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대한 묘사가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지 않음에도 먼 나라에서 날아온 한 새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의 참혹함에 대해 여실히 느껴볼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새가 머무르던 곳은 꽃과 열매가 풍성하게 열리는 아름다운 나라였지만, 전쟁이 모든 것을 삼켜 버린다. 새는 어쩔 수 없이 살던 곳을 떠나게 되고, 굶주리고 지쳐 물속으로 곤두박질친다. 그때 고래 ‘파랑이’가 새를 구하고, 파랑이와 등대지기 ‘조나스’는 새를 정성껏 돌본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대부분 새를 구조하고 돌보는 파랑이와 조나스 입장에 자신을 투영하겠지만, 휴전 국가인 우리의 현실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를 피해 도망쳐야만 하는 새의 입장이 될 수도 있다. 각각의 다양한 위치와 입장을 고려하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은 낯설게 되고, 더 넓은 시야로 좀 더 깊이 생각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 환경, 인권, 다양성, 생명 존중 등 # 우리 시대의 묵직한 주제로 감동을 전달하는 바루 작가의 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