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길 / 홍속렬
고무풍선 마냥
한껏 부푼 가슴으로
달려가는 귀성길
언제나
꼭, 꼭 금의환향하겠단
굳은 결심으로 심장까지 굳은 표정으로 찾던
젊은 시절의 그 굳은 결심도
이제
나이 드니 다 그 짐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찾는 고향은
소년처럼 가벼우나 고무풍선으로 부푼 기대감
부천에서 연천까지 연결되는 전철
노인석에 앉아 편안히 쉽고 편하게
그리고 귀엔 해드폰을 끼고 클래식 음악 들으며
두어 시간 걸려 도착하면
잘 준비된 시골 버스로 갈아타고
철의 삼각지 철원으로 쉽게 도착한다
아우가 자동차를 몰고 마중 나와
함께 아직 상흔으로 남아있는
지뢰밭을 지나 고향 집으로 향하며
나누는 형제간의 다정한 대화
혼자 남아 고향을 지키는 아우는
농사 짓느라 수고하고 애써 깡마른 체구로
논농사를 비롯 노동에 찌든 모습이 애처로워
이제 일흔 고개를 넘은 아우
외동딸마저 객지에 나가있어
혼자 외롭게 고향을 지키고 있다
어릴 적 뛰어놀던 산과 들
6.25 잔재로 남아있던 불발탄을 건드려
조그마한 몸이 공중 분해되던 그 동무 생각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게 기억되며
조그만 고무공 따라 뛰고 달리던 소년이
대한민국 국군대표 축구 감독으로까지 꿈을 키워
이제 꿈꿨단 금의환향을 이룬 오늘
난 세상의 모든 걸 다 이뤘단 생각보다도
인문학 공부를 하며 인생길 밝은 진리의 길 발견과
그 길을 가고 있다는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클래식 음악에 몰입하여 새로운 고차원의 세계 소유하고
시와 글을 쓰며 여유를 갖는 노년의 삶
더 높고 위대한 세계를 추구하는 오늘이 있음이
매우 자랑스러워라
결코 평범한 사람은 안 되겠단 결심 이룬
갈매기 조나단 같이 숱한 고난의 길 마다않고 걸어온 결과라
결국 인생은 부단한 노력으로 쟁취하는 결과물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