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토크콘서트에서 나눈 이야기를 공유하겠습니다. 토크콘서트 영상을 촬영하였으나 기간제선생님들의 모습이 담겨 있어 영상 공개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토크콘서트의 내용을 공개해 드립니다. 주옥 같은 말씀들을 해 주셔서 선생님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첫번째로 김초원교사 아버님인 김성욱님의 말씀입니다.
사회자: 기간제 교사 권리 찾기 토크 콘서트를 마련하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기간제교사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공동대책위원회가 출범되었습니다. 거기에 계신 분들이 많이 도와줬고 오늘 함께 해줬습니다.
세월호에서 아이들을 구하다가 숨진 김초원 선생님의 아버님 김성욱님 오셨습니다.
두 분 기간제 선생님들의 순직인정을 맡았던 공익인권법재단의 윤지영 변호사님 오셨습니다. 전국기간제노조의
경상지부장님 서분숙선생님, 평등노동자회 허영구님, 이민걸
사무국장 대행님, 노동자연대 이정원님 등 여러분, 전교조에서
공동대책위 김경엽 선생님, 김미연선생님, 서지애 선생님 오셨습니다. 기간제교사노조 자원활동가 조명지님이 무료로 봉사하고 계십니다.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공연을 해 주실 하종원 선생님 오셨습니다.
기간제 교사하면 어떤 단어가 생각나세요?
차별, 쪼개기 계약, 세월호, 정규직화...
기간제 교사가 이 사회에 존재하고 교육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제일 먼저 알린 것은 세월호 참사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참사에서 교사로서 학생들의 생명을 구하다가 돌아가셨는데도 교사가 아니다라고 순직인정을
하지 않았던 사건 때문에 사람들에게 기간제 교사가 뭐야 하는 궁금증과 관심을 갖게 했습니다.
첫 손님으로 김초원 선생님의 아버님 김성욱님 모시고 순직인정 투쟁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김초원 선생님 아버님: 안녕하세요?
지금도 딸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납니다. 우리 딸은 아직도 내 가슴속에 살아 있는데, 기자들 인터뷰할 때나 다른 사람들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할 때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 딸은 단원고로 발령받고 출근하면서 기간제 교사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7시 좀 넘어 학교에 가서 자율학습 끝나고 집에 오면 11시였습니다. 휴일에도 집에 안 있고, 학생들과 영화도 보면서 함께 보냈습니다. 학생들과 치맥 먹으러 간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3월 2일에 출근해서 45일 근무하면서 거의 집에 있지 않고, 학생들하고 같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근무하다가 사고를 당했는데, 부모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집니다.
기간제 교사를 대학 나와서 빈자리 있으면 잠깐 수업하고 가는 선생님인 줄 아는 학부모들을 이해시키느라고 시간
많이 걸렸습니다.
근래에 순직이 인정되고 선생님들이 국립묘지 안장되었습니다. 그런데
학부모 중에 지금도 “우리 아들·딸도 그냥 죽은 것이 아니다. 학생들도 의롭게 죽었다. 왜 선생님들만 국립묘지 안장되느냐”하는 이야기를 합니다. 어느 학부모는 전화해서 “김초원 선생님 국립묘지 안 가면
안 되냐? 학생들하고 같이 있으면 안 되냐?”고 하는데 참 힘들었습니다.
요즘도 생존자와 유가족을 자주 만나는데 학생도 자식, 선생님도 부모님의
자식입니다. 나도 우리딸을 잃어서 마음이 아프지만 학부모들과 같이 있으면 거의 내색 못합니다. 같이 살아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만 합니다.
저는 기간제 교사도 정규직화 해야 된다 생각에는 변함없습니다. 일반
회사원도 2년 지나면 정규직화 해줍니다. 기간제 선생님도
일정기간 지나면 정규직화 해줘야 합니다. 기간제 교사가 그냥 채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야 할 서류가 엄청 많고, 신원조회도 하고 실기면접도 하면서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됩니다. 학교에 나가면 전교조 선생님들은 임용고시 보는 것 때문에 다르다고 얘기하는 것
같은데 기간제 선생님도 똑같은 일을 합니다. 바로 정규직화는 무리가 있더라도 일정 기간 지나면 정규직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존 학생들과 지금도 연락하는데, 그 학생들이 기간제 선생님이라서
우리를 소홀히 대한 적이 없다. 오히려 우리 선생님, 담임선생님
하면서 저를 위로해 줍니다. 우리 딸은 학생들에게 한 번도 반말 안하고 존대를 했다고 합니다. 그랬기 때문에 학생들이 “왜 우리선생님이 희생됐는데 순직을
인정하지 않느냐”고 하면서 힘들어했습니다.
정권도 바뀌었는데
기간제 선생님도 꼭 전교조 선생님처럼 일정기간 지나면 정규직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야
기간제 선생님도 책임감이 생길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오다가 대전을 지날 때 우리 딸이 살아있었으면 지금도 선생님을 하고 있을 텐데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났습니다.
기간제 선생님한테 뭐라 위로하고 격려해야 할지 생각이 많았습니다. 선생님들
용기 잃지 마시고 끝까지 투쟁하세요.
사회자: 딸에 대한 사랑과 기간제 교사가 차별 받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세월호 사건과 기간제 교사들 순직인정을 통해 이 사회가 사람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사회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버님이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용기 잃지 않고 단호하게 투쟁했기 때문에 순직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가
차별에 맞서 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가르쳐셨습니다.
김초원 선생님의 정신을 기리고 아버님의 순직인정 투쟁의 정신을 위해 기간제 교사 노조에서 김초원 선생님을 명예조합원으로 추대하기로 했습니다.
첫댓글 세월호 참변은 우리사회의 많은 것을 변하게 하였습니다. 형용할 수 없는 슬픔과 울분은 촛불시위로 이어졌고 지금의 변화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조급증이 나긴 해도 더욱 기다리고 변혁해 나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아직 촛불정부가 해야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김초원 선생님은 원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정규직이라는 허울을...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남은 이들이 해내야 하는 달란트가 되어버렸습니다. 만일 내가 김초원 선생님의 아버지라면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종국에는 그 분노가 파멸로 이끌리는 수밖에 없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토크쇼에서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다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왜 다들 잊혀진 일처럼
이야기하는 줄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잊어서는 안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그 전제를 바꾸어야 합니다. 다음 후배교사들은 이러한 참사와 수모를 겪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글 고맙습니다 샘. 두 분 선생님의 순직 인정은 아버님과 수많은 선생님, 시민들이 싸운 결과여서 더욱 소중합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두 분만 순직인정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절대로 절대로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만약 이런 사고를 또 당하게 되면 또 우리는 순직인정을 하라고 투쟁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