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ROUKR6V26Cw?si=Usm7M1T86tGqFS1B
패티 킴 /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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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워 낼 시간
괜찮치 않은 일 앞에서도, “괜찮다”며 마음을 삼키는 밤이 많아졌다.
어둠이 깊어질수록 또렷해지는 마음 하나를 달래지 못해 전전긍긍해지는 날.
그런 날에는 짙어지는 어둠 속에서 또렷해지는 마음이 쪼개지며 날카로운 조각을 만난다.
조각조각 날선 마음 조각들은 그렇게 온 밤을 잠들지 못하고 배회한다.
하지만 정작 슬픈 건, 점점 울고 싶다는 생각마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울보’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우는 일이 줄어들었다.
눈물을 흘리는 행위가 줄어들자 멍해지는 시간이 늘어났다.
생각에서 도망치고 싶은 날에는 그 어떤 일이라도 환영이었다.
처음에는 하던 대로 집 구석구석을 해집으며 묵은 먼지를 털어냈다.
구석구석 손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청소를 해댔다.
지난 겨울에는 그래도 성이 안찼다. 그래서 선택한 생각 도망법이 손뜨개질이었다.
2개의 바늘로, 원하는 아이템의 사이즈만큼 코를 뜬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더 엉망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뜨개질을 하는 시간에는 생각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로 선택한 생각 도망법은 무작정 걷기였다.
처음에는 복잡해서 터져버릴 것만 같았던 머릿속 생각들이 걸음 수만큼 잦아들었다.
그렇게 점점 걷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내 호흡에 집중하며 주변을 둘러볼 여유를 만들어 준다.
‘이번 계절에는 이런 냄새가 나는구나’, ‘오늘 바람의 온도는 이렇구나’
운동화 밑창이 닮아갈수록 마음도 비워지고 있었다.
결국 알게 됐다. 마음에도 아픔을 이겨낼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아픈 시간만큼 마음을 비워낼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걸.
- 서은 <계절의 위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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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韓 江 시인의 시 중에
" 괜찮아 " 라는 詩가 있다 .
밤마다 아기가 울고,
아무리 달래도 아기는 울음을 그치지 않고
엄마도 눈물이 나서 그 눈물이
아기의 눈물에 하나되고
그러다 그냥 달래던 말 " 괜찮아 "
.....
오늘 서 은 작가의 수필은 자신의 아픔을 스스로 이겨내고 그 고통에서 탈출하는 계절의 시간을 둘러보는 모습을 보였다면 ,
한 강 작가의 글에서는 주문같은 간절한 위로에
나와 타인의 ( 여기서는 자신의 아기지만) 아픔도 어루만져 주는 사랑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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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다 가고 있다
나의 아픔이나
관심 안에 있는 이들의 아픔을
따사롭고 애잔한 늦가을의 햇살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토닥토닥 "
내가 가장 즐겨 쓰는 단어이다
아픔을 삭이는 방법에 서툰 내가 할 수 있는
내 마음의 언어
영혼의 약손이다 .
"결국 알게 됐다. 마음에도 아픔을 이겨낼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아픈 시간만큼 마음을 비워낼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걸."
아픔은 나눌수록 가벼워지는 것 .
당신 삶에 MSG 한 점 넣어 드리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