웨어의 철도 역사를 보존하고 있으며, 뉴캐슬 카운티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가족의 즐거움과 추억을 위해 모두 탑승하세요!”
이 문구는 단순한 안내문이 아니라, 윌밍턴 & 웨스턴 철도가 오랜 세월 지켜온 마음가짐을 그대로 보여주는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철도는 동부 해안에서 가장 사랑받는 유산 철도 중 하나로 자리 잡았고, 그 명성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USA Today가 선정한 미국 10대 경치 좋은 기차 여행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하니, 우리가 경험한 그 감동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차가 천천히 레일 위를 달릴 때, 창밖으로 펼쳐지는 단풍과 오래된 객차의 흔들림, 그리고 가족과 함께 나누는 웃음이 한데 어우러져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 냅니다. 1900년대 초반의 기관차와 1920년대 객차가 여전히 사람들을 태우고 달릴 수 있는 이유는, 단지 기술의 힘 때문만이 아니라 이 철도를 사랑하고 지켜온 사람들의 마음 덕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여행은 단순한 가을 나들이가 아니라, 시간과 사람, 그리고 가족의 추억이 한 레일 위에서 만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문구처럼, 정말 모두가 탑승해 함께 기억을 만들어야 할 가치가 있는 여정이었지요.
윌밍턴 그린뱅크 역(Wilmington Greenbank Station)에서 2시간 30분, 왕복 17마일(28 Km)로 오케신(Hockessin) 마을까지 천천히 이동합니다. 이동하면서 레드 크레이 발리를 옆에 끼고 서행하면서 건널목이 가까워오면 증기기관차에서 울리는 기적소리는 귀막이 따가울 정도이지만 신기 했습니다. 기차는 호케신에서 30분 동안 중간 정차하여 일단 하차했지만 30분은 너무 짧은 시간으로 주변을 구경을 할 시간적인 여유는 없었고 상점에 들러 음료수를 구입할수는 있었습니다. 일 년 중 가장 화려한 시기에 이렇게 가을의 아름다움과 화려함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도 축복으로 느껴지드군요. 이곳에는 기차 단풍 구경을 위한 두 가지의 여행을 제공하지만, 어떤 라이드를 선택하든 Red Clay Valley가 제공하는 최고의 것으로 확실히 구경할 수 있는 특징은 보았습니다.
승객들은 휴일 축하 행사에 참여하거나, 와인 한 잔·맥주 한 잔을 즐기며,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편안한 기차 여행을 만끽하기 위해 이 열차에 오릅니다. 객차 안에는 늘 잔잔한 웃음과 여유가 흐르고,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은 그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줍니다. 더 놀라운 장면은, 이 기차가 단순한 관광 열차를 넘어 사람들의 인생의 중요한 순간까지 품어낸다는 사실입니다. 열차가 달리는 동안 객차 한쪽에서 신랑과 신부가 결혼식을 올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느껴졌습니다. 흔들리는 레일 위에서 맺어지는 사랑의 서약이라니—그 자체로 잊을 수 없는 풍경이겠지요.
이 기차에 탑승하면 과거의 역사가 되살아나고, 감각이 깨어나며, 잊힌 시대의 추억이 다시 피어오르는 듯합니다. 1900년대 초반의 기관차와 1920년대 객차가 여전히 숨을 쉬듯 달리고, 그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 갑니다. 오래된 나무 냄새, 금속의 울림, 그리고 창밖으로 흐르는 계절의 색까지—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지금 이 순간이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특별한 시간임을 느끼게 합니다. 이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시간을 건너는 경험이자, 함께한 사람들과 마음속에 오래 남을 추억을 만드는 여정이었습니다.
출발할 때는 1907년에 제작된 증기기관차가 선두에서 묵직한 숨결을 내뿜으며 객차를 이끌었습니다. 오래된 금속이 내는 깊은 울림과 함께 기차가 천천히 레일 위를 움직일 때, 마치 한 세기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호케신에 도착한 뒤 돌아오는 길에는 증기기관차를 객차에서 분리하고, 후면에 연결된 1940년대 디젤 전기 기관차가 선두로 나서 우리를 그린뱅크 역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두 시대의 기관차가 한 여행 안에서 교차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메릴랜드로 돌아오는 길에는 델라웨어 주립대학 캠퍼스를 지나며 주말을 즐기는 대학생들의 활기찬 모습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삼삼오오 모여 웃고 이야기하는 그 풍경이 기차 창밖의 가을빛과 어우러져, 여행의 분위기를 한층 더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올여름은 유난히 무더웠는데, 그 때문인지 이곳은 가는 곳마다 단풍이 일찍 물들어 있었습니다. 붉고 노란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가을이 조금 서둘러 찾아온 듯한 느낌을 주었고, 어디를 보아도 낭만이 묻어나는 계절의 기운이 가득했습니다. ^^
이 모든 순간이 겹겹이 쌓여, 이번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시간과 계절,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함께 흐르는 특별한 여정으로 남았습니다.
자 그럼, 짧은 20분의 동영상을 즐기시고 행복하세요
글/ 사진/ 동영상 제작: 손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