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證言) - [28] 임규문(林奎汶) - 나의 지주되신 하나님 4. 강원도 복귀전선에서 - 1
1 1960년 10월에 협회에서는 전국을 4개 지구로 신설하고 1개도에 4개 지역을 만들게 됨에 따라서 나는 강원도 남부 지역장(江原道南部地域長)으로 임명을 받아 평창(平昌), 영월(寧越), 정선(旌善) 등 3개 군을 순회하면서 주로 평창에서 개척 전도를 하였다.
2 평창에는 거처할 곳이 없어서 후평리(後坪里) 마을에 두 노인이 살고 있는 조그마한 초가집 한 칸을 땔감을 해주기로 하고 빌려서 3개월 동안을 지내면서 활동하다가 읍 소재지로 나가서 두 칸짜리 방을 얻어 남부지역 본부로 사용하였다.
3 2차 동기 계몽 때는 전도 대원을 파송하기 위해서 제1회 남부지역 수련회를 개최하여 21명의 청년 식구들을 2주간 교육해 지역 내의 21개소에 배치하고 12월 26일부터 순회를 시작하였다.
4 정선군 함백을 지나서 평창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한치 뒷산을 넘어야 하는데 이 험한 계곡에는 일찍부터 눈이 쌓여 무릎에 이르렀으나 산토끼들이 오고 가며 오솔길을 만들어 놓았다.
5 내가 이 산에 이르렀을 때는 석양녘이 되어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데 먼 곳에서 ‘동산의 노래’가 들려와서 발길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더니 분명히 “주님 자기 동산에 오셨네......” 하는 동산의 노래가 들려왔다.
6 기쁨과 설렘은 나의 가슴을 뛰게 했다. 분명히 사람의 목소리인데 누가 이 깊은 산에서 동산의 노래를 부른단 말인가? 나는 “부름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 하는 '부름받은 몸’ 성가를 소리 높여 불렀다. 그리고 귀를 기울였더니 노래가 들리지 않는다.
7 잠시 후 내가 또 성가를 부르자 저쪽에서 “그 좋은 향기 진동해” 하는 성가가 들려 왔다. 분명히 식구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아 눈 위를 구르고 산기슭을 돌아서 뛰어갔다. 한 모퉁이 능선을 넘어서니 한 사람이 올라오고 있었다.
8 그분은 강원도 순회사로 임명받고 오시는 김원필(金元弼) 순회사님이셨다. 가까이서 얼굴을 마주 보며 서로 부둥켜안고 한동안을 말을 못 했다. 잠시 후 뜨거운 정에 참다못해 터져 나오는 눈물은 얼어붙은 뺨과 몸 위로 떨어져 내렸다.
9 하늘의 사랑에 얽혀진 형제애가 이토록 귀하고 값진 것인가를 느낄 수가 있었다. 순식간에 외롭고 고통스러웠던 모든 일들이 다 사라지고 기쁨만이 가득 찼다.
10 순회사님을 모시고 교회에 가는 도중에 산토끼 한 마리를 샀다. 교회에 돌아와서 토끼를 통째로 삶아서 먹고 순회사님이 선생님을 모시고 겪으셨던 일로부터 형극의 피나는 노정에 이르기까지의 말씀을 하셨는데, 그 말씀은 나의 가슴을 쥐어짜게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