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3권 2-2 2 석로釋老 2 증선행曾善行 제시축題詩軸선행에게 주어 시 적는 두루마리에 쓰게 하다
년래사십우가년年來四十又加年 이 나이 사십 넘어 다시 몇 해 더했어도
어세무문도미현於世無聞道未玄 세상에서 들은 것 없고 道도 아직 깊지 못하네.
여작상충유이기汝作桑虫逾二紀 넌 뽕나무 벌레 되어 二紀를 넘었고
아여춘의이삼면我如春蟻已三眠 난 봄누에 같아 벌써 세 잠 잤노라.
한중맹성전비사閑中猛省前非事 한가한 속에 옛 잘못 맹렬히 반성하고
몽리상음금시편夢裏常吟今是篇 꿈속에서도 이젠 옳게 하리라 언제나 노래하네.
상야기여종고어商也起余終古語 상商이 날 일으킨다는 옛부터의 말씀
청풍명월권가편清風明月勸加鞭 청풍이며 명월로 더욱 힘쓰길 권하네.
►이기二紀 1紀는 12년이니 2기는 24년.
►금시今是 이제는 옳게 하리라는 뜻,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覺今是而昨非 지금 비로소 지난날의 모든 잘못을 깨달았다”라는 귀절이 있다.
(지금은 옳고 어제는 그른 것을 깨닫다)
►상商 공자의 제자인 자하子夏의 이름.
<論語 팔일편八佾篇>에 “子曰 起子者 商也”라 한 말을 인용한 것이다.
학매學梅라는 중이 매월당梅月堂의 아우이므로 그리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