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까기/김문억
몸에 좋다고 해서
양파를 먹고 싶어서
껍데기를 벗긴다
껍데기가 또 나온다. 껍데기를 또 벗긴다. 벗겨내고 벗겨내도 속 알맹이 없이 나오는 껍데기만 벗겨내다가 그나마 어스름에서 껍데기도 없는 빈손이었네
희망에 속으면서 벗겨내던 껍데기마저 추억이 되고 잊고 싶은 추억은 사진 보다 더 선명한 산으로 쌓여있네
바스락거리는 추억의 껍데기를 뒤적이다가 하얀 살 속 알맹이를 보네
미처 보지 못한 遠視眼이 껍질에 묻어서 나간 하얀 속 알맹이를 보는 순간
겉과 속이 따로 없다는 양파를 보는 순간
지독한 눈물이었지
양파 까기
몰라서.
2024. 7. 7. 10:40
첫댓글 우리네 인생 처럼 뭔가 바랄만한게 없나 하고 양파까는 것 처럼 하다 끝을 맞이하네요 눈물만 흘리면서
말이죠. ㅎㅎㅎ
잘 읽었습니다
동감하면서 읽어주어서 고마워요
그래도 양파. 많이 잡수세요
네 양파 야 말로 참으로 유익한 식품이라 젊을때부터
지금까지 늘상 많이 먹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