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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절대 믿지 말라?
타로에 관한 진실 혹은 거짓
경기침체, 정치적 혼란, 청년 실업, 고용불안…… 전쟁 같은 현실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지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황을 누리는 곳이 ‘점집’이라고 한다. 기댈 곳이 마땅치 않은 이들이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많이 찾는 것이다.
최근에는 점, 사주, 관상보다 타로에 더 관심이 집중되는 듯하다. 사주처럼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사주보다 ‘지금’의 문제를 더 잘 다루고, 젊은이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타로를 통해 잠시 심리적 안정감을 얻지만 또 어떤 사람은 매우 이해할 수 없다며 타로 보는 것을 미신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정말 그럴까? 타로는 말도 안 되는 말장난에 불과한 것일까?
타로, 인문학으로 읽다
동서양사상을 아우르는 방대한 타로의 세계
타로는 서양에서 오랫동안 사람들을 위로해온 사유체계였다. 타로의 역사는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14세기부터 시작되었으며 그 지적 배경도 모로코, 수피, 카타르에서 아틀란티스, 신비주의 랍비, 유대교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종교와 역사, 철학을 아우른다.
타로카드 속에는 구석기부터 신석기에 이르기까지의 세계사, 신화를 비롯해 철학, 문화와 동서양사상 등이 함축돼 있으며 동물과 식물, 인간과 신의 세계가 들어 있다. 또한 성공과 좌절, 사랑과 지혜 등 우리의 인생 여정이 78장의 카드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타로는 단순히 미래의 길흉을 판단하는 점치는 도구가 아닌, 삶의 비밀을 거울에 비춰내듯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도구이다.
이 책 『타로로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는 바로 이러한 타로 속 인문학, 즉 타로 속에 담긴 역사, 신화, 인물, 예술 등을 다룸으로써 타로를 단순히 ‘점치는 도구’가 아닌 우리의 현재를 이해하고 무의식을 비춰주는 사색의 도구로서 그 위상을 높이고자 한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타로점’이 아닌 ‘타로상담, 타로 심리상담’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https://youtu.be/yHDXxlrLSLI
당신이 뽑아 든 카드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타로상담은 크게 두 가지 행위로 이루어진다. ‘질문을 하고 타로를 통해 답을 구하는 것’이다. 타로에 대한 편견을 가진 이들은 카드를 몇 장 뽑는 것이 단순히 우연일 뿐이며 전혀 인과관계가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당신이 뽑아 든 카드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책속으로
타로는 지식이 아니다. 학문도 아니다. 타로는 발견이며 깨달음이기 때문에 수많은 상징들을 통한 사색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글은 어쩌면 그 사색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타로는 명사가 아니다. 하나의 단어에 얽매이는 것은 오히려 타로의 해석을 방해할 뿐이다. 머리의 것을 가슴으로 내리는 과정에서 타로는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통로가 되어 줄 것이다. 이 책이 타로로 가는, 자신과 만나는 쉽고 재미있는 ‘통로’가 되기를 희망한다.
---「들어가는 말」중에서
마법사는 연금술사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모든 사물엔 근원이 되는 물질이 있는데 이 근본 물질을 정제하여 다른 속성을 결합하면 새로운 물질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연금술사들의 생각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연금술사들은 납 같은 금속으로도 황금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황금’이란 무엇인가? 영원히 변하지 않는 가치이다. 연금술사의 목표는 가시적으로는 황금을 만들어내는 것이지만 진정한 목표는 ‘변하지 않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연금술사는 금속을 변형시킬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변형’하고자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늘과 땅의 기운이 잘 통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으리라. 그래서 마법사는 ‘서’ 있으며 두 손으로 각각 하늘과 땅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마법사」중에서
2번 카드인 여사제는 흑과 백 두 기둥 사이에 앉아 있다. 여기서 두 개의 기둥은 이중성을 상징한다. 빛과 어둠, 남성과 여성, 동動과 정靜, 이성과 감성, 음과 양, 긍정과 부정, 삶과 죽음 등 이원성의 기둥 사이에서 고위 여사제는 균형을 잡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고위 여사제는 영적인 사고력이 발달하였으며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읽어내는 통찰력과 직관력이 뛰어나다. 여사제가 앉아 있는 기둥은 예루살렘의 솔로몬 성전 입구에 서 있는 기둥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된다. 기둥에 새겨진 알파벳 B와 J는 각각 보아즈(Boaz, 여호와 안에 힘이 있음)와 야긴(Jakin, 여호와가 일으킨다)을 가리킨다.
---「여사제」중에서
로마신화에 나오는 운명의 여신 포르투나는 인간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수레바퀴를 관장했다고 한다. 수레바퀴의 위쪽에 위치한 사람은 커다란 부와 영예를, 아래쪽에 위치한 사람은 끝없는 절망을 맛본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녀는 종잡을 수 없이 변덕스러워서 마음 가는 대로 수레바퀴를 돌렸다고 한다. 우리네 삶이 마치 여신의 변덕스러운 마음처럼 종잡을 수 없는 이유가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심판을 담당하는 스핑크스는 정좌하고 있지만 실제 수레바퀴를 돌리는 것은 ‘아누비스(자칼의 머리에 인간의 모습을 한 고대 이집트의 죽은 자들의 신)’로 보인다. 우리 ‘삶’을 떠받들고 있는 것이 실상은 ‘죽음’이란 것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운명의 수레바퀴」중에서
한 여인이 눈을 가린 채 푸른 바닷가 앞에 앉아 있다. 여인 등 뒤의 바다에서는 파도가 일렁이고 여기저기 암초도 보인다. 초승달이 여인을 가늘게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양손에 장검을 든 여인이 가슴을 가린 채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가까이 오지 마, 가까이 오면 찌를 거야.” 여인은 상처받을까 두려운 마음으로 움직여볼 생각도 못 한 채 고민만 하고 있다.
방어 태세를 취한 채 앉아 있는 여인에게 검 2번 카드는 말한다. 걱정만 하지 말고 용기를 내라고. 망설이지 말고 행동에 옮기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안대도 풀고 애써 외면한 두려움의 실체도 정면으로 마주 보아야 한다. 이 카드는 머리로 걱정만 하지 말고 선택이나 결단을 내리라는 조언을 주고 있다.
-'투 소드' 중에서
기존의 관념과 통념에 도전장을 내밀고 거침없이 몸을 던진 여성들이 있다. 아마도 그들이 검의 여왕에 해당할 것이다. ‘철의 여인’이라고 불리는 마거릿 대처도 이에 해당한다.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로 20년간 최장기 집권을 이끈 인물. 노조를 궤멸시키고 광대한 산업 부문을 민영화하면서 그녀는 사랑과 증오를 한 몸에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하루 18시간씩 일하는 일 중독자인 그녀의 ‘철의 여인’이란 별칭은 소련 공산당 기관지가 지어준 것이었는데 그녀는 이 별명을 아주 즐겼다고 한다. 31세의 나이에 자살을 택한 전혜린, 영원한 신여성이며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해방론자였던 나혜석도 이 유형에 해당한다.
---「검의 여왕」중에서
필자는 심리상담사로서 타로를 상담의 도구로 쓴다. 타로로 미래 예측을 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타로를 통해 내담자의 현재를 읽고 그 에너지를 어떤 방향으로 전환할 것인가를 내담자가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데 더 중점을 둔다. 도와주는 것, 조력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이유는 그래야만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에 대해 더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정답을 듣기보다 스스로 문제의 원인을 알아차리고 답을 찾을 수 있다면 그 효과는 더욱 크다. 심리상담, 타로상담이 미래 예언에만 그친다면 원인을 알아차리는 일은 또 뒤로 미루어져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 ---「타로카드 리딩하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