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옹<和翁>의
수행(修行) (단상斷想)
매지선명(梅枝蟬鳴)
옥정매지하선명(屋庭梅枝夏蟬鳴)
임후채소부지장(霖後菜蔬不知長)
한옹정좌전다음(閑翁亭座煎茶飮)
남천백운부유거(籃天白雲浮遊去)
첨경승풍타장단(詹磬乘風打長短)
토란당귀흥작무(土卵當歸興作舞)
수국봉선파안소(水菊鳳仙破顔笑)
옹택정원무릉원(翁宅庭園武陵園)
화옹<和翁>
집 뜨락 매화가지에는
여름 매미가 울어대네.
장마뒤라 채소는 몰라보게 컸는데
한가한 늙은이 정자에 앉아 차를 다리네
쪽빛 하늘에는 흰구름 유유히 떠가고
처마 끝 풍경은 바람 타고 장단을 치네!
당귀 토란은 흥에 겨우 춤을 추고
수국꽃과 봉선화 꽃은 파안 미소를 지으니
이곳 늙은이 집 정원이 무릉도원일세!
화답시(和答詩)
매지선운대다연(梅枝蟬韻帶茶煙)
채록신생우후천(菜綠新生雨後天)
일원청풍무속객(一院清風無俗客)
도원원재주인전(桃源原在主人前)
매화 가지 매미 가락 차 연기와 어우러지고,
장맛비 뒤 푸른 채소 새 하늘을 맞이하네.
뜰 가득 맑은 바람 속엔 속된 손 하나 없으니,
무릉도원은 본래 주인 앞에 있었네, 그려!
화답시(和答詩)
蟬鳴梅影夏雲閑(선명매영하운한)
一盞淸茶洗俗塵(일잔청다세속진)
尋心亭裏無他事(심심정리무타사)
庭是桃源日日春(정시도원일일춘)
매미 울고 매화 그림자 드리우니 여름 구름 한가롭고
한 잔의 맑은 차가 속세의 티끌을 씻어 주네.
심심정 안에는 다른 일이 없고
이 뜨락이 곧 무릉도원이니 날마다 봄이로구나!
장마가 그치자 매화 가지에는 새벽부터 매미가 운다. 천지조화옹의 한치의, 오차(誤差)도 없이 때를 맞추어 계절을 알린다. 잣은, 비로 텃밭 채소들은 자고 나면 몰라보게 큰다. 토란잎은 어제 내린 빗방울을 모아 수정(水晶) 보석 가게를 냈다. 바람이 불어오면 흔들흔들 물 구슬이 굴러, 다닌다. 햇살을 받으면 영롱한 빛이 반사(反射)되어, 다이야몬드 보석같이 영롱하다. 작은 토란잎은 흥이 나서 사물놀이 상쇠 머리 도리깨 춤을 춘다. 정자 처마 끝에 붕어 풍경은 바람 타고 오르락내리락 덩그렁! 덩그렁! 장단을 친다. 한가한 늙은이 하선(夏蟬) 매미 노래소리 들으며 정자에 홀로 앉아 차를 달여 마신다. 한 폭의 동양화 풍경이다. 수국꽃도 봉선화 꽃도 다리아 꽃도 방실방실 파안(破顔) 미소를 짓는다. 그러고 보니 화옹이 사는 이곳이 무릉도원이 아닌가? 갑자기 하늘에서 천둥소리가 울린다. 또 비가 오려나 보다. 얼벗님들! 요즘 날씨가 변덕이 잤네요. 무더운 여름 건강들 하십시오. 선명(蟬鳴) 단상(斷想)입니다. 여여법당 화옹 합장,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