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번선발님: 일단 저희가 가장 크게 문제 삼았던 <사전에 코칭스태프와 조율이 없었다는 점>은 약간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신문에 보도된 사실만 접하는 우리들로서는 훈련 출발 3일 전에 급작스럽게 장소가 변경된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었지만 구단 측에서는 이미 한달 전부터 지속적으로 이를 논의해왔고, 무엇보다도 유승안 감독님께서도 직접 그 논의에 참여하여 자신의 의견을 펴셨다고 합니다. 비록 선수들 개개인의 의견이 수렴되지는 못했겠으나 오랜 기간동안 감독님께서 직접 논의에 참가하셨다면 분명 코치들과 감독님간에도 협의가 있었을 것이고, 그러한 의견을 바탕으로 의견을 조율하셨으리라고 봅니다. 몇몇 기자들이 사석에서 별 의미 없이 들었던 내용을 바탕으로 다소 과장된 기사를 쓴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1번선발님은 위와 같이 말씀하셨지만, 저는<구단에선 이미 예전부터 "제주도 생쑈"에 대한 논의가 있어 왔고 유승안도 이 사실을 알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는 사실>을 "신문에 보도된 사실만 접하고도" 알고 있었습니다.
한화 전지훈련 변경 제주도로 간다 (스서)
갑작스런 변경에 대해선 “지난해 11월 27일 부임한 이후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려 심층적인 검토과정을 거쳤다. 감독,프런트와도 충분히 의견을 나눴다”고 덧붙였다......(중략)......유승안 감독은 “제주도는 애리조나에 비해 훈련환경이 열악할 수밖에 없어 반대했었다”면서 일방적인 통보에 대한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한화, 전지훈련지 애리조나서 제주도로 '돌연 변경' (스조)
사실상 지난해 12월2일 이경재 사장이 취임한 직후부터 애리조나 전훈캠프 취소가 확정적이었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훈캠프를 제주도로 바꾸라는 지침이 프런트에 내려졌고 이때부터 재검토가 시작됐다. 전훈캠프지 변경에 대해 코칭스태프가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결국 이경재 사장의 의지를 꺾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밭 블루스] 제주도 전훈 독수리 '악으로 깡으로' (스일)
사실 제주전훈을 놓고 구단측과 유 감독은 열흘 이상 의견 대립을 계속했다. 그리고 구단의 설득에 결국 유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한화 유승안 감독, 홈페이지에 전훈지 변경 심경 고백 (스조)
취임 첫해에 구단 고위층의 갑작스런 `태클'에 직면한 유승안 감독은 그간 마음 고생이 심했다. 코치진과 선수들은 25일에서야 전훈지 변경을 알게 됐지만 진작부터 이를 알고 결정을 뒤집고자 노력했던 유감독이야말로 속이 바짝 타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스포츠찌라시에서 그 사실을 보도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1번선발님이 위 기사 내용을 보지 못한 것이지요. 그러므로 <몇몇 기자들이 사석에서 별 의미 없이 들었던 내용을 바탕으로 다소 과장된 기사를 쓴것 같다>는 님의 주장은 그만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2
1번선발님: 제가 생각하기에 <유승안 감독님과 토의및 협의를 거쳤다>라고 판명이 났다면 구단의 행동이 절차상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기는 일단 힘듭니다. 감독님에게 일언반구의 이야기도 없이 일방적으로 변경했다면 그것은 문제가 되었겠지요. 하지만 최소한 며칠 이상 감독님께서 구단과 그 의견으로 인해 대립을 했다면 그것은 곳 <최소한 유승안 감독님의 의견이 구단 고위층에 전달되었다>라는 뜻으로도 바꾸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구단측의 의견이 무조건 맞는 것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일정기간 이상 동안 양자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그리고 구단측의 주장을 어찌 되었간에 감독님께서 수긍하셨다는 뜻이 되겠구요.
유승안이 미리 알고 있었고 또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는 사실이 곧바로 "감독과 협의를 거쳤다"라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선수단을 대표하는 필드매니저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묵살하는 것을 "협의"라고 표현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협의를 거쳤다는 주장을 내세우려면 일방적으로 의견을 묵살한 것은 아니다...라는 증거를 보여줘야 되는데... 글쎄요,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협의를 거친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번 "제주도 생쑈"의 절차상의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애리조나로 출발하기 3일전에 갑자기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선수들은 애리조나 스케줄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었구요. "제주도 생쑈"를 미리 알고 거기에 맞춰 준비를 하는 것과 준비기간없이 3일 전에 일방적으로 통보받는 것이 똑같습니까? 훈련은 유승안이 하는게 아니라 선수들이 하는 겁니다.
아울러 프런트 실무진들도 준비기간을 갖지 못했지요. "제주도 생쑈"가 스포츠찌라시에 대문짝만큼 크게 보도된 이후에 비로소 숙소, 식사등 지원 업무를 파악한답시고 직원 2명을 파견했습니다. 설 연후동안 보조구장 보수공사를 해야한다고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이런 작업들때문에 훈련 일정은 그만큼 뒤로 밀렸고(이것 자체가 손해입니다), 또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충분히 준비기간을 갖은 경우와 짧은 시간동안 서둘러 준비를 하는 경우가 똑같을 수는 없겠지요.
그러므로 이번 사건은 비유하자면, 미국으로 유학보내준다고 해서 현지 숙소나 생활비 정보도 알아보고, 비자도 신청하고,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는 등 꽤 오랫동안 준비를 한 학생한테 출발하기 3일전에 프랑스 유학으로 변경되었다고 통보하는 것과 똑같은 닭짓이다 이겁니다. 설령 미국보다는 프랑스 유학이 더 좋은 결정이라 하더라도 절차상의 문제가 없다고는 볼 수 없겠지요?
3
이왕 떠드는 김에 "경비" 문제에 관해서도 주절거려 보지요. 임헌린씨의 주장에 관한 내용입니다.
1번선발님: 스포츠 신문의 논조에 따르면, 또 저를 비롯한 다른 많은 회원님들이 생각하셨던 바에 따르자면 <돈을 아끼기 위해> 제주도로 변경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으나, 실제 비용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일례로 숙박비의 경우 제주도 역시 상당히 높다고 합니다. 직원 분께서 요목조목 필요 경비를 설명해 주셨는데, 일단 여기서는 자세한 사항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만일 궁금하신 분이 계시다면 사석에서 제가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계백장군님: 사실 돈 아낄려고 제주도로 전훈변경 아니라고 합니다 애리조나나 제주도나 그리 많은 차이가 나진 않는다고 하네여 정말로 돈 아낄려면 선수들도 내키지 않아하고 선수셥에서도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는데 마무리훈련를 뭐하러 호주로 갔겠느냐?(애리조나보단 호주가 비싸다더군요) 돈이 아까우면 비난 받으면서까지 호주로 갈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 국내서 하던가 안하면 그만인데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전 상당히 수긍이 갔습니다
구단은 돈을 아끼기 위해 전지훈련지를 변경한 것이 아닌데 스포츠찌라시에서 소설을 쓴 것일까요? 일단 밑의 기사를 한번 보죠.
한화 전지훈련 변경 제주도로 간다 (스서)
28일 애리조나로 해외전지훈련을 떠나기로 했던 한화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스프링캠프를 다음달 4일부터 3월7일까지 제주도 관광고등학교와 오라구장에서 실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갑작스런 전지훈련지 변경에 대해 ①전지훈련을 반드시 해외에서 실시하는 관행에서 탈피하고 ②국내에서의 스프링캠프 가능성을 모색하며 ③지원금에 의존한 만년 적자구도에서 탈피해보려는 노력이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아무리 스포츠찌라시가 그다지 신뢰할 수 없는 존재라 해도 구단에서 준 보도자료까지 왜곡을 할까요? 다음은 구단에서 직접 끄적여 홈피에 올려 놓은 "이글스 뉴스"중 한부분입니다.
2003년 전지 훈련 제주도에서 실시
한화 이글스는 이번 제주도 전지훈련 결정이 매년 되풀이 되는 해외 전지 훈련의 관례를 탈피하고, 국내에서도 스프링 캠프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모색하기 위한 시도이며, 또한 지원금에 의존한 만년 적자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외형적 팽창만을 거듭하고 있는 구단의 활로를 찾기 위한 노력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혔다.
홈피의 "이글스 뉴스클립"중 대전일보의 "4강씨앗 제주서 심는다"도 살펴볼까요? 구역질이 날 만큼 구단의 입장에 충실한 기사입니다. 그러니까 뉴스클립에 떡하니 올려놓았겠지요.
황 단장은 이어 "미국의 경우 메이저리그 산하의 모든 마이너리그 구단은 독립채산제로 운영된다"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프로야구 예산을 모기업에만 의존하는 한국 프로야구도 이제 장기적인 마케팅 강화방안 등을 통해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중략)......국내전지훈련에 소요되는 비용이 해외훈련(최소 50만달러·한화 6억원)의 절반에 불과해 비시즌 기간 외화절감은 물론 국내프로야구 활성화가 기대된다.
자, "경비절감 효과"는 분명히 구단측에서 내세운 주장입니다. 그런데 어느 구단 직원은 경비를 아끼기위한게 아니라고 합니다. 팬들은 어느 말을 믿어야 합니까? 두 주장중 어느게 진실이든 "팬을 우롱했다"는 혐의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이겠지요?
"제주도 생쑈"가 자체적으로 문제인 이유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으니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뭐 다른 건 다 차지하고라도 "마땅한 연습경기 상대가 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제주도 생쑈"는 말이 안되는 짓입니다. 임헌린씨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로 하실 말씀이 없는 것 같구요.
p.s 이 글을 끄적이기 전 다른 작업을 하고 있을 때 1번선발님으로부터 메세지가 왔는데 미처 체크하지 못했습니다. 로그아웃을 한 상태에도 메세지는 오는군요. 암튼 일부러 생깐건 아니니 양해해주시기를...
그나저나 죽은 사람이 왜이리 말이 많은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