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에게 보내는 목동의 노래
크리스토퍼 말로우
내게 와서 함께 살며 내 연인이 되어주오
골짜기와 수풀, 언덕과 들판
삼림과 험준한 산들이 우리에게 주는
온갖 기쁨을 시험하여 보자꾸나
바위에 걸터앉아서는
목동이 양떼를 몰고 가 개울 옆에서
양치는 모습을 보자꾸나
개울 소리에 맞춰 새들은 멋진 목청으로 노래한단다
너를 위해 장미 방석을 만들어 주마
많은 꽃들로 향기로운 꽃다발도
꽃 모자도 만들고, 도금 양나무 잎사귀를
무늬로 한 패티코트도 만들어 주마
귀여운 어린 양의 털을 깎아서
값진 양모 가운도 만들어 주마
추위를 피하기 위해
바닥 깔린 슬리퍼를 만들고
순금제 버클을 달도록 하자
짚과 담쟁이 덩굴 싹으로 밸트도 만들고
산호 고리와 호박 보석으로 꾸미도록 하자
이런 즐거움들이 너를 기쁘게 할지니
내게 와서 함깨 살며 내 연인이 되어 주오
[작가소개]
크리스토퍼 말로우
Christopher Marlow(1564~1593)
영국의 극작가ㆍ시인. 제화공의 아들로 태어나 장학금으로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하였다. 재학 중 일찍이
유럽 제1을 자랑하던 영국의 첩보 기관에도 관계한 듯하다. 1593년 5월 30일ㆍ딥트퍼드의 주점에서 술값으로
사소한 다툼 끝에 동료 밀정에게 찔리어 죽었다. 생전에 워터롤리 경(卿) 등의 진보적 지식인들과 친교를 맺었고,
신을 부정하는 논문을 썼다고 하여 그가 죽은 뒤에 체포령을 내리는 등 29년의 짧은 생애에 파문이 그칠 날이 없었다.
희곡으로는 한 목동이 유럽의 정복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비극 《템벨레인 대왕>과 파우스트 전설에서 취재하여
무한한 지식욕을 테마로 한 비극 《Dr. Faustas(1592)》가 특히 유명하다. (지식백과에서 인용)
전체의 내용으로 보아 여자 친구에게 보내는 구애의 편지로 보인다. '내게 와서 함께 살며 내 연인이 되어주오'라는
대사가 시의 첫머리와 마지막에 반복되고 있다. 편지를 보내기 전에 이미 연인이 되어 있었다면 굳이 화자가
머무는 곳을 그토록 미화시키며 상대방을 유인할 필요까지는 없었을 것이다. 완전한 연인이 되기 전의 친구를
화자가 머무는 산골마을로 유인하여 같이 동거생활을 할 목적으로 소꿉놀이와 흡사한 흥미롭고 신비로운 계획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음이 엿보인다.
목동의 노래라 하면 요들송이 떠오른다. 일찌기 알프스의 목동들이 가성으로 불렀던 외침에 가사가 붙으면서
요들송으로 발전하였다는 것인바, 위 크리스토퍼 말로우의 시를 요약한다면 요들송의 훌륭한 가삿말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그는 목동이 유럽의 정복자로 성장한는 과정을 그린 희극까지 썼다고 하니
목동을 주제로한 시를 쓴 것도 우연히 아닌 듯하다. 생전에 목동의 삶과 같은 여유로움을 동경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삼해 생각)
[출처] 연인에게 보내는 목동의 노래- 크리스토퍼 말로우|작성자 삼해
첫댓글 감사합니다
무공 선생님
댓글 주심에 고맙습니다.
오늘도 건필하는 날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