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만이 들려주는 적분 1 이야기>> 차용욱 지음. 자음과모음.
/선분의 넓이가 0이라는 사실은 증명되지 않는 대전제, 수학 용어로 공리라고 한다/
두 달여의 내 삶은 실망스러웠다. 모처럼 도서관엘 나갔다. 오랜만에 본 카페 직원은 그동안 오지 않았냐고 물었고, 여길 오지 않았다는 것은 그동안 일상이 엉망이었다는 반증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실은 오늘도 도서관엘 갈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낮잠을 자다가 일어났더니. 다행히 도서관 폐쇄까지 3시간이 남아있어 눈꼽만 떼고 부랴부랴 서둘렀기에 가능했다. 다행한 일이다. 헬스나 골프연습장을 다니거나, 술을 좋아하여 술집을 드나드는 자들도 마찬가지리라. 술꾼이 술집을 한참 방문하지 못했다면 분명 문제가 생겼다고 추측할 수 있다.
수학자가 들려주는 수학 이야기 시리즈 제 1권은 적분1이다. 적분1이라 표기하였으니, 적분은 앞으로도 더 다뤄지리라 예상할 수 있지만, 어렵다는 적분을 1권에 배치한 이유는 모르겠다. 여기서는 다행인지 적분에 대한 개념이나 배경이나 역사적 설명이 주를 이루어서 그럭저럭 읽을만은 했다. 그러나 난 적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 지금 이 책도 연체중이며, 내일은 꼭 반납할 예정이다. 수학에 문외한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수학책과 그동안 일상적으로 읽어왔던 책읽기의 차이라면 수학 읽기는 반드시 노트가 필요하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물론 좀 더 알아간다면 필기나 풀이 과정을 노트에 긁적이지 않고도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여간 지금은 그런 상태다. 그런지 수학책을 읽을 때는 공간과 시간의 제한을 더 받는 것 같다. 노트를 펼 공간이 있어야 하고, 대체로 맑은 정신일 때 정신 바짝 차리고 읽어야 한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지금은 더디기만 한다.
며칠 전 영화 ‘베터랑2’를 우연한 계기로 보게 되었다. 1편보다는 화면이 다채로워졌고, 속도감도 높아졌고, 액션이나 동작이 훨씬 역동적이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듯했다. 나는 근래도 영화관엘 잘 가지 않지만, 이런 영화를 선택하여 구경하지는 않는다. 순전히 내 개인적 취향으로 판단해 보자면 ‘유치해서’이다. ‘일회성 소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화려한 화면과 폭발하는 듯한 음향속에서도 왜 나는 꾸벅꾸벅 졸다가 오는지 당최 모르겠다. 아마 ‘꼰대’ 반열에 확실히 들어간 게 분명하다. 우연히 들은 대사 한토막이 생각난다. “사람들은 자신이믿는 것을 믿을 뿐이다” 믿음이 두 번 연속으로 들어간다. 나는 가끔 이런 논리가 지금의 생각하는 방식의 대세가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과장하면 1+1=2, 1+1=4는 단지 믿음의 문제일 뿐일지 모른다. 그런데 수학은 다른 듯하다. /선분의 넓이가 0이라는 사실은 증명되지 않는 대전제, 수학 용어로 공리라고 한다./ 수학에는 이런 공리가 수도 없이 많다. 한변의 길이가 1인 정사각형을 우리는 단위사각형이라 한다. 넓이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즉 넓이를 재기 위해서는 혹은 넓이가 5라는 사실은 단위사각형이 다섯 개 있다는 의미다. 5센티는 1센티의 5배 길이다. 등등의 기준이나 공리 혹은 가설들 없이는 수학은 성립하지 않을수도 있다. 어떤 장소가 넓은지 적은지는 주관적 믿음이나 판단의 영역이지만, 50평이라고 숫자화 할 수 있는 이유는 기준이나 공리가 있기에 가능하다. 한 사람은 원형의 논을 다른 사람은 사각형의 논을 소유하고 있는데, 어느 땅이 넓은지를 알기 위해서는 수학이 답을 줄 수 있다. 수학은 계산하고 증명하여 보편화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믿음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수학은 갈등을 해결하고 조정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도 싶다.
적분은 흔히 미분과 함께 미적분으로 한쌍을 이룬다. 미적분은 고등학교 고학년에서 배운다고 한다. 단지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미적분을 배우기 위해서는 많은 수학적 지식이 축적되어야 하기 때문이라 한다. /적분은 어느 시대에 갑자기 등장한 천재들의 작품이 아니라 수많은 수학자의 고민과 수학적 문제 해결 기법의 발전에 따른 역사적 산물/ 미적분을 흔히 뉴턴이나 라이프니츠라는 두 천재의 발명품 정도로 생각하는데, 사실은 수천년의 수학의 축적이 없었다면 이룰 수 없는 발견이었을지도 모른다. 스마트폰을 스티브 잡스라는 천재의 발명품 이전에 누천년에 걸친 과학 발전의 축적의 결과물이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들의 천재성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적분은 한자 뜻 그대로 풀이하면 ‘부분을 쌓다’로 즉 ‘나눈 부분을 모으는 행위’라고 한다. 비유하자면 항아리의 넓이를 알기 위해 모래로 가득채우고 그 모든 모래의 넓이의 합이 항아리의 면적이 된다는 방식이ㄷ다 수학이나 다른 과학 분야에서도 적분을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적분의 시초는 아마도 넓이를 계산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넓이를 잴 필요가 생겼거나, 넓이를 계산해야 할 문제가 생겼으리라. 어쨌든 문제를 해결할 방식이 필요했다고 한다. 넓이를 재기 위해서는 어떤 단위 기준이 필요했고, 그 기준에 바탕하여 넓이를 계산해야 했다. 면적이 작거나 반듯한 땅이라면 잣대를 가지고 직접 잴 수 있었다. 가로세로 1미터인 판을 이용하여 이 판이 몇 개가 놓이는지 놓아보면 알 수 있었으리라. 열 개가 놓이면 열자, 20개가 놓이면 20자라고 할 수 있었으리라. 이런 것을 하다보니 넓이에 대한 어떤 규칙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래서 직사각형의 넓이는 가로*세로하는 공식이 생기고, 삼각형의 넓이는 2분의 1*직사각형의 넓이=2분의 1*밑변*높이가, 다각형의 넓이는 삼각형의 넓이를 이용하여 구할 수 있었다. 원의 넓이는 (반지름)* <(반지름)*(원주율)> =(원주율)*(반지름)제곱의 공식이 생겼다고 한다. 사각형의 넓이를 재다가 사각형의 넓이를 잴 수 있는 보편적 공식을, 삼각형의 넓이를 개별적으로 측량하다가 삼각형의 보편적 공식을, 원의 넓이를 계산하다가 보편적 공식을 수립했다. 그러다가 모든 모양의 넓이를 구하고, 모든 모양에 맞는 넓이를 계산할 수 있는 일반 공식을 수립하게 되었고, 그것이 적분의 공식으로 되었다고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적분기호 인티그랄 ab f(x)dx가 되었다고 한다. 이상이 내가 이해하는 전부다. 책의 후반부는 이 적분기호를 이용하여 어떻게 넓이를 구하고, 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과 풀이나 계산이나 증명을 하는데 대부분은 알 수 없는 내용이었다. 미적분은 충분한 수학적 지식이 축적되어야 한다고 했으니, 언젠가는 눈에 보이는 때가 있으리란 희망을 가져보는 것으로 위로를 삼기로 했다.
이 책의 일곱 번째 수업에서는 카발리에리 원리가 소개되고 있다.
/두 평면도형이 한 쌍의 평행선 사이에 들어 있고 이 직선과 평행한 임의의 직선을 평행선 사이에 그었을 때, 그 직선에 의해 잘린 평면도형의 두 선분의 길이가 항상 같다면 두 평면도형의 넓이는 같습니다/
누가 이걸 내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해 주면 좋겠다.
첫댓글 축적,
줄리안 반스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서 축적 얘기를 언급했는데, 수학적으로 풀이하니 축적(더하기)없이는 사건이 발생하는 일도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