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글. 정숙자(무상심) 그 집의 식구였던 올케가 마지막으로 떠나간 고향집 쪽방을 열어봤다. 책꽃이엔 내가 읽던 월간지가 그대로 꽃혀 40성상을 그 방을 지키고 있었다. 거미줄 가득히 쳐져있는 부엌 설겅 위엔 어머니의 밥상이던 자개상이 먼지에 쌓여있고, 마당의 낡은 양은솥은 허연 녹이 버짐처럼 퍼져있어 쓸쓸하다. 이른 아침 굴뚝의 따사로운 연기, 마루에선 탕탕 늦잠 자는 식구들 깨우는 어머니의 놋재떨이 소리, 조카들의 재롱에 왁자하던 웃음소리 이제는 그 소리도 들리지 않는 빈집, 행복했던 그날들의 미련에 이집에 다시 전등불을 켜보려는 심산으로 집안을 구석구석 살펴보다가 여기저기 살점이 떨어져나간 흙 바람벽의 앙상한 갈비뼈를 보는 순간, 내속에 남아있던 미련의 그 꿈도 벽에서 떨어진 흙덩이처럼 그렇게 무너져 내렸다.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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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글을 읽으며 빈집의 모습이 눈에
흔히 보이는 듯 하네요. 수작의
시 한편을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