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글입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집무실 한쪽 벽에 걸려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이 경북 포항에서 포항제철 착공식 테이프를 끊고 있는 대형 흑백 사진이었다.
그 이유를 묻자 개인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한국의 CEO라고 그는 답했다.
"한국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자신감이 필수적입니다.
한국이 포스코를 처음 짓겠다고 했을 때 그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죠.
하지만 세계가 보란 듯이 당당하게 해낸 것을 생각해 보세요."
최홍섭의 '한국의 외국인 CEO' 중에서 (조선일보사, 218p)
도미니크 바튼 맥킨지 아태본부 총괄사장의 태평로 파이낸스센터 빌딩 사무실.
그 사무실 벽에는 포항제철 착공식 흑백사진이 걸려있습니다.
세계적인 전략경영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의 아태 사장실과 1970년경의 대형 흑백사진이라...
그리 먼 이야기도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년전인 1970년 4월 1일.
경북 포항의 황량한 모래 벌판 위에는 세 사람이 서있었습니다.
그들은 한국 최초 의 일관제철소 '포항종합제철소' 착공식에 참석한 박정희 대통령, 박태준 포항제철 사장, 김학렬 부총리였습니다.
바튼 사장의 집무실에 걸려있는 사진 그대로입니다.
경제발전의 초석이 되어줄 일관제철소를 만들기 위해 박정희 대통령은 1968년 포항종합제철이라는 회사를 설립합니다.
하지만 회사 이름만 있었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돈이, 달러 같은 외화자금이 있을 리 없었기 때문입니다.
세계 각국에 "일관제철소를 만들겠다"며 돈을 빌리려 했지만, "불가능한 일"이라며 그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습니다.
고민 끝에 정부는 대일청구권 자금을 끌어와 해결했습니다.
일제 식민통치라는 '고통의 댓가'로 받은 돈.
그 돈을 쥐고 포철 직원들은 "공사 기일을 못맞추면 전부 오른쪽에 있는 영일만에 빠져 죽는다"는 '우향우 정신'으로 밤낮 없이 일했습니다.
3년여가 흐른 73년 7월 3일. 마침내 조강생산 능력 103만t 규모인 포항종합제철소 1기가 준공됐습니다.
그 대형 흑백사진을 걸고 있는 바튼 사장.
그는 국민소득 250달러(약 30만원) 수준이었던 1970년의 한국이 '일관제철소'를 설립하겠다고 나섰던 것에 '감명'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끔 그 대형 흑백사진을 보면서, 당시 국가의 CEO였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 포항제철의 CEO였던 박태준 전 회장을 응시하면서, 그들의 '자신감'과 '적극성'을 배우려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로부터 30여년이 흘렀고, 세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비록 불황으로 다들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는 당시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잘 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자신감'과 '적극성'은 어쩐지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리고 정작 외국인 CEO가 배우려하는 그 정신을, 우리는 배우려 노력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맥킨지의 도미니크 바튼 아태 총괄 사장이 아니라, 우리가 그 대형 흑백 사진을 걸어놓아야합니다.
사무실이나 내 방의 벽이 아니라면, 마음 속에라도 말입니다.
첫댓글 제 고향이 문경입니다 지금은 포항의 시가지가 넓어져서 잘보이지 않자만 제가 처음 포항 영일만에 들렸을때 감격 그차체였읍니다 단일 설비로 웅장하게 세워진 포항제철을보고 신의 작품인가 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