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주로 출발해 볼까요....??
당신과 함께하는 광주로의 길은 하나도 지루 하지 않을거에요.
당신이 나와 같은 공간에서, 또다른 곳으로 함께 가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저는 흥분과 감동의 물결에 휩 싸여 있을테니까요........^^*
가다가 손도 잡아주고 피곤하냐고 물어보며 가끔 어깨도 만져 주실거죠??
혹시 맛난 도시락을 챙겨오진 않으셨나요......?? ㅎㅎ
호남고속도로 서광주 I.C 에서 빠져나오면 바로 비엔날레 기념관이 있고
터미널 지나 백운교차로 직전에서 우회전.....
첨단아파트 지구쪽으로 가다 보면 월드컵 4강신화의 감동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광주 월드컵 경기장이 오른쪽에 보여요.
그날의 함성이 아직도 귓가에 쟁쟁 하네요.
대~~한민국..... 짝,짜,자,~~짝,짝~~~~~~~~
그 감동을 뒤로하고 첨단지구 중앙상가로 가야 해요.. 왜냐구요..??
광주에 온김에 병원에 좀 들려가야 하거든요.^^*
아파서 가는것은 아니고 병원원장님 잠깐 만나서 점심 먹고 가요....
그 병원 내부를 제가 꾸며드렸어요.
그런데 알고보니 원장님이 저랑 동갑이더라구요. 그래서 친구 하기로 했거든요.
당신에게 소개해 주고싶을 만큼 좋은사람이에요.
맛있는 영양돌솥밥 먹고 든든히 배 채우고 가요.
객지에서 배 고프면 무지 서럽거든요...ㅋㅋㅋ
당신이랑 함께 있어서 배고픈 줄도 피곤한 줄도 모를거지만............
순천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더 빠르겠지만
우리들의 여행은 속도가 문제가 아니잖아요?
그냥 광주대 앞에서 화순 쪽으로 빠져 정겨운 국도 타고 가도록 해요.
남도 쪽은 산도 둥글둥글 정겹고 물도 급히 흐르지 않아 여유로워요.
곳곳에 남아 있는 고가와 사당들이 예향으로서의 남도를 대변 해 주고
눈에 익어 정겨운 동리와 커다란 당산나무들이 즐비 하군요.
화순 고인돌 군락지를 지나고 도곡 온천을 지나 조금만 가다보면 넓게 펼쳐진 호수가 보여요.
주암호죠........
주암호를 끼고 환상의 드라이브를 하다보면 주암호를 가로 지르는 긴 다리를 지나서
송광사 팻말이 보이는 삼거리에 닿게되요.
승보사찰 송광사,법보사찰 해인사,불보사찰......?? 어..?? 어디더라..???
불보사찰은 당신이 알아내서 제게 얘기 해 주세요. ^^*
삼거리에서 벌교쪽으로 우회전하면 조정래님의 소설 "태백산맥"의 주 무대인
보성,조성,율어,등등의 지명팻말이 보이고
마음은 벌써 소설속의 주인공들에게 달려 가고 있을거에요.......
벌교 역전에 도착해서 염상구의 삐뚜름한 어깨도 상상해보고,
김범우의 정의로움과 반듯함도 그려보고, 심재모의 꼿꼿함,
손승호의 결벽증,서민영 선생의 올곧음,안창민의 영리함,하대치의 우직함,
외서댁의 슬픔과 구산댁의 가슴졸임,남양댁과 왕주댁의 한스런 살이등을
얘기 하다 보면 첨산의 뾰죽한 봉우리가 눈에 뜨일 것이고
그냥 삼각뿔로 보이는 밋밋함을 용납 못하는 자존심에선지 아님 조물주의 실수에선지
쭉 뻗어 올라간 산등성이가 정상 약간 못 미처에서 한 계단을 만들어낸
오묘한 라인도 볼 수 있어요.........(소설속에 소개 된거랑 똑 같다니까요 글쎄...)
벌교에 가면 오리요리도 맛있고 토하젓도 별미지만 그래도 제 입맛엔
양념 안해도 짭잘하고 잘 삶아내서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꼬막이 딱 이더라구요.
인심도 좋아서 날 차가울때 가면 서비스 안주로 한 됫박씩 퍼 주는데
그 껍질 까먹는 재미와 고소하고 비릿한 바닷내음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막걸리를 들이키게 하지요.
술은 많이 안 드시기로 했지요...??^^ (정량: 청하 3 병....ㅋㅋ)
그리고 우린 조금 더 가서 밥 먹을 거에요. 시장 하시더라도 조금만 참으세요.
당신이 정말 기억에 남을만한 식사를 준비 했어요.....^^
고흥반도로 진입하면 오른편에 바다가 보이긴 하는데 바닷물 보다는 뻘흙이 보일때가 더 많아요.
진짜 바다는 조금 더 가야해요.^^*
운대라는곳 조금 못미처 오른쪽으로 간판도 없고 안내문도 없는 평범한,
그렇지만 예사롭지 않은 기와집이 한채 있어요. 한 40 간쯤 될까...?
지은지 꽤 오래 된듯 하고 뒷뜰 대나무의 굵기도 만만치가 않아요.
그 곳이 뭐하는 집이냐구요..????
우리가 밥 먹을 집이에요.^^*
아는 사람만 아는 그 고장의 명소에요. 예전에는 잘 나가는 기생집이었데요.
지금은 물론 기생은 없고 그 곳에 들러 식사를 청하는 사람에게만 장사를 하지요.
얼마나 음식 솜씨가 좋은지 오리요리가 그리 맛있는 요리인줄을 그 곳에서 처음 알았다니까요...^^
분위기도 좋아요. 한지 격자문에 툇마루, 기와지붕 군데군데 솟아있는 잡초,
방안에는 한지에 콩기름 먹인 오래된 장판에다 고가구에서 묻어나는 세월이
마음을 푸근하게 해 주지요.
한가하시면 가끔 주인 할머니가 나오셔서 반찬도 밥에 얹어 주시고 숭늉도 챙겨 주신다던데
두번 가본 저도 한번도 못 뵈었어요.
사람들 얘기론 딱 제 스타일이래요.
곱게 기품있게 늙으셨데요.ㅠ.ㅠ.(그래도 할머니라니..)
당신과 함께라면 할머니의 따뜻한 대접도 가능 할것 같아요. 기대되시죠...??
맛나게 먹고 인사 정중히 하고 엄청 비싼 밥값 치루고(ㅎㅎㅎ..1인분에 25,000원) 다시 출발 ........
얼마 안가서 고흥을 지나고 그러면 우리 목적지에 거의 다 와 가는거에요.
고흥에서 녹동길로 가다보면 슬슬 바닷내음이 코를 간지럽히죠. 그리고
녹동항........!!
소록도가 바로 눈앞에 보이고 부두엔 여객선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각자 행선지이름표 달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지요.
우리가 탈 배는 거금도행 배에요. 차는 어떻게 하냐구요...?
걱정마세요 차도 함께 싣고 가니까...(공주님 모시고 다닐라니 ....ㅎ)
배에 타고 남해 푸른 물살을 가르며 갑판에서 바다를 바라봐요.
아직 수평선은 잘 안보이죠..? 섬들에 가려서 그래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못 기다리겠다구요...? 그럼 아쉬운대로 제 가슴에 기대세요.
당신과 함께있어 따뜻해진 맘을 가진 제 안에도 넓디넓은 바다가 있어요.
당신을 향해 언제나 설레고 출렁이는 기쁨의 바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배 안에서 타이타닉 흉내 내보자고 하진 마세요.
한참 유행할 때 뱃머리엔, 줄 서서 기다리는 연인들이 차례 올때 까지
난간에 기대 연습도 하고 그러더니
요즘은 다들 시들 해 졌는지 아무도 그러는 커플들이 없더라구요.
그래도 우리는 꼭 해야 한다면............... 하죠 ...모...!!
난 당신이 원하는 일은 뭐든지 할 수 있어요...
(ㅋㅋㅋ 까치가 엄지에게 써 먹은 대사네.....^^)
거금도에 도착해서 차를 타고 해안 일주를 하다 보면 참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와요.
인공이 가미되지 않은 순수 자연이거든요.....
우리 직원집이 바로 바닷가에 있는 마을이에요. 넓고넓은 바닷가에 오막사리 집 한채.......
이정도는 아니고 한 20 여호가 옹기종기 모여있는한가한 어촌이에요.
물론 우리가 보기엔 그저 한가롭고 정겨운 어촌 이지만
거기에 살고 계신 분들에겐 치열한 삶의 현장이니,
와서 살고싶다던지 여기 얼마나 사셨냐는 질문은 우리 하지 않기로 해요.
실제로 우리는 3 일이상 머물수도 없어요. ㅎㅎㅎ 답답하거든요....
"빵치기"라는 고기잡는 법 모르시죠?
밤에 살금살금 배를 몰고 해변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해변과 평행이 되게 그물을 내려요.
그리고 방울 없는 종처럼 생긴 쇳덩이(중간짜리 호박만 해요. 무게도 꽤 나가구요)에
밧줄을 매서 바다를 치면 "빵" "빵" 소리가 나요.
물론 숙달되지 않은 사람은 첨벙 첨벙 소리만 나지만요.......
그러면 잠자러 해변가로 나와있던 물고기들이 놀래서
깊은 바다로 가려다가 그물에 걸리게 되는거죠.
별이 너무 많아서 눈 앞으로 쏟아지는듯한 밤에, 당신과 같은배를 타고 있어요...
고기들이 놀라서 푸드덕 대며 달아나는 소리,
남해 바닷물에 한쪽발을 담그고 느끼는 물결의 간지럼,
그리고 저 멀리 바다 한가운데서
고기잡는 배들이 켜 놓은 전등에 비친 바다의 일렁임............
너무 아름답지요....??.
물론 당신과 함께여서 말이죠...
방파제 외등 밑에서 시원한 바닷바람 쏘이며 즉석에서 회를 뜨고
초장에 찍어서 밥공기에 하나 그득 따른 막소주를 크~~아 소리와 함께 드셔 보세요.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 하겠어요..........바로 듁음 그 자체죠.........^0^
밤에 도착해서 못 본 남해의 찬란함을 기다리다보면 잠도 잘 안오죠.
그래도 한숨 자 두어야 해요.
늦잠자면 아름다운 일출을 놓치거든요...
...........남해의 특징: 일출보고 놀다가 반대편으로가면 일몰을 본다........ㅎㅎㅎㅎㅎ...........
바다를 벌겋게 물들이다 갑자기 '퐁' 하고 솟아오르는듯한 일출을 보고
어젯밤 그물에 걸린 게 몇마리와 미리 따다 놓으신 홍합을 같이끓인 국에,
미역에, 톳에, 다시마에, 이름모를 생선구이까지 바다내음이 그득한
정성스러운 아침을 먹고 배타고 남해 한가운데로 나가요.
이번배는 고기잡는 배중에선 제법 큰 배에요.
남해 쪽빛 바다를 가르며 신선한 공기에 취해, 당신의 미소에 취해, 어제먹은 술에 취해,
수평선을 바라보며 당신과 마주보며 따뜻한 눈 웃음을 나누다 보면
어느새 바다 한가운데 우리가 도착해 있을거에요.
거기서 부터 "끌이"가 시작 된답니다.(원래는 불법이래요...ㅎㅎ)
바닥에 닿는 그물을 100 m 이상 풀어 놓고 말 그대로 배로 끌어가는거에요.
그 동안 당신과 나는 우리 지난 세월, 함께하지 못해서 아쉬웠던 이야기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얼마나 위하는지를 비교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눠요.
약 반나절동안 천천히 그물을 끌어가던 배가 멈추고 모터로 그물을 걷어 올리면
그 그물 속에 바다밑의 세계가 고스란히 들어 있어요.
숭어,왕새우,갑오징어, 세발낙지,이름도 모를 무진장 많은 조개류들,
새우들, 잡고기들, 당신의 환호성이 들리는 듯 하네요.
이렇게 많은 해물을 한꺼번에 모아 놓은것을 전혀 본 적이 없는
당신과 나는 그저 감탄만 할 수밖에요.............
그리고 돌아오는길... 배를 따라 갈매기들이 수백마리가 끼룩대며 따라와요.
왜 일까요...??
배위에서 필요없는 잡스런 고기나 작은 새우,조개들을 버리면 줏어 먹으러 따라오는거에요.
상상해 보세요. 넓고 푸른 바다,점점이 떠있는 섬들,하얀 물살을 남기며 달리는 배,
그 뒤를 따르는 갈매기 떼, 그리고 당신과................
당신과의 여행은 저를 설레고 기쁘게 하네요.
물론 직접 하는 여행은 아니지만 그저 이렇게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거든요.
만득이 아시죠..?? 전 언제나 당신 뒤에, 아님 옆에 있어요^^
디자이너 우 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