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서 준호는 웬지 상쾌함을 느끼고 마치 사법시험 이라도
합격한 기분으로 뱅뱅 사거리를 걸어서 강남역의 커피 샾에서 앉아서 생각한다.
ㅡ 이제 걱정은 날라 갔겠지?" 부회장이 서류를 읽었다면 반드시 새 모델을 볼
것 이라고 여겼다.
아마도 아리아스 아그리빠 비너스 줄리아의 석고 모델을 보면 분명 기절초풍
하고도 남을 걸. ㅡ
준호는 생각하면 할수록 기분이 유쾌해져서 견딜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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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이 엄마는 부지런히 서초동과 고여사 집을 오고 간다.
현철의 형수로부터 밀명을 받은 영남엄마는 고여사에게 선경이를
제주도에 다녀오게 하기위해 고여사 집에서 수다를 떨고 있다.
"고여사님, 요즘 제주도에 신혼부부가 아주 많대요."
"그렇겠죠."
고여사는 담담히 말한다.
"선경씨를 제주도에 다녀오게 하는게 어떨까요?"
"제주도에요?"
"예, 제주도요"
영남이 엄마는 이미 고여사의 마음을 아는지라 거침없이 말한다.
"결혼한 커플들이 쌍쌍이 다니는 것을 봐야 선경씨도 빨리 결혼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겠어요?"
"그야 그렇겠지."
고여사는 당연한 듯이 말한다.
"그러니까 빨리 선경씨를 제주도에 보내세요."
영남이 엄마는 착! 달라붙는 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결혼도 안하고 어떻게 여행을 보내요?"
고여사는 깜짝놀라 묻는다.
"아이, 누가 신혼여행을 보내라고 했나요? 단지 바람을 쏘이라고 하는 거죠."
고여사는 그제서야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걔가 가려고 할까?"
고여사는 자신이 없다는 듯이 말한다.
"그러니까 고여사님께서 설득을 시켜야지요."
"이따 들어오면 말해보죠."
고여사는 알겠다는 듯이 말한다.
영남이 엄마는 벽에 걸린 사진을 보며 말한다.
"아휴, 이제 저 어른께서도 마음을 푹 놓으시겠어요."
고여사는 영남이 엄마가 가리키는 사진을 보며 말한다.
"그렇겠지. 자식이 다 성장해서 혼사가 들어오는데 기쁘지 않을려고?"
고여사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한다.
영남이 엄마는 수다를 좀 더 떨고는 자리를 일어난다.
"이제 아드님만 장가를 보내면 고여사께서는 부러울 것이 없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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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이는 고시를 패스하고 나야 뭐 장가를 들이던가 해야지 아직은 뭐."
고여사는 아들이 판,검사가 되고 나면 그 때 훌륭한 며느리 감을 맞이하려고
염두에 둔 듯하다.
"그럼요, 사법고시만 패스하면 신부감이 줄을 서게끔 제가 조기를 꿰어놓듯이
여기서부터 대문 밖에까지 줄줄이 꿰어놓죠."
고여사는 흐뭇해서 웃으면서 영남이 엄마를 대문 밖으로 마중을 나간다.
영남이 엄마를 보내고 나서 고여사는 벽에 걸린 남편의 사진을 내려놓고 먼지를
닦는다.
30대의 사진은 세월이 많이도 흘렀건만 볼 때마다 조금도 퇴색하지 않고 젊음을
나타내고 있다.
고여사는 사진을 보면서 남편에게 원망스런 눈길을 보낸다.
숱한 세월을 눈물과 한숨으로 보내기를 어언 이십년이 다 되가고 자신은 어느새
염색을 하지않고서는 외출하기가 거북할 만큼 늙어버렸건만, 사진을 볼 때마다
지나온 날들이 서러워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이었다.
숱한 세월동안 얼마나 그랬을까, 잠을 자다가 옆이 허전해서 손을 어둠속에서 저어 볼 때면 그 때마다 허공을 잡을 때의 마음은 이루말할 수가 없이 슬픔속에서 흐느껴 울어야 했다.
저녁에 잠자리에라도 들을때 차거운 이불이 피부에 닿을라지면 남편이 몸은
지금 쯤 차디찬 땅속에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절로 나는 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그럴때면 사람이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회의가 자연히 생겼고 인생은 과연
무엇 때문에 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 사색에 잠길 때가 있었다.
자식들만 아니었다면 훌훌 털고 새처럼 날아가듯이 자유롭게 살아갈텐데...하고
생각해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독수공방이 괴로워 재혼을 하라고 주위에서 그리고 시집에서도 말을 하지만은
차마 그러지를 못하였다.
다정했던 연애시절을 생각하면 남편의 얼굴이 떠 올라서 도저히 그럴수가 없었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보면 지팡이를 짚고 동냥을 하는 부부를 보고는 때로는 위안이
되었고 명동성당에 가다보면 두 다리가 절단이 나서도 살겠다고 찬송가를 틀고 한
푼 두푼을 받아서 연명해가는 이들을 볼 때면 자신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겨졌다.
독수공방의 고통, 생활의 부족함에서 나오는 괴로움, 아빠없이 자라야하는 아이들의 설움을 지켜보아야 하는 서글픔등은 직접적이 아닌 간접적인 고통이라는 것을
깨닫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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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여사는 문득 사진을 보며 상상해본다.
ㅡ 남편은 만일 내가 먼저 죽었다면 어땠을까? 혼자서 아이들을 키우고 재혼을
하지않고 기나긴 밤을 홀로이 외로움과 슬픔속에 젖어 살아갈 수가 있을까?
어떻게 아이들 빨래를 하고 방청소를 하며 밥은 또 어떻게 먹일 수가 있는 것일까?
학교 갈 준비를 어떻게 해주고 아이들이 울면 과연 달랠 수가 있을까?
자기가 살아서 고통을 받고 사는 것이 훨씬 나았다고 여겨진다. ㅡ
한숨을 내쉬고는 사진을 벽에 걸어놓고 부엌으로 간다.
영남이 아버지는 조상대대로 현철이네 하인 이었다.
영남이 엄마는 그 사실을 시집와서야 알게 되었으나 현철이네가 워낙 돈이 많아
영남이 아버지와 같이 하인노릇을 하고 있었다.
현철이 아버지가 생전에 가게를 하나 얻어주어 슈퍼를 하고 있으며 최근에 서초동
근처에 아파트를 하나 사는 바람에 돈이 궁색하여 현철이네 집으로부터 빛을
얻어쓰고 있었으며 이번 혼사를 성사시키면 거의 받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놓고 있었다.
빛 때문에 갚을 길이 막연하여 궁리를 한 것이 이웃에 사는 선경이를 현철이에게
중매를 주선함으로서 빛을 해결하려고 갖은 호들갑과 수다를 다 떨어서 맞선까지 보게 할 수가 있게 되었던 것이다.
영남이 아버지 한테는 군대 갖다온 동생인 광수가 있었고 대학을 졸업하여 대 기업에 근무하고 있었다.
대학시절에는 학생회에서 활동도 하고 비교적 학점도 우수하여 대 기업에 취직을 해놓고 군대 갖다와서 바로 취직하여 무역부에 근무하고 있었다.
광수는 형이 경기도 여천 신륵사에 있는 현철이네 선산지기로 가서 살다시피 하는 것을 늘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
아버지가 조상이 물려준 하인이라는 멍에를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하여
이제 그만 그 틀에서 벗어나라고 그렇게 말해도 형은 "사람은 순리대로 살아야
하는 것이야. 그 순리를 거역하면 곧 불행이 다가온다" 라고 말하시며 명절 때가 되면 동생을 데리고 주인 선산으로 가서 하인으로서 필요한 예절을 가르치고
하지만 광수는 한 귀로 듣고 그냥 흘러 듣을 뿐 이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하인노릇을 하느냐고 형과 형수에게 따지지만 현철이네로부터 돈을 얻어쓰고 또 가게까지 받고 있어 동생의 말을 듣지않고 있었다.
한 번은 형과 함께 추석을 맞아 미리 내려가 차례를 지낼 준비를 하고 있는데 현철이가 "머슴아!"하고 부르는 것에 화가나서 대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 후부터 현철은
광수를 쾌심한 놈이라 생각하고 언젠가는 혼을 내주려고 벼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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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하인 놈이 명문대학을 들어갈 때부터 심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광수가 대드는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 마음속에 분노가 끓게 되었다.
"하인 새끼가! 감히 대들어" 라고 말하고는 분을 삭이지 못해 씩씩댔다.
선경은 엄마로부터 현철이네서 만날 장소를 알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이대 앞에
있는 카페에서 만나겠다고 영남이 엄마한테 전했지만 현철은 형의 말대로 호텔 신라에서 만나는게 어떻냐는 제의를 해 놓고 있었다.
선경은 호텔 커피샾에서 만나는게 불편했지만 학교 앞 카페는 주차 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엄마의 설득에 못이겨 할 수 없이 약속을 정하고 당일로 머리도 식힐겸제주도에도 다녀오라는 엄마의 간곡한 설득에 날짜를 승낙하고 말았다.
선경은 아침에 일어나서 엄마가 화장을 조금이라도 하라는 성화에 못이겨 살짝
머리만 대충 만지고 집을 나서 택시를 탄다.
장위동의 북적이는 도로를 택시는 잘도 빠져나가 고대앞을 지나면서 자신이 고대를 지원할까 하고 생각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고풍스런 정경대 건물을 창밖으로 바라보고 있다.
해는 벌써 떠서 정경대의 고풍스런 시계탑 건물을 비추고 있었으며 시계탑의 시계는 10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ㅡ 명숙이와 정희 말대로 졸업하기 전에 약혼을 해야하나? ㅡ
문득 그런 생각이 들고 선경은 어느새 자신이 졸업을 앞두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남산타워가 눈에 들어오고 호텔 신라의 높이 솟은 건물이 바로 앞에 다가왔다.
택시는 호텔 정문에 댄다.
선경은 내리고 안으로 들어간다.
커피샾으로 가니 현철이 벌써와서 기다리고 있다.
"안녕하세요."
선경이 다가가자 현철은 일어나서 반갑게 맞이한다.
선경도 따라 인사하고 현철이가 안내하여 주는 자리로 가 앉는다.
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주문받으러 종업원이 오자 현철은 선경에게
시킬 것을 권한다.
"제가 차로 집 앞에까지 가려고 했는데 ..."
현철은 아쉽다는 듯이 말끝을 흐린다.
"괜찮아요. 힘드시게 굳이 그러실 것 까지는 없어요. 도로가 복잡해서요."
차가 나오자 두 사람은 마시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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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대화가 중단된 사이에 외국인들이 연주하는 음악이 여기저기에서 대화하는
소리를 집어 삼키고 있다.
"차를 산지가 얼마 안되서 주차하기 쉬운 아니 편리한 곳에서 담소하고 싶어서
호텔 커피샾에서 만나고 싶었습니다.
ㅡ 이러면 됐겠지? 그러면 자연스럽게 구름을 탄 것같은 BMW를 떠올리겠지. ㅡ
현철은 형이 일러준대로 말을 한다.
"그렇죠, 거기에는 차를 세우기가 어렵지요."
선경은 동감을 나타낸다.
"제주도에 가주신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현철은 말하고서 선경의 눈치를 살핀다.
"뭐 그냥 바람쐬러 가는데요."
"제주도에는 사시사철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죠. 중국인과 일본인들이 많이 오는
것 같아요. 저는 가끔 싱싱한 회를 먹으러 가서 머리도 식힐겸 다녀오는데 주말엔
비행기 좌석을 못 구할 때가 있어 하루를 더 묵을 경우도 있지요."
"호텔에서 묵으시겠지요?"
"예, 늘 호텔 신라에서 머물지요."
"좋으시겠어요."
선경은 정말 부러운 듯이 말한다.
"별말씀을."
현철은 고개를 앞으로 약간 숙이며 겸손의 표시를 한다.
ㅡ 음, 프랑스로 화제를 꺼내라고 했지. ㅡ
현철은 형이 가르쳐 준 것을 기억하려고 애쓴다.
"프랑스에서는 특히 파리에는 애견문제로 심각하다고 합니다."
"어머, 왜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애견을 갖게된 것은 프랑스와 영국의 영향이 많지요.
관광을 다녀와서는 그들이 강아지를 꾸며놓은 것을 보고 따라하게 된
것이고, 또 유학생활을 하면서 세계의 명문대생들과 어울리려고 부단히
노력하다보니 그들의 문화에 완전히 빠져버려 한국에 들어와서는 유학을
다녀온 것을 자랑과 향수에 젖어 키우다보니 자연히 이웃과 친지와 친구들에게
홍보가 되어 너도나도 한 번 키워보자 하는 붐이 불어서 이제는 보약을 먹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죠."
선경은 새삼스레 현철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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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은 습관처럼 일어나서 잠시 실례를 한다고 한다.
화장실에 들어와서는 형이 말한 것을 생각한다.
ㅡ 내가 너 사진을 가지고 여대학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100명이 다 너의 첫 인상에 그다지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었는데,
여자들이 생각하는 너의 고정관념을 깨뜨려야 해!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의 지식을 추월해야 할 필요가 있어, 그래야 여자들은
경의심으로 대할려고 할꺼야. 경륜이 넘치는 듯한, 학자같은 기이한 사람들이
풍기는 느낌을 심어 주어야 하는거야, 알았지? ㅡ
거울을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현철은 자신이 정말 입이 크다고 여겨졌다.
어려서 자라면서 친구녀석들이 "메기야~ " 하고 부른 이유가 있다고 느껴졌다.
"형은 입이 작은데 나는 왜 이렇게 입이 클까?" 하고 중얼거리면서 거울을 본다.
넥타이를 다시 만지고는 주머니에서 메모지를 꺼내 읽는다.
화장실을 나서는 현철.
선경은 현철이 말한 것을 누군가가 귀에다 대고 외친 것 같은 멍멍함을 느낀다.
현철이 자리에 돌아오자 선경은 자세를 추린다.
"아, 미안 합니다. 친구녀석이 개를 가지고 왔는데 어찌나 성가신지."
"선경씨도 개를 좋아 합니까?"
"아니요."
"저도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런던의 명물이 안개와 흐린 날씨 그리고 바바리 코트라면 파리는 어쩌면 에펠탑이 아닌 개똥이나 오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머, 왜요?"
선경은 웃으면서 묻는다.
"파리시내에는 자그만치 20만 마리 개들이 매일 배설을 해서 사람이 지나다 미끄러 져서 부상당하는 사고가 매년 600여 건이 되어 이미 외국 관광객들에게 조롱거리 가 된지가 이미 오래라는군요. 매일 16톤이 파리시내에 쏟아진다나요.
결국 파리시청에서는 개똥을 즉각 처리하지 않는 시민에게는 벌금을 부과하지만
시정이 되지않고 있어 될 때까지 벌금을 계속 올리기로 방침을 정했답니다."
"그렇군요. 예술의 나라 파리에도 그런 골치거리가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파리시민들은 또 개들이 물똥을 싸면 어떻게 하냐고 따지는데 그걸 어떻게 치우냐 고 내 개가 싼 똥인지 그걸 증명하기 위해서는 DNA 조사를 요구하겠다고 하자
파리시장은 앞으로 개똥이 캐비어 보다도 더 비싸질 것 이라고 말했는데 과연
그렇게 될지 프랑스 국민들이 선진 국민인가를 볼 수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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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어요?"
"예, 상어 알 말입니다."
"상어 알이 그렇게 비싼가요?"
"비싸지요. 아마 국내에서는 대여섯 호텔에서만 취급할 것입니다.
그것도 항상 있는게 아니지요. 그리고 상어 지느러미 요리가 또 일품이라고
합니다."
"상어 지느러미요?"
"그런 요리가 있다더군요."
"별 요리가 다 있군요."
"왜 또 있지않습니까? 영화 '인디아나 존스'에 나오는 원숭이 골을 손님에게
특별히 대접하는 요리라고..."
"아으. 징그러워라."
선경도 영화를 보면서 얼마나 놀라서 소리를 낸 적이 생각났다.
"선경씨는 실례지만 번데기를 먹어 봤습니까?"
"예, 어렸을 때부터 먹기 시작했어요."
"국민학교 2학년 때 였던가 저녁에 잠자리에 들 무렵 오빠가 맛있는 것 있다고
해서 밖에 나갔더니 눈을 감고 입을 아! 하고 하라고 했더니 오빠가 뭔가를
넣어주고는 먹으라고 해서 먹었더니 고소한 맛이 나서 그 때부터 번데기를
먹을 수가 있었는데 낮에 먹을려니 얼마나 징그러운지 ... 그래서 먹을 수가
있게 되었죠."
"바로 그겁니다. 선입관 이라는 것이. 사람은 누구나 겉을 보고는 그 사람을 어느
정도 평가 하는데 그것은 아주 잘 못된 습관이지요."
현철은 강조 하듯이 힘주어 말한다.
"맞아요, 보편적으로 그런 것 같아요."
"원효대사가 당나라로 유학을 가는 도중에 도를 크게 깨우친 일화가 있죠.
하루는 어두어져서 동굴에서 자는데 잠을 자다가 갈증이 나서 물을 찾다가
동굴속을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그릇이 없나 하고 찾다가 뭔가 어둠속에서
그릇을 찾고는 물을 떠서 아주 맛있게 마시고는 아침에 또 마시려고 그 장소에
가서 그릇을 찾으려고 보니 해골이 있어 어제 먹은 물이 생각나 왝! 하고 토하려
고 하다가 깨우친 바가 있어 무릎을 탁! 치고는 당나라 유학을 그만 두고는 도를
연구하였다는 설이 바로 선입관이죠.
모든 생각은 고정관념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