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겸 작가 프로필
(사)종합문예유성 시, 시조, 동시, 수필, 소설, 문학평론 6개 부문 등단
(사)종합문예유성 글로벌문예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사)종합문예유성 글로벌문예협회 대구지부 회장
(사)종합문예유성 글로벌문예대학원 전문가 과정 문예창작학과 졸업
(사)종합문예유성 글로벌문예대학교 시낭송학과 졸업
(사)종합문예유성 글로벌문인협회 회원
1. 철마는 달리고 싶다
성하 이대겸
한탄강 비경을 거슬러 올라
민초의 간절한 염원을 싣고
철마는 달리고 싶다
녹슨 열차도, 반듯한 팻말도
목이 메도록 부르짖고 있거늘
숱하게 많은 이산가족의
간절한 소망을 뒤로하고
이념의 장벽으로 막힌 철길의 종단점
백마고지역에서, 신탄리역에서,
그리고 임진강역에서
소리 없는 절규가 메아리친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
철마는 그렇게도 간절히 달리고 싶다.
2. 레드 와인
성하 이대겸
비 내리는 날의 평온이
거실의 간접조명에 아늑하게 내리고
탁자 위의 와인에서 아내의 입술이 웃고 있다
여인으로 변색한 아내의 아이보리색 가운이
색다른 조명에 핑크빛으로 속삭이는데
카베르네 소비뇽 레드와인이 채워지고
두 개의 잔이 허공에서 부딪친다
부딪치는 유리잔의 맑은 소리가
미래의 장밋빛 황혼에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3. 까마귀와 까치
성하 이대겸
푸른 바닷가
카페의 옥상 통신 탑 위에서
까치와 까마귀가
영역 다툼을 하고 있다
까마귀가 단말기 앵글에 앉으면
까치가 와서 쫓아내고
다시 앉으면 또 쫓아낸다
전설 옛적에
견우와 직녀를 위해 서로 힘을 합하여
아늑한 은하수 별빛 강물 위에
사랑의 오작교를 만들었던 너희들 까막까치
옛 추억은 어디에 두고
그 전설의 날은 어이하라고
어찌하여 서로가 자리다툼만 하고 있느냐.
4. 화이트 와인
성하 이대겸
와인 잔에
비 내리는 밤을 담았다
한 잔의 와인으로 내 마음의
마른 화분에 물조리를 기울인다
이 밤
혀끝에 닿는 와인의 감미로움이
투명한 크리스탈 잔에서
그리움의 향기로 피어오른다
그저 이름 없는 조촐한 와인 한 잔이
하얀 장미꽃 선물같이 잔잔한 여운을 남기며
내리는 비를 담고 가슴을 적신다.
5. 한탄강은 흐르고
성하 ㆍ 이대겸
녹색 제복의 그 시절 우리는
전곡의 한탄강 암벽 인근에서
인내와 기개의 유격 훈련에 두 눈을 반짝였고
전투 훈련으로 철마다
다락대의 평지를 굶주린 이리처럼
내달리며 관측의 의무를 다했다
구보 행렬이 부대로 돌아오는 길에서는
백의리 다리 아래쪽
얕은 산바위 그늘의 맑은 강물이
그 싱그러움으로 우리를 응원해 주었다
지금도 여전히 젊은 건아들의
얼룩무늬 제복의 의지가 그러하리라
유구한 세월을 푸르게 흐르는 강물아,
언제일까 그날은!
그 완고하던 동베를린의 장벽이 허물어지듯
저 아집의 이념이 무너지고
남과 북이 하나 되는 그날은 언제일까?
한탄강은 절경을 굽이돌며 흐르고 또 흐른다
첫댓글 매우 감동적이고 멋진 시 작품 잘 확인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원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