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이란 어떤 사건이 발생한 빈도를 판단할 때 그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활용하기보다는, 사건에 관한 구체적인 예를 얼마나 떠올리기 쉬우냐에 따라 그 발생의 빈도를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Tversky & Kahneman, 1973). 즉, 구체적인 예가 친숙하고 생생하며 기억에 남을 만하고 시간적으로 가까운 것일수록 떠오르기 쉽기 때문에, 이에 근거하여 빈도를 판단하는 것이다.
트버스키와 카너먼(Tversky & Kahneman, 1973)은 다음과 같이 가용성 휴리스틱을 잘 설명해 주는 실험을 했다. 즉, 피험자들에게 네 페이지 정도 분량의 소설을 1분가량 보여 주고 아래와 같은 질문을 했다.
① 소설에서 7개의 철자로 된 단어 중에 -ing로 끝나는 단어는 몇 개인가?
② 소설에서 7개의 철자로 된 단어 중에 여섯 번째 철자가 n인 단어는 몇 개인가?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피험자들에게 예측해 보라고 했다. 실험 결과 ①번 질문에 대한 답의 평균은 13.4개였고, ②번 질문에 대한 답의 평균은 4.7개였다.
얼핏 보기에는 ing로 끝나는 단어는 잘 생각나고 여섯 번째가 n인 단어는 잘 떠오르지 않기 때문에 ing로 끝나는 단어가 더 많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논리적으로 생각해 보면 ing로 끝나는 단어는 모두 여섯 번째 문자가 n이기 때문에 ②번 질문에 대한 답이 반드시 ①번 질문에 대한 답과 같거나 더 많아야 한다. 즉, ②번 질문에 대한 답은 ①번 질문에 대한 답을 포함하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판단한다면 ②번 질문에 대한 답을 더 많이 적거나 적어도 ①번 질문에 대한 답보다는 적게 적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피험자들은 가용성 휴리스틱을 사용하여 상반되는 결과를 도출했다.
마찬가지로 같은 실험에서 다음과 같은 두 개의 질문을 했다.
① 소설에서 6개의 철자로 된 단어 중에 ly로 끝나는 단어는 몇 개인가?
② 소설에서 6개의 철자로 된 단어 중에 5번째가 l인 단어는 몇 개인가?
위와 같은 질문에서도 ①번 질문에 대한 피험자들의 답의 평균이, ②번 질문에 대합 답의 평균보다 컸다.
가용성 휴리스틱과 크게 관련 있는 인지적 편향 중 하나가 사후 과잉 확신 편파(hindsight bias)이다. 사후 과잉 확신 편파란 사건의 결과를 알고 난 후에, “내가 그럴 줄 알았어.”라며 마치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그 사건을 예측했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Fischhoff & Beyth, 1975). 사후 과잉 확신 편파는 사건의 결과를 보고 그 결과와 관련한 근거들을 빠르게 떠올리면서, 그것들을 과대평가하여 이전부터 예견할 수 있었거나 예견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 같은 사후 과잉 확신 편파는 전문가에게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아크스 등(Arkes, Wortmann, Saville, & Harkness, 1981)은 외과 의사들을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에는 증상만 알려 주고 나머지 한 집단에는 증상과 병명을 모두 다 알려 주었다. 그리고 나서, 병명을 모른다고 가정하고 병을 예측해 보라고 했다. 그 결과, 증상만 알려 준 집단보다 두 가지를 모두 알려 준 집단에서 더 많은 외과 의사들이 정답인 병명으로 진단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휴리스틱 [heuristics] (심리학용어사전, 2014. 4.)
*hindsight bias는 사후확신편향이라고도 사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