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값 상승에 커피컵 사이즈 축소, 소비자 가격 눈속임 인상
바쁜 출근길이나 점심시간에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사무실로 향하는 사람들이 많다. 커피를 좋아하거나 이제는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허전하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최근 커피전문점에서 테이크어웨이 커피컵 사이즈를 줄이고 있어 커피애호가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호주에서 주로 일반가정에서 즐기는 커피컵은 60밀리리터로 테이크어웨이 커피컵의 크기보다 작다. 테이크어웨이 커피에 들어가는 에스프레소의 양은 같으나 우유가 더 많이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커피 바리스타들은 기존의 테이크어웨이 커피에 우유가 많이 첨가되다보니 커피 본연의 향미를 위해 에스프레소 추출 시간을 단축하거나 샷추가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은 다르다. 커피컵의 크기가 줄어들어 양이 적어지는 데 비해 커피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본다이에 위치한 파나마하우스커피전문점 안토니 카프랜 씨는 3달 동안 3.50달러의 커피값을 유지하고 작아진 커피컵을 사용했다. 그는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은 맛이 아니라 먼저 양이 줄어든 것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우유를 덜 넣은 것뿐이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커피가격이 급등하면서 시드니와 멜번 커피전문점들은 가격을 올리지 않는 대신 커피 양을 줄일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멜번의 콜링우드 커피전문점의 마크 프리 씨는 “원두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했으나 커피가격은 고정돼 있었다”며 “커피가격을 올리지 않는다면 커피원액의 양이 줄어드는 건 시간문제”라고 언급했다. 유명 커피전문점 디 가브리엘도 줄어든 220밀리리터 컵을 시장에 내놨다.
가격은 그대로인데 양은 줄어든 제품은 커피뿐만이 아니다. 수년간 음식 및 음료회사들은 소비자의 눈을 속여 상품의 크기를 줄여왔다. 엉클토비즈, 판테네, 아놋츠, 켈로그 및 스미스 칩은 가격 변동 없이 최대 26퍼센트까지 양을 줄여왔으며, 2009년에는 초콜릿 제조회사 케드베리가 양을 250그램에서 200그램까지 줄였다. 이전보다 20퍼센트 가까이 줄인 탓에 비난을 받았다.
또한 2008년에는 맥주제조사 캐스케이드가 375밀리리터에서 330밀리리터로 줄이다 맥주애호가들의 어마어마한 비난을 면치 못했다. 구매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판매는 50퍼센트 하락했고 다시 원래 크기인 375밀리리터로 판매되었다.
[호주 동아일보] 최화정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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