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경의·중앙선 효창공원역 손잡이 점자표지판, 3호선 국철 삼송역 점자표지판, 경부선 KTX 신경주역사 내 화장실 벽면 점자표지판, 4호선 국철 경마공원 승강장 연결 계단 손잡이 점자표지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시련 재조사 결과, 적정설치율 소폭 상승
철도공사 “공사 자체 노력만으론 한계 있어”
[소셜포커스 진솔 기자] =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가 철도 역사 점자 편의시설 설치 문제를 제기했다.
한시련은 최근 점자 표기 실태조사 재조사 결과, 점자 편의시설 설치 상황이 지난 2019년 같은 내용의 조사 때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한시련이 수행한 이번 조사는 지난 12~14일 진행됐다. 조사 대상은 역사 내 설치되어 있는 손잡이 점자표지판과 벽면 점자표지판이며, 재조사 역사는 수도권 국철 1, 3, 4호선과 경의‧중앙선 등 175개 역사와 강원선, 경전선, 경부선, 전라선 호남선 등 고속철도 48개 역사 중 호선별로 설치율이 가장 낮은 역사 각 1개소이다.
조사에 따르면, 국철의 평균 적정 설치율은 2019년도 5.2%에서 2022년도 38.2%로 나타났으며, 고속철도역의 평균 적정 설치율은 2019년도 25.6%에서 2022년도 54.1%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2019년 당시 한국철도공사와 국립국어원 등이 참석한 관계자 회의를 통해 개선의 필요성을 서로 확인했다. 표기 내용과 설치 위치가 잘못됐거나 유지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보완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하지만, 지금껏 보완조치는 미흡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국철 4호선 경마공원역의 경우 아무 조치가 되지 않았으며, 고속철도 역사 평균 부적정 설치율은 오히려 5.3% 올랐다.
한시련 관계자는 “점자 편의시설 시정 조치가 이뤄졌음에도 점자의 물리적 규격, 설치 방법이 여전히 올바르지 않은 것은 점자 편의시설로서의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곧 불필요한 예산의 낭비로 이어져 실사용자인 시각장애인이 고스란히 불편을 감수하게 되는 문제를 일으킨다”며 “정부와 지자체, 각 교통사업자 및 점자 편의시설 제작업체는 점자 편의시설에 대한 인식 제고를 통해 시각장애인의 독립적이고 동등한 보행권 회복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의 개정을 통해 점자 편의시설의 구조ㆍ재질 등에 관한 세부 기준을 마련, 2020년 9월 10일에 개정된 '한국 점자 규정'의 점자의 물리적 규격을 세부 기준에 포함시켜야 하며, 관련 부서 간의 업무 협조 체계를 마련하는 등 여객시설 내 점자 편의시설 개선을 위한 후속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며 “조달청 점자표지판 관련 물품 품목을 신설 혹은 개선해 점자 편의시설 제작 업체가 올바른 점자 규격을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업체 인력과 시설 및 사업 규모, 점자 표기 제작 공정 등 점자 편의시설 제작 업체 환경 실태 조사를 실시하는 것과 같이 효율적인 점자 편의시설 관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에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점자 편의시설의 필요성과 그 중요도에 공감하나, 일부 점자 표지 등 시설물 제작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를 비롯해 공사의 노력만으로는 개선과 검수가 힘든 한계가 있다”며 “한시련과 협력 및 소통을 통해 시각장애인 편의 개선에 더욱 힘쓰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