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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몽골에서 “부와 권력이 아니라 조건 없는 사랑이 끝없는 기쁨을 줍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3년 9월 3일 울란바토르 스테페 아레나(빙상체육관)에서 미사를 거행했다. 교황은 강론을 통해 “그리스도교의 핵심”은 그 어떤 형태의 위대함에 있는 게 아니라 이웃을 위한 선물이 되는 자비로운 마음에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생의 광야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유목민”이라며, 하느님께서 모든 내면의 목마름을 해소하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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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ssandro De Carolis
사랑만이 인간 마음의 목마름을 진정으로 해소한다. 어떤 사랑을 말하는가? 인간을 위한 하느님의 조건 없는 사랑, 인간이 하느님을 위해 다른 이들에게 조건 없이 베풀 줄 아는 사랑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리스도교의 본질적인 진리를 강론의 핵심으로 삼아 작은 몽골 가톨릭 교회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강론했다. 교황은 몽골 사도 순방 마지막 날을 하루 앞둔 9월 3일, 울란바토르 스테페 아레나(빙상체육관)에서 미사를 거행했다. 스테페 아레나는 몽골 최초의 최신식 빙상체육관으로 최근 2년간 동계 종목 등의 경기가 열렸다. 1시간여 동안 미사에 참례한 약 2000명의 신자들과 함께 이곳은 실질적으로 몽골 가톨릭 공동체 전체가 모인 교회가 됐다. 대부분 대초원 지대나 광야에서 태어나 삶을 살아가는 이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익숙한 “목마름”과 “목마름 해소의 필요성”이라는 두 가지 개념으로 강론을 풀어가는 로마의 주교(교황)에게 귀를 기울였다.
하느님의 유목민
제대 뒤편 한가운데에는 벚나무로 만든 거대한 붉은색 십자가가 세워졌으며, 제대 한쪽에는 몇 년 전 한 몽골 여인이 쓰레기 더미에서 찾은 나무로 만든 성모상이 모셔져 있었다. 붉은색 십자가 앞에 자리한 교황은 이날 주일 미사 전례의 화답송에 나오는 “하느님을 목말라하는 우리 영혼”이라는 개념에 주목해 강론을 시작했다. 교황은 아브라함과 예수님을 따랐던 모든 이와 마찬가지로 “여러분 가운데 대다수가 아름다운 자연과 걷는 노고에 익숙하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는 행복을 찾아 떠나는 순례자이자 사랑에 목마른 나그네인 ‘하느님의 유목민’이기 때문입니다. (...) 우리 내면 깊은 곳에는 행복에 대한 끝없는 목마름이 있습니다. 삶의 의미와 방향, 일상의 모든 것에 이유를 찾으려 합니다.” 교황은 복음을 듣는 이가 이러한 목마름을 해소하는 원천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이러한 목마름에 대한 해답이며, 그러한 목마름을 업신여기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하지 않고 진지하게 받아들입니다. 그 목마름 안에 우리의 위대한 신비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우리를 만나러 오시어 당신의 자녀이자 형제자매로 삼으시는 살아 계신 하느님, 사랑의 하느님께로 우리 마음을 열어줍니다.”
진정한 목마름 해소
교황은 두 번째 주제, 곧 “목마름을 해소하는 사랑”에 대해 설명했다. 교황은 평소에 자주 언급했듯 이날 미사를 시작하면서도 우리 모두의 삶이 외로움과 피로로 물든 광야를 횡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인생 여정에서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진정한 기쁨을 주지 못하는 샛길에 의지한 채 목마름을 해소하는 실수를 저지른다며, 내면의 목마름의 상황과 순간들을 겪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성공, 권력, 물질적인 것으로 우리 삶의 목마름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세상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세속적인 생각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으며 사실상 우리를 이전보다 더 메마르게 만듭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길을 가르쳐 주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오직 사랑만이 상처를 낫게 합니다
교황은 “그리스도교의 핵심에는 놀랍고 특별한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다. “여러분이 목숨을 바칠 때, 자비로운 마음으로 아낌없이 내어줄 때, 사랑을 선택하며 위험을 무릅쓸 때, 다른 이를 위해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 때, 그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기쁨과 마음의 평화, 여러분을 지탱하는 내면의 힘으로 여러분에게 풍부히 돌아올 것입니다.” 교황은 “우리에게는 내면의 평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가 발견하길 원하시는 진리이며, 이 땅의 여러분 모두에게 드러내고자 하시는 진리입니다. 행복하기 위해 유명인, 부자가 되거나 권력을 쥘 필요는 없습니다. 오직 사랑만이 우리 마음의 목마름을 해소하고, 사랑만이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며, 사랑만이 우리에게 진정한 기쁨을 줍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신 길, 우리 앞에 열어주신 길입니다.”
번역 이재협 신부
바티칸 뉴스 (vaticannews.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