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서원 대신 다른 어떤 보상을 할 수 있는가?
내가 저 아래 세상에서 보기 힘든
사랑의 열기로 그대를 태워서 그대의 시력을
빼앗는다 해도 놀라지 마세요.
베아트리체는 단테에게서 인간의 시각을 빼앗고 완전한 시각(지각하는 선)을 이루게 합니다. 베아트리체의 사랑은 완전한 선에서 나옵니다. 베아트리체의 빛(사랑의 빛)은 선을 이해하고 선에 참가하는 그녀의 능력의 결과입니다.
여행이 진행되면서 단테의 눈이 베아트리체의 빛으로 시각이 자라 초인의 시각이 됩니다. 천상의 빛은 오를수록 강렬해지기 때문에 시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그대는 하느님의 징벌에서 영혼을
구하기 위해서 깨진 서원 대신 다른 어떤
보상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은 거지요?
베아트리체가 이 곡을 시작하면서 한 말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만물을 창조하실 때
우리에게 주신, 그분이 가장 소중히 여기시고
그분과 가장 닮은 위대한 선물은
의지의 자유였어요. 지성을 지닌 피조물,
그들 전체와 그리고 오직 그들만이
그때나 지금이나 지니고 있는 것이지요.
인간에게 하느님을 닮은 것이 있는데 하느님을 닮은 속성으로 그것이 바로 어떤 일을 이루고자하는 마음을 결정할 수 있는 자유의지입니다. 이 자유의지가 하느님에게 있으면 오로지 선으로만 뻗어 가는데 이 의지가 인간에게 오면 선으로만 뻗어가지 않고 두 갈래로 나뉩니다. 이러한 자유의지가 스스로 봉헌하는 선한의지를 혹은 악을 행하는 의지를 선택할 수 있어 세상에 불의가 일어나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 보면 서원이란
하느님의 동의와 함께 당신의 동의로
이루어지는 것이니 그 얼마나 거룩한 것인지요!
만약 이 의지의 자유를 하느님에게 돌려 봉헌하면 그것은 서원이라 불리며 자신의 동의로 하느님의 의지 안에 거한다는 것을 의미하니 거룩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과 인간이 계약을 맺었을 때
이 보물과도 같은 자유의지가 봉헌되는데,
그것도 자유의지가 그렇게 의도한 것입니다.
서원으로 하느님과 인간이 계약을 맺었을 때 자유의지가 봉헌되는데 그것도 자유의지가 그렇게 의도한 것인데 그대가 무슨 보상을 할 수 있겠는가? 한 번 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는 원상회복이 안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교회는 경우에 따라 보정을 허용(어떤 경우에는 서원을 깰 수 있다)하기 때문에 내가 말한 진리와 모순되는 듯합니다.
이런 원칙에서 원상회복은 불가능하나 실제 적용에서는 길이 있다는 이런 모순의 의문을 해명하고자 베아트리체는 길게 설명합니다.
베아트리체는 내가 말한 진리에 모순이 있어 이해하기 어려우니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라고 합니다.
단테의 생각이 중세 신학(스콜라 철학)의 입장입니다. 중세 신학은 수도서원을 매우 중요시 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밝히는 것을 마음을 열고
간직하세요. 지식이란 이해했어도
간직하지 않으면 가치가 없는 법이에요.
봉헌(서원 의식)의 본질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서원 자가 성취하겠다고 약속하는 서원의 내용(순결, 금욕, 청빈 등)이며 다른 하나는 서원 자가 자유의지를 포기하고 하느님과의 믿음을 지키겠다고 서약하는 서원의 본질입니다.
계약은 엄숙하기 때문에 완성이 있을 뿐 무효는 없습니다.
성전 봉헌, 암브로조 로렌체티, 우피치 미술관, 이탈리아
성모 마리아와 아기예수를 봉헌하는 그림으로, 성모 마리아의 좌우에는 성인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성전에 봉헌되는 그리스도 (아기 예수), 라파엘로, 바티칸 피나코테카 8. 라파엘로의 방
봉헌은 필수였지만 봉헌물은 바꿀 수 있습니다. (서원의 내용물은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제의 권위를 통해 보정을 얻어야 합니다.
그러나 어떤 서원에서는 그 내용이 너무 고도의 것이어서 대체가 불가능한 것이 있습니다. 이것이 피카르다와 코스탄차의 경우입니다.
종교적 서원에서 선물로 주어지는 자유의지는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는 그런 것입니다.
깨진 서원 대신 다른 어떤 보상으로 대신 할 수 없습니다.
베아트리체는 여러 예화를 들면서 너무 가볍게 서원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서원론은 너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데 머리에 정리를 하고 다시 읽으면 아주 간단합니다.
활시위가 떠는 모습이 멎기도 전에 과녁을 꿰뚫는 화살처럼 우리는 두 번째 구역(수성의 하늘)에 올랐습니다.
거기서 나는 나의 여인이 기쁨에 사로잡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녀가 새로운 하늘의 빛 속에 들어갔을 때
유성은 제 빛보다 더 밝게 빛났다.
수성천의 수많은 혼들이 우리를 향해 다가왔습니다.
그들의 눈에 기쁨에 가득 차 보였습니다.
수많은 빛이 내 눈 앞에 나타났을 때 그들의 얘기를 얼마나 듣고 싶었는지!
그 별들 중 한 빛에게 말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고귀한 영혼이여! 당신이 누구시며
또 어째서 당신이 태양빛으로 사람에게 가려지는
수성에 자리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빛을 향해 말을 하자 그 빛은 훨씬 더 밝은 빛을 뿜어냈습니다.
복자들의 환희는 그 빛의 성격에서 표명됩니다. 빛이 강할수록 그들의 사랑도 강합니다.
그 빛은 스스로를 감추며 그는 노래 부르듯 다음 곡에서 말한다고 대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