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프로그램을 진행 지원하는 바보를 사무실에 내려주고 한치로 간다.
경기 번호판을 단 관광버스와 SUV 한대가 서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니 10시 10분을 지난다.
작은 고개에서 오른쪽으로 꾸준하게 오르막을 걷는다.
왼쪽으로 바다가 나무사이로만 희끗 보이고 아미봉에 이르니
웅치 벌판 뒤로 제암산이 보인다.
멀리 무등은 구름에 반쯤 가렸다.
호남정맥을 하는지 땀을 흘리는 산객들이 두섯씩 짝이오 내려오고 있다.
버섯과 며느리밥풀과 무릇 맥문동 닭의장풀 등이 많이 피어있다.
왼쪽으로 열린 바위에 서서 득량도 앞으로 앉은 제2다원과 회령마을을 내려다 본다.
건너 바다는 흐리고 가끔 푸른 하늘이 조금 열리기도 한다.
봉강마을의 정해룡 고택은 보이지 않지만 그 마을에서 일림산으로 숨어든 사람들을 짐작한다.
한시간이 다 걸려 보성강 발원지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나 너른 조망을 얻는다.
노란 마타리를 두고 바다를 찍어본다.
억새가 피어나고 있다.
12시가 못 되어 아무도 없는 정상에 도착한다.
사방을 둘러보고 풀숲에 들어가 바보가 싸 준 만두와 옥수수를 안주삼아 캔맥을 마신다.
안양쪽의 벌판도 맑지 않고 멀리 완도 섬들도 조금 아쉽다.
일어나 다시 정상에 서니 월출산이 가깝다.
쉬지 않고 걸으니 주차장엔 한 시간 반정도 걸려 두시가 되기 전이다.
왕복 10km 정도를 잘 걸었다.
바보에게 가기 전에 봉강고가를 들를까 하다가 다음으로 미루고
덕림마을 솔밭만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