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 칼럼> ‘Trot’이 흐르던 목요일 밤
필자는 외부에 약속이 없으면 저녁 일과는 대개 6시경에 식사를 한 후 서재(書齋)에서 7시부터 집필을 시작하며, 9시에는 TV를 통해 뉴스를 시청한다. TV를 보면서 자전거로 운동을 하고 주요 뉴스가 끝나면 거실 마루와 서재를 물걸레로 청소를 한다. 물걸레를 앞뒤로 두 번씩 마루를 20분 정도 닦으면 운동도 된다. 그리고 10시부터 원고 집필을 계속하다가 15분 정도 YouTube를 통해 음악 몇 곡을 감상하고 12시경에 취침한다.
헬스장에서 운동은 나이가 올해 82세이므로 일주일에 3회, 월-수-금 오후에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한 시간 정도 실시한다. 헬스장에 가지 않은 날에는 집에서 자전거 타기와 아령으로 운동을 한다. 헬스장은 우리 아파트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필자가 헬스장 등록 회원 중에서 나이가 제일 고령이지만 젊은이들과 어울려 운동을 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3개월 동안에는 매주 목요일 밤 10시가 되면 서재에서 나와 거실에서 아내와 함께 ‘TV조선’에서 방송하는 ‘미스트롯’ 경연을 재미있게 시청하였다. 요즘 코로나19(COVID-19)로 인하여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목요일 밤에는 약 2시간 동안 모든 시름을 잊고 흥미롭게 경연을 지켜보았다. 많은 국민들도 목요일 밤 시간에 ‘미스트롯’ 경연을 시청하면서 즐겁게 보냈을 것으로 사료된다.
트로트(Trot)는 5음계(音階, scale)로 구성된 4분의 2박자 혹은 4분의 4박자를 기본으로 하는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하나이다. 정형화된 반복적인 리듬과 펜타토닉 스케일(pentatonic scale) 음계와 한국 민요의 영향을 받은 떠는 창법이 특징인 장르이다. 트로트는 미국의 춤곡인 폭스트로트(Foxtrot)가 트로트의 어원이며, 기존의 동양 전통 음악과 서양의 다양한 음악들이 혼합하여 탄생했다.
우리나라에 트로트풍의 음악이 들어온 것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후반이며, 1970년대 들어 정형화된 리듬에 강약의 박자를 가미해 특유의 꺾기 창법을 구사하는 대중가요의 독립된 장르로 완성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19년부터 TV조선에서 <내일은 미스트롯>(여성)와 <내일은 미스터트롯>(남성)을 방송하여, 트롯 열풍이 선풍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12월 17일 ‘미스트롯2’ 첫 방송이 시작된 후 지난 목요일(3월 4일) 밤에는 ‘미스트롯2’ 결승전 생방송이 일산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최종 톱 7명(1 은가은, 2 김다현, 3 양지은, 4 홍지윤, 5 김의영, 6 김태연, 7 별사랑)이 경연을 펼친 결과 양지은(31)이 미스트롯 진(眞)으로 선발되어 상금 1억5천만원을 받았다. ‘미스트롯2’ 결승전 1라운드 ‘신곡(新曲)미션’과 2라운드 ‘인생곡(人生曲)미션’에서 합계 622만3939표라는 놀라운 문자 투표 숫자를 기록했으며, 최종회 TV 시청률도 32.9%를 기록했다.
‘미스트롯2’ 眞 양지은은 중학교 때 판소리를 시작했지만 이후 자신의 신장(腎臟) 1개를 아버지께 이식해 준 뒤 배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판소리를 그만 두었다고 한다. 이번 ‘미스트롯2’에 출연한 것도 간암과 당뇨 합병증을 앓고 있는 아버지에게 힘을 주기 위해 도전했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효녀(孝女) 가수’란 애칭을 얻었다. 또한 상금도 당뇨병발(足)로 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버지가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현재 5층짜리 아파트 5층에서 1층으로 이사하겠다고 말했다.
두 아이 엄마인 양지은은 준결승(準決勝)에서 탈락하여 고향인 제주도로 귀향했다가 학교폭력 논란을 빚은 진달래가 하차하는 과정에서 극적으로 재기해 경연에 참가해 결승에서 우승했으므로 패자부활전(敗者復活戰)을 경험했다. 이러한 사연들이 시청자들의 큰 지지를 받고 문자투표로 역전(逆轉)에 성공했다.
‘미스트롯2’는 8회 ‘에이스전’에서 ‘마의 고지’라는 시청률 30%를 달성한 후 8주 연속 지상파 종편을 통틀어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유지했다. 이는 플랫폼의 성격에 가장 걸맞은 콘텐츠를 찾아낸 결과라고 평론가들은 말했다. ‘미스트롯2’ 경연에서 예선전 眞은 윤태화, 팀미션 眞은 황우림, 데스매치 眞은 김다현, 에이스전 眞은 홍지윤이 선정되어 각각 우승 왕관(王冠)을 머리에 썼다.
그러나 최종 결승전에서 <미스트롯2> ‘眞’은 양지은이 선정되었으며, ‘善’은 홍지윤 그리고 ‘美’에는 초등학생 김다현이 뽑혔다. 요즘 부정(不正)이 만연한 사회에서 <미스트롯2> 경연은 심사위원들의 공정한 심사와 시청자들의 인기투표로 결정되므로 부정이 있을 수 없으며, 또한 패자(敗者)가 부활할 수 있어 일반 국민들이 환호하며 시청했다.
<사진> ‘미스트롯2’ 眞 양지은. 글/ 靑松 朴明潤 (서울대 保健學博士會 고문), Facebook, 7 March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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