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거제로의 도약, 특산품 특화사업 통해 먹거리 신뢰도 높이는 방법도
이번에는 8품이다. 거제를 대표하는 특산품인 8품이 '거제'라는 이름을 내걸지조차 못하고 판매중인
제품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 다.
지역 내 특산품판매점인 3개소에 거제8품 중 하나인 '멸치'를 중심으로 확인한 결과 박스포장(또는 개별포장)에 '거제'라는 글자를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은 한 군데에서밖에 발견되지 않았다. 그 한 곳조차 제품이 하나에 불과했다.
거제특산품판매점에서 '거제'의 것이 아닌 타 지역의 특산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오해 사기 충분한 대목이다. 온전한 '거제멸치'만 담겨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거제멸치'가 아니라고 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특산품판매점에까지 혼란이 빚어졌다.
멸치는 대부분 수산물위판장에서 경매를 통해 1차 도매상들에게 판매된다. 거제근해에서 멸치가 많이 잡혔다 해도 거제의 이름을 내걸지 못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여기에 있다.
거제시에는 건조된 멸치를 취급하는 위판장이 없어 거제근해에서 대량의 멸치가 어획돼도 가까운 통영이나 마산·부산 등을 통해 출하된다. 생물멸치를 취급하는 거제수협의 장승포위판장과 외포위판장의 멸치 취급규모가 통영에 비해 작은 이유다.
시 어업진흥과 관계자는 "거제수협을 통해 유통된 멸치의 수량이 제한적"이라며 "거제특산품판매점에서 한려수어 멸치권현망수협(통영) 멸치가 판매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산품 특산지 불필요 인식하는 판매자, 소비자 입장도 생각해봐야
통영 근해에서 잡힌 멸치 역시 품질이 우수해 같은 어획방식으로 잡은 멸치는 통영 또는 거제로 정확하게 구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판매자들은 '거제', '통영'을 구분해야하는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산품판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멸치가 거제에만 있는 어종도 아니고 통영과 거제를 왔다 갔다 한다"며 "두 지역을 오가며 잡은 것을 두고 구분이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 '한려수어' 박스에 담겨있지만 거제멸치라고 봐도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거제'로 포장돼있는 멸치는 거제지역 어촌계에서 정치망을 이용해 잡아드린 멸치다. 정치망으로 잡은 멸치는 고정된 정치망을 이용한 방식으로 수심이 50m 이하의 얕은 바다에서만 어획활동이 이뤄져 품질이 월등히 우수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멸치보다 2-3배가랑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타 지역 멸치보다 가격이 높으니 판매자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거제지역 특산품판매장에서는 거제·통영 멸치를 구분하는 것이 불필요하다는 인식보다 '거제멸치'인 것을 강조할 수 있는 방안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민 B씨는 "거제 멸치가 좋다고 해서 사려고 했더니, '거제멸치'라는 말이 어디에도 없고 관광상품 선물 포장이 너무 허술해서 실망감이 컸다"며 "대부분의 관광객이 여행의 마지막에 관광상품을 사는데 유종의 미가 아쉬웠다"고 말했다.
관광거제, 특산품 특화사업으로 먹거리 신뢰도 높여야
관광객의 입장에서 특정지역의 특산품판매장에서 구입한 물건이 중국산이거나 다른 지역의 물건이었다면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음식관련 사업은 그 지역의 이미지와 신뢰성을 보여준다. 거제 대표 어종으로 자리매김한 '대구'의 경우 지난 2016년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을 완료함에 따라 '거제대구'라는 브랜드가 만들어졌다. 거제를 찾는 사람들이 '거제대구'라는 문구 하나만으로도 '대구하면 거제, 거제하면 대구'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신뢰도가 높게 형성됐음을 보여준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에는 특산품을 전시·판매하는 매장을 제주특별자치도 경제통상진흥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검증이 가능하고 공인된 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먹망'·'먹스타그램'·'푸드트립' 등 먹거리를 주제로 한 신조어가 낯설지 않을 만큼 먹거리산업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1000만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가진 거제시는 먹거리사업에 대한 관광객들로부터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대양한 방법을 모색해야할 시기임은 분명하다.
거제특산품에 대해 시는 △지리적표지제 추진사업 △스토리텔링 공모사업 △시가 직접 운영하는 직거래판매장 △거제로고 포장 지원사업 △관광정책의 규제완화 등 추진 가능한 사업들을 검토하고 당장 실행이 어렵다면 소소한 부분부터 시작하는 것도 미래를 위한 가치 있는 투자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작업뿐아니라 과거에 선정해 놓은 8경·8품·8미를 적극 활용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타파하는 물꼬를 틔워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