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접속'에서는 미남(한석규)과 미녀(전도연)가 대화방(Chatting)에서 사랑을 속삭인다. 이에 용기를 내어 E-메일이나 채팅에 힘차게 접속해 보면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 오고 간다.
이런 용어들을 빨리 빨리 알아 듣지 못하면 네트워크 상이건 아니면 실생활에서 우리 자식들에게서도 소외되는 것이 뼈저린 현실이다. 이런 채팅에서 상용되는 말들을 이번 기회에 알아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우선 'Emoticon'이라는 말. 이는 '감정(Emotion)'과 '아이콘(Icon)'을 합성한 말로 '스마일리(Smiley)'라고도 한다.
PC통신이나 인터넷에서 채팅시 단어 대신 각종 문자와 기호를 조합해 자신의 감정이나 의사를 표현하는 기법이다. 가령 '눈웃음'을 표현하고자 한다면 ^^*, ^^, *^^*, ^.^, ^)^, ^(^, ^0^ 등으로 감정을 표시할 수 있고, 눈물은 T.T, 담배는 : - ! 로 표현한다.
온 라인 동호회의 게시판을 보게 되면 '번개 a 정팅 금일6:00 PM'이라는 말을 종종 보게 된다. 역시 용어를 모르면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된다. 번개는 함께 통신으로 친분을 쌓은 사람들끼리 갑작스레 갖는 만남을 뜻하고, '정팅'은 평소에 친분이 있다거나 혹은 동호회나 모임에서 어떤 일정한 날짜와 시간을 전해 놓고 함께 그 시간에 맞춰 접속한 뒤 채팅을 즐기는 것을 말한다. 정기 채팅의 준말이다.
"전 설 2통 3반 대딩 olo"는 ???
이외의 표현들을 보면 인사(안뇽, 방가, 넙죽, 철푸덕 등), 애교(호호호, ~~^^어머나, 나 이뽀잉? 아잉~~ 등), 웃음(ㅋㅋㅋ , ㅎㅎㅎ, 랄라라 등)이 있고 표현에 있어서는 여러분(열분, 모다 등), 난감(헐), 생각 중(웅~~) 등이 있다.
한편 olo와 같이 단어의 조합으로 뭔가를 뜻하기도 하는데 이는 영화 '넘버3'에 나왔던 기호로 남자의 성기를 상징한다. 이런 표현의 용례를 보면 "전 설 2통 3반 대딩 olo"는 "전 서울 사는 23살의 남자 대학생"이 되고, "우리 둘 다 설 세요"는 "우리 둘 다 서울에 살아요"가 된다.
또한 "because"는 "b/cuz"로 줄여서 쓰기도 하며, "또 봐요"를 "CYA(See ya)", "부모님이 뒤에 계시다"를 "POS(parent over shoulder)" 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썰렁하다"를 "SOHF(sense of humor failure)"로, "제 소견으로는"은 "IMHO(in my humble opinion)", "거기 있어요?"는 "AYT(Are you there?)"로, "남자 친구"는 "B/F (boyfriend)"로 "여자친구"는 "G/F(girlfriend)",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는 "DTS(don’t think so)" 로 줄여 쓰기도 한다.
신조어들의 등장은 말을 자꾸만 줄여서 쓰려는 젊은이들의 습성과 자판을 두드리는 타수를 최대한 줄여보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신조어 및 약어의 등장은 기성세대들에게는 부담스럽겠지만, N세대들이 즐겨 사용하므로 대세로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인터넷 능력이 생계와 직접 맞닿아 있는 직장인들은 이런 부담의 강도가 더욱 심할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은 인터넷이 가져온 세대차이다. 세대 갈등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들만의 말로 그들끼리만 의사소통을 한다고 버르장머리 없는 세대라고 자신만의 소외감을 위로할 것인가?
어차피 인터넷을 무시할 수 없는 세상, 인터넷이 세상을 바꾸건, 세상이 인터넷을 바꾸건 현재 확실한 해결책은 용감하게 맞서는 수밖에 없다. 직접 해보고, 직접 주워듣는 수밖에 없다. 이는 거부하면 할수록 점점 더 깊이 소외되고 도태되어 가는 현실의 늪이다.
첫댓글 오! 유익하네요. 딸 한테 써먹어야지.
터득하면 맹엄마에서 탈출되려나?,... 쉰세대는 쉬워도, 신세대는 아무래도 먼얘기라서요?,.. 이해가 어렵군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