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의 도시 이집트 여행 ***
1.이집트로 출발 (1월 5일 수요일)
다양한 색깔을 지닌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은 나이를
먹어도 소풍을 떠나는 아이처럼 흥분이 된다.
4대 문명의 발상지 중 중국의 황하문명, 인도 갠지스강 유
역의 인더스 문명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기회가 있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이번에 나일강의 젖줄을 따라 이집트 문
화기행을 하게 되었다.
찬란한 고대문명과 각양각색의 생활 모습을 접할 때마다
위대한 문화유산에 감동하고, 독특한 삶의 현장을 체험하는
여행길은 설렘으로 가득하기 마련이다.
기내에서 ‘세계 문화 기행’ 책 중 이집트 편을 읽었다.
여행지의 정보를 미리 숙지하고 떠나면 즐거움도 배가되고,
느끼고 배우는 것도 많아지기 마련이다.
내가 알고 있는 이집트에 대한 지식이라는 것이 학창시절
세계사를 배울 때 들었던 단편적인 것뿐이라 뼈대도 잡히지
않는다.
나일강은 아프리카 남반부의 부룬디, 탄자니아 국경지대에서
발원하여 총 길이 6671km인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세계에서
첫 번째로 긴 강이다.
그리고 삼각주와 아스완댐, 기원 전 5천 년 전부터 발달한
고대문명,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이라는 것,
뛰어난 측량술과 천문학이 발달했다는 것이 기억날 뿐이다.
13시 15분 이륙하는 카이로까지 가는 비행기는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공항(1시간 체류)을 경유 카이로까지 1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KAL 직항 노선 이다.
중국의 북부지방을 관통하여 톈산산맥을 지붕 삼아 서쪽으로
베이징, 우루무치, 타슈켄트, 카이로까지 장장 8,000km의
거리를 날아갔다.
계속 서쪽으로 날아가니 시간이 지나도 해는 질 줄을 모른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양털 카페트를 펼쳐놓은 하얀
구름의 바다를 좋아한다.
구름이 없는 하늘 아래 눈부신 햇빛에 반사되는 은빛 설원과
사막이 끝없이 펼쳐졌다.
광활한 중국대륙 산악지대의 눈 덮인 대지는 경외의 대상으로
고요의 침묵 속에 엎드려 있다.
저 밑 어딘가에 동서양을 연결하는 실크로드가 눈에 보이는
듯하다.
22시 20분에 카이로 공항에 도착하여 가방을 찾아 호텔로
이동하여 잠을 잤다.
2. 피리미드와 스핑크스(1월 6일)
호텔 정원의 야외 풀장과 야자수가 한 줄로 도열하여 카이로의
방문을 환영한다.
6시에 호텔 레스토랑에서 빵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카이로 기자지역으로 이동하여 해가 뜰 무렵부터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보러갔다.
날이 밝아 시선을 차창 밖으로 내다보니 도로와 건물 주변이
온통 쓰레기로 덮여있다.
카이로의 첫 인상이 실망이다.
시궁창의 썩은 물, 비가 오지 않아 먼지를 뒤집어 쓴 나무들,
회적색의 건물, 행인들의 찌든 옷차림, 차선도 없이 넘나드는
차량에서 궁색한 이집트의 자화상이 엿보였다.
나일강 동쪽 땅이 웅장한 신전이 있는 도시라면 서쪽 지방은
이집트 왕들이 죽어서 가는 사후의 세계다.
평생 보고 싶던 세계 불가사의의 하나인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를 만나러 나일강 다리를 건너 기자지역으로 갔다.
버스에서 내려 엑스레이 검색대를 통과하여 안으로 들어갔다.
사진으로만 봐왔던 이집트의 상징인 피라미드의 거대한 위용
앞에 서니 잎이 떡 벌어졌다.
피라미드는 고대 이집트 절대군주인 파라오들의 무덤이다.
높이 143m, 한 면의 바닥 길이가 240m나 되는 사각뿔 모양의
석조물이다.
오른쪽으로부터 쿠푸왕, 카프라왕 그리고 멘카우라왕의 무덤
으로 4500년 전에 축조된 것으로 전해진다.
피라미드를 축조하는 데는 20만 명의 인부가 동원되고 20년이
소요되었다고 전해진다.
돌 한 개의 무게가 2~16톤으로 피라미드 한 개가 600만 톤의
돌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몇 cm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으며 정확히 동서남북 방향을 맞추
어 만들어진 거대한 피라미드 축조물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피라미드가 왕의 무덤을 넘어 신의 세계로 향하는 믿음의 과시로 보
였다.
태양신의 아들로서 파라오를 신으로 모시는 백성들의 복종과 정성이
영원한 사후세계의 안식처인 피라미드를 있게 한 것이리라.
피라미드는 돌덩이 하나하나에 노예들과 민초들의 희생과 아픔의
결과이지만 압제와 노력을 뛰어넘는 절대 신앙이 배어있다.
사람 얼굴에 사자의 몸 형상을 하고 있는 스핑크스는 동쪽에서 떠
오르는 태양을 응시하며 눈을 부릅뜨고 있다.
스핑크스는 어둠과 절망으로부터 광명과 풍요를 기원하며 신들을
보호하는 수호신이다.나일강의 홍수로 잠기고 모래바람에 묻혀있던
스핑크스가 제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냈을 때 인간들은 죽지 않고
부활하여 영혼의 세계로 승천하는 강렬한 눈빛을 바라보며 신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500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 앞에 잠시 멍해지며 할 말을 잃고 스핑
크스의 눈을 응시할 뿐이다.
피라미드 옆에서 낙타 트레킹 체험을 했다.
낙타의 몸과 배설물에서 내뿜는 요상한 냄새에 타고싶은 마음이
내키지 않았으나 호기심에 올라탔다.
비탈진 자갈밭을 내려갔다 오는데 낙타가 나를 놀려주려는 것인지
심술을 부리며 방향을 잡지 못하게 전후좌우로 흔들렸다.
요놈도 영물인지라 손님을 태우기 싫으면 고집을 부려 마음이 돌아
설 때 까지 쉬게 한다고 한다.
낙타몰이 녀석이 내 모자가 탐이 나는지 모자를 벗어달라고 만지
작거리지만 못 본체 했다.
나일강의 범람으로 모래에 묻혀있던 하만신전 내부로 들어갔다.
한낮의 강렬한 태양과 발 디딜 틈도 없이 밀려드는 관광객들 때문에
일행을 놓칠 뻔했다.
이집트인들은 돌을 다듬고 짜 맞추는 기술이 놀랍다.
손톱만큼의 빈틈도 없고 모서리까지도 곡선으로 돌을 다듬고 생긴
모양대로 제자리에 놓여있다.
향수냄새가 진동하는 향유가게에 들렸다.
투탕카멘 왕조의 왕들이 왕비에게 오래 살라고 연꽃 향을 발라주던
시절부터 향수의 본고장으로 유명했으며 원액의 각종 향유는 은은
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코를 자극하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향수의 고장 프랑스로 많이 수출한다고 했다.
다음에 들어간 곳은 파피루스 전시장이다.
파피루스(papyrus)는 갈대 종류로서 왕골과 비슷한 수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파피루스를 잘라 나일강 물에 담가서 껍질을
벗겨 나무판 위에 올려놓고 돌로 찧고 다진 다음 엮어서 눌리면
파피루스라는 종이가 된다.
이 종이에 이집트 상형문자와 고대의 신과 왕, 피라미드, 신전,
달력, 그림을 그려 사용했다.
액자와 장식품으로 인기 있는 상품이다.
올드카이로에는 예수가 애급에서 이곳으로 와서 9개월 동안
머문 적이 있는피난처가 보존되어 있다.
그 당시의 예수 피난교회와 모세기념회당이 지하에 원형 그대로
있어 들어가 보았다.
은신처인 지하 예배당은 기도를 드리던 장소로서 기독교인들의
순례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점심식사로 선상식당에서 양고기 뷔페식으로 먹었다.
밀가루 반죽을 화덕에 구워 만든 ‘아이쉬’라는 빵을 주식으로
먹는데 우리나라와 위도가 비슷해서 그런지 모든 빵이 입에
맞고 담백하다.
‘치킨라구’라고 하는 닭볶음탕과 양고기 요리도 일품이다.
첫댓글 우선 글씨가 커서 잃기가 부담이 없어 좋아요 물이 흐르둣 잘 잃어 내려감니다 실지로 가서 보는것 같이 기행문이 사진을 보는것 같군요
제2탄이 기대 됨니다 인생말미가 참 멎지게 보내시네
권총장! 그 많은 동문의 애경사 챙기고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하는 헌신 노고에 존경과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사업하여 돈도 벌고 교회활동도 하고 정말 하루 24 시간이 짧을 것 같소이다...
마누라 잘 모셔야 말년에 고생 안할텐데 걱정 됩니다. 하하하!!!
너무 글이 길면 잘 읽지 못하니 사진과 함께 조금씩 올리겠습니다.
멋진여행 마치 동행한듯한 글, 실감나게 잘 읽었슈~우 건강하고 즐거운 나날 이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