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2/10/1(토)~2(일)
장소: 춘천 대룡산 활공장
기상: 1일-남서~서 1~2m/s, 2일-북 2~3m/s
체공: 1일-19분52초, 2일- 비행포기
최고고도: 1일-635.6m
최고속도: 1일-38.4km/h
장비: 진 글라이더사의 칼립소(S)
동행: 홍기학 상무
10월1일~2일, 이틀 간 '춘천 국제레저대회' 패러글라이딩 경기가 열린다. 그런데 예보를 보니 1일차인 토요일은 남서풍으로 바람이 약하고 본 경기가 열리는 일요일은 북풍으로 더욱 안좋다.
그동안 코로나19로 경기를 못하다가 3년만에 열리는 거라는데 기상이 안 좋치만 그래도 2010년도 제1회 대회 때는 내가 '시니어부' 1위 금메달 수상자로 상금 50만원까지 탔었던 대회라 가 보기로 했다.
비공어르신은 컨디션이 별로 안 좋으셔서 이번 주는 쉬시겠단다. 홍 상무를 월곡역 부근에서 픽업하여 춘천 고속도로를 올랐는데 왜 이리 차가 많지? 밀려밀려 3시간만에 착륙장엘 들어왔다.
비행하는 글라이더들이 보이지만 모두들 고도를 못 잡고 열을 찾아 헤메고... 고도는 점점 떨어지니 결국 착륙장으로 들어들 온다.
홍 상무가 진행본부에 도착 신고를 하고 참가자 기념품으로 양구 사과즙 한 박스씩을 받아왔다.
마침 이륙장으로 올라가려는 대회 주최측의 수송차가 있어 장비를 싣고 화물칸에 낑겨 올라갔다.
이륙장에 도착해 보니 역시 바람은 예보대로 약한 남서풍이다. 이륙장에는 많은 동호인들이 장비 셋팅을 하느라 북적이는 속에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하늘산의 고 감독님과 골드윙 양병천 팀장을 만났다.
양병천 팀장은 지인들 텐덤을 준비하고 있는데 남성 지인 한 분과 춘천에 산다는 처형과 처제가 구경 차 따라 왔단다. 부인은 안 왔냐고 하니 다리가 안 좋아 착륙장에 그냥 있단다.
지난 주 구봉도에서 본 독립군 동호인이 보인다. 반갑게 인사를 하며 선배라는 동호인을 소개를 시키는데 분위기로 보아 아마도 특전사 출신들인 듯 ... 지금은 제주에서 텐덤을 하는 늘푸른 팀의 박춘경 팀장도 특전사 출신이니 그 팀들은 특전사 출신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이륙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 주려고 홍 상무를 먼저 나가라고 했다
역시나 약한 기상이라 이륙하자마자 고도 침하다. 오늘은 남끼가 있으니 분지 상태인 착륙장의 북쪽 조금 터진 쪽에서 착륙장으로 진입하라고 무전을 날렸다.
고감독님은 쫄비행이 성에 안 차 좋은 바람을 기다리는 듯 하니 다음은 내 차례다. 장비를 꼼꼼히 챙기며 셋팅을 하는데 양쪽 멜빵 벗겨지지말라고 장착한 오른 쪽 가슴 숫놈 버클이 없다 웬일?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지난 주 구봉도 비행시 착륙하고 나서 장비를 둘러매고 김기현 팀장네 캠핑카 앞에 장비를 내려 놓을 때 바닥에 숫놈 버클이 떨어져 있어 이 게 어디서 떨어졌나 하고 줍어보니 누군껀지 모르겠어서 그냥 놔두고 왔는데 그 게 내 것이였네? ㅠㅠ 버클이 없어도 안전에는 문제가 없으나 멜빵이 벗겨지지 않도록 주의를 좀 해야 할 듯...
역시 고 감독님의 도움으로 나도 순조롭게 이륙을 하여 조금이라도 더 버티려 오른 쪽 사면으로 붙였다가 남쪽으로 돌아서며 릿지 상승을 기대해 보나 역시 바리오는 하강음만 토해낸다. 남쪽으론 작은 산자락이 가로막고 있어 잘못하면 남풍에 리사이드 하강풍에 말릴까 두려워 가까이 가질 않았는데 나보다 조금 늦게 이륙해 나온 글라이더 두 대는 이륙해 나오자 마자 남쪽으로 향하여 그 작은 산자락을 넘어가더니 그 산자락의 사면풍을 타고 고도가 조금 오른다.
애구 나도 첨부터 그 쪽으로 넘어갈 껄... 그러나 지금은 고도가 낮아진 상태라 넘을 수가 없을 듯 하여 왔다리갔다리 짧은 릿지만을 타고 있는데 아까 내가 부러워하던 두 대의 글라이더들도 고도가 떨어져 착륙장으로 향한다.
나도 어쩔 수 없이 착륙장으로 들어 갈 수 밖엔 없을 듯... 대룡산 착륙장은 분지 형태라 착륙이 조심스러워 북쪽의 산자락이 터진 쪽으로부터 진입을 했다.
오늘은 본경기가 아니지만 연습삼아 착륙타켓을 겨냥하여 착지를 하는데... 타켓 안에 들어오긴했는데 동체 착륙!
하네스 바닥으로 슬라이딩을 하는 바람에 다행히 허리엔 충격이 없었다.
뒤이어 타켓에 들어 오는 글라이더가 있어 얼른 장비를 둘러메고 홍상무가 있는 천막 쪽으로 오니 홍상무가 내 바뀐 글라이더를 못 알아봐서 착륙 순간만을 겨우 동영상으로 찍었단다. (그럼? 동체착륙하는 것만 찍혔겠네?)
그러고 보니 쬐금이라도 더 하늘에 머물 욕심에 사면을 비비다 보니 디카를 꺼낼 틈도 없어 오늘은 항공사진은 한 장도 없네? ㅠㅠ
착륙해서도 아쉬워 이륙장을 올려다 보는데 오늘은 이륙장보다 더 높이 오른 글라이더가 한 대도 없을 정도로 써멀도 없고 릿지도 안되는 날이다. 예보로는 낼은 북풍이라 비행 자체가 안 될텐데 이번 원정은 정말 아쉬운 원정비행이 될 듯...
대회 주최측에서 마련 해 준 숙소인 후평동 모텔을 찾아 일단 짐을 정리해 놓고 홍상무는 춘천에 있는 친구를 만나기로 하고 나는 춘천에 사는 누이에게 가 오랜 만에 매형과 누이가 차려주는 저녁을 먹고 외삼촌 왔다고 들이닥친 조카들과 누이네 손주들과 반갑게 수다를 떨다 숙소로 돌아 왔다.
이튿날 일찍, 홍 상무가 미리 알아 논 인근의 후평동 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렸다. 우리 홍 상무님은 전국의 성지를 몽땅 다 순례를 끝낼 정도의 열심한 교우다.
미사 후 착륙장 인근 순대국밥 집에서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착륙장으로 들어 가려니 진입로 초입부터 길옆으로 주차된 차들의 행렬이 길다. 주차 안내자가 경광봉을 흔들며 맨 뒷끝에다 주차를 하란다 여기서부터 착륙장까지는 한 참을 장비를 메고 걸어가야 하는데...ㅠㅠ
착륙장으로 들어 와 보니 벌써 개회식이 진행 중이다.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윈드색 바람은 약한 바람에 방향이 왔다리갔다리 제 멋데로다. 대룡산 뒷쪽에서 불어 오는 북풍 바람이 대룡산 양쪽 옆 자락을 타고 착륙장으로 들어 오니 당연하다.
인증사진까지 다 찍고 났는데 서독산 창공팀들이 뒤늦게 들어 온다. 선수로 사전 등록한 사람이 5명에다 오늘 현장 등록 1명까지 6명, 갤러리 1명 총 7명이 왔단다. 평소보다 많이들 안 왔네?
그런데... 북풍 바람이 혹시나 바뀔까 싶어 더미 비행자들을 태운 선발대가 이륙장으로 올라갔는데 날개를 펴는 사람들이 한 명도 없고 마냥 기다린다. 착륙장의 대회 스태프들은 무료하니 강한 송풍기로 타켓의 모래 먼지를 수시로 털어내고....
전국 각지에서 온 착륙장의 선수들은 인사들을 나누며 이야기에 꽃을 피운다. 고 감독님께 어젯밤 어디서 잤느냐니까 캠핑카를 가지고 와 소양강 가에 차를 세우고 거기서 캠핑을 했단다. (오라! 들어오는 입구에 캠핑카 한 대가 있더니 고 감독님이 가지고 온 거였군)
국가대표인 박준석 선수가 무지 반가워한다.
윈드그루의 기상예보가 하루종일 완전 배풍인 북풍이라 아무래도 대룡산 이륙장에서는 이륙이 불가능하여 선발대로 올라 간 더미 비행자들도 모두 다시 내려오고 초보자 이륙연습을 하는 슬로프에서 대체 경기를 할 수 있을까를 보기 위해 더미 비행자를 이륙시켜 보기로 했단다.
결국 초보자 슬로프에서 대체 경기로 진행을 하기로 결정을 하고 누가 더 멀리 비행해 나오는가를 측정해 순위를 가르기로 하여 각 경기 부문별로 글라이더의 L/D를 고려해 성능별로 제한을 두는 걸로 했다고 공지를 한다.
드디어 전 부분 경기가 끝나고 점수 집계 후 각 부문별 시상식이 열렸다.
이제 남은 순서는 경품 추첨!
전국에서 모인 동호인들과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푸는 재미로 대회를 마치고 귀가길에 올랐는데 상경길 네비는 고속도로가 막히는지 옛 경춘국도로 돌아 가란다. 고속도로 보다는 열차와 같이 북한강 가를 나란히 달리기도 하는 등 훨씬 운치가 있어 좋다 (오는 길, 대신 운전해 준 홍 상무님 수고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