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요 ▲ 작곡과 초연 및 헌정 <네 손을 위한 환상곡>(D.940)은 슈베르트의 마지막해인 1828년 1월부터 4월 사이에 작곡되었다.후기 슈베르트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지배저긴 이 작품은 후기 피아노 소나타들의 느린 2악장과 <겨울 나그네>의 정서와 궤를 함게 한다고 할 수 있다. 애상적이고 어두운 발걸음을 연상케 하는 주제와 행복한 추억을 떠올리는 듯한 발랄한 주제의 대비, 그리고 어둡고 격정적인 심경을 대변하는 포르티시모와 갑자기 체념한 듯 무심하게 잦아드는 피아니시모의 대비가 계속 이어진다는 점에 있어서 그러하다. 한국에서는 최근 한 케이블 방송의 드라마 <밀회>에 이 환상곡이 사용되어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1828 년 5월 9일 빈에서 슈베르트는 이 환상곡을 친구인 프란츠 라크너와 함께 초연했고, 이에 앞서 2월에 스커트 맨 손스 출판가에 출판 가능한 작품목록을 보내는 과정에서 이 환상곡을 자신이 피아노를 가르쳤던 헝가리 명문 귀족인 카롤리네 에스테르하지 공작부인에게 헌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그리고 악보 초판본은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난 반년 뒤인 1829년 3월 16일 디아벨리 출판사에서 간행되었다.
▲ 음악의 특징 특히 이 환상곡은 폴리포닉적인 기법을 토대로 4개 악장의 소나타가 하나로 통합된 듯한 구조를 갖고 있어 눈길을 끄는데, 이는 슈베르트가 만년에 성취한 위대한 음악적 업적으로 손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빈번하게 등장하는 첫 주제 선율이 음악 전체의 구조에 강력한 통일성을 부여한다는 점, 마지막 푸가의 2주제가 첫 부분의 동기로부터 파생되어 나와 순환적인 일체감을 높인다는 점은 베토벤의<피아노 소나타Op.27 No.1>이나 모차르트의<환상곡F단조>(K.608)를 연상시킨다.
음악은 4개의 각기 다른 부분이 쉼 없이 연결되어 있고,첫 주제 선율은 소나타 형식의 주제처럼 여러 에피소드들이 뒤섞이며 발전과 융합,단절과 반전을 거듭하다가 마지막에는 장대한 푸가로 끝을 맺는다. 첫 부분의 주제 멜로디는 표현럭 강한 아고긱 아포지아투라(agogic appoggiatura,미묘한 변화를 주는 꾸밈음)에 의해 강렬한 인상을 준다. 이는 같은 시기에 슈베르트가 작곡한 현악5중주 C장조의 느린 악장과 닮은꼴이라 말할 수 있느데,이 두 악장 모두 헝가리어의 리듬을 연상케 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환상곡을 작곡할 당시 빈에서는 파가니니가 연주회를 열며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는데, 당시 바이올린 협주곡2번b단조를 슈베르트는 친구인 안셀름 휘텐브레너에게 느린 악장에서 “천사가 노래하는 것을 들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이 영향 때문인지 환상곡의 느린 두 번째 부분에서 슈베르트는 현악기의 포르타멘토를 연상케 하는 음향적 효과를 빈번하게 사용했다. 특히 이 가운데 날카롭고 비장한 부점리듬과 바르카롤(뱃노래)같은 트릴의 베이스 음형, 햇살처럼 부드러운 장조의 고요함이 대비를 이루는 모습이 인상적으로,성겨 대비를 통해 극적인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작곡가의 노련하고 세련된 스토리텔링 작법을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부분은 스케르초로 열정적이고 맹열한 행진곡 풍의 리듬과 장조의 소박하고 전원적인 리듬이 트리오 형식으로 위치해 있고,마지막 네 번째 부분은 푸가를 중심으로 첫 부분의 주요 주제가 앞뒤로 배치되어 있어 구조적 완결성과 안전성을 주도록 설계되어 있다.특히 스케르초 부분과 피날레의 가교 역할을 하는 푸가는 첫 부분에 등장하는 행진곡풍의 두 번째 주제에 의한 이중 푸가로서 점차 복잡하고 정교하게 확장되다가 클라이맥스에 다다른 뒤 음악은 갑자기 단절된다.잠시 동안의 적막함을 뒤로 하고 다시 침잠하는 주요 주제가 등장하며 피날레를 맞이하는데,앞선 반복 패턴과는 달리 이번에는 반음계적으로 새롭게 처리되어 보다 신랄한 느낌을 주며 끝을 맺는디.
■ 곡 구성
▲ Allegro molto mderato secondo의 잔잔한 반주 위에 우아하고 도도한 주제가 primo에 의하여 제시되며 곡이 시작한다.이 주제가 반복되면서 환상곡답게 정해진 형식이 없이 자유롭게 진행된다. 셋잇단음표와 붓점리듬이 교차되면서 작열하는 리듬의 절박함을 보여주지만, 슈베르트답게 이대로 폭발시키는 대신 이 에너지를 조용히 화음의 연타만으로 억누르며 축적한다. 이 절박함과 인내를 전조하며 반복한 후, f단조에서F장조로 구렁이 담넘어가듯이 슈베르트답게 전조하며,조용히 정화 되며 끝날 것 같지만, primo가 ppp에서 f까지 크레센도(점점 세게)하면서 화음을 연타하며,곡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 Largo 굳이 따지자면3부 형식, 앞선 부분에서 이어져서 ff의 강한 화음 연타로 시작된다. 여리여리한 트레몰로가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지만 강한 화음으로 말문이 막힌다. primo와 secondo가 치열하게 주고받는 것이 포인트.거기에 겹점음표와 겹겹점음표로 이루어진 절박한 리듬의 화음이 히스클리프의 사랑처럼 격렬하다. 중간 부분은 완전히 대조되는 편안하고 서정적인 선율이다.그러나 짧은 평온은 이내 깨지고, Largo의 처음 부분이 연주되어 재현된다.쇼팽의 소나타 같은 절박한 리듬을 리듬을 뒤로 하고 다음 부분으로 이어진다.
▲ Allegro vivace 역시 굳이 따지자면3부형식.스케르초 역할을 하는 부분으로, 3/4박자의 춤곡 같은 느낌도 있지만, 우아하고 평온한 그런 춤곡이 아닌 도도하고 엣지있는 느낌이다. 아름다우면서 격정적이고,우아하면서 처절한 스케르초이다. con delicatezza의 중간 부분에 접어드는데, 슈베르트가 써놓은 대로 격정과 처절보다는 섬세하고 투명한부분으로 슈베르트의 다른 곡에서의 스케르초 악장의 중간 부분 역할을 한다. 다시 Allegro vivace의 처음 부분이 재현되고,화음의 연타와 휴지 이후 다음 부분으로 이어진다.
▲ Tempo 1. 전곡의 맨 처음 부분 일부가 재현된 후,전곡을 마무리짓는 장대한 종결구가 시작된다. 앞서 처음 부분에서부터, Largo, Allegro vivace를 쭉 거쳐오면서 지금까지 인내하고 축적해온 에너지가 이 종결구에서 모두 폭발하는 만큼,격렬함,절박함,갈구함, 그 어떤 말로도 수식이 부족하다. 마지막에는 전곡을 관통하는 처음 주제가 체념하는 듯,모든 것을 쥐어 짜내는 듯 노래하며 잦아들면서 전곡을 마친다.
<출처: 필유린의 블로그>
■ 감상 (18:30) 상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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