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도 일찌감치 일어나 청소를 하고 자질구레한 일들로 묶인 몸인 채로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다.
여전히 "통풍"은 진행중이지만 그나마 꿰맨 실밥을 풀고 겨우 부어터진 발등으로 부터 해방된 채
간신히 1퍼센트의 자유를 만끽하며 걷는 걸음이 이다지도 즐거울 일이던가 싶었다.
얼마 전에 댓글로 자신도 그러했노라면서 고생의 경험치를 알려주신 자우롬님의 말씀이 이해가 되었다.
두발로 걷는 자유가 이리도 뿌듯하다는 말인가 싶도록 말이다.
물론 아직은 완전하지 않고 약은 열흘치를 받아오긴 하였어도 딛는 발의 힘이 덜 들어가서 다행이지 싶었다.
그렇게 일상을 회복하는 와중에 오늘 아침 설거지를 하다가 재난경보 같은 것이 울리더니-난 화재감지기가 울리는 줄 알았지만-
계속 재난경보기가 앵애애앵 거린데다 가까운 거리에서 들리는 우르릉 쾅쾅 소리에
어떤 놈이 차량을 저렇게 험하게 모는가 싶아 "미친 거 아니야? 차를 왜 저리 험하게 모는 거야?"
혼자서 쫑알대며 성질을 내는데 서방이 쫒아와서 "무슨 쾅쾅 소리인가 싶지? 괴산에 지진이 났데"
헐, 괴산 지진이 여기까지 전달된다고?
"난 저 위에 공사하는 차량이 지나가면서 마구 달리는지 알았지.
이 좁은 산길을 왜 미친 차량처럼 달려가나 했네?"
놀라기는 서방이나 쥔장이나 딸네 가족들이나 죄다 어리벙벙한 상태로
"지진이래? 어디라고, 괴산? 어머나 가까운 거리도 아닌데........"였다.
살면서 그동안 지진을 체험하는 일은 없었다.
딸아이가 외국에서 유학을 하면서 지진이 날 때 마다 가슴이 철렁하였어도
남의 나라에서 취직을 하여 사회생활하면서 화산이 터져도 가슴만 졸일 뿐 그 상황을 제대로 느껴 볼 수 없었던 터라
그냥 그렇게 겪어내나보다 하거나 저 어랫 지방에서 지진이 나 온 나라가 들써커릴정도로 난리굿이어도
실제 체감을 하지 못하였던지라 그저 마음은 안타까워도
또 나와 무관한 남의 집 일이려니 싶게 그렇게 지나가곤 했다.
헌데 실제 지진이 일어난 곳도 아니고 그로부터 한참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데도 불구하고
지진의 영향력은 대단해서 무슨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닌데 머리가 아프고 몸이 휘청거린다.
그렇다고 보면 실제 지진이 일어난 곳에서 부딪힌 상황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것이지 않을까 싶다.
언론 매체로 전해지는 지진이나 홍수 자연발 재해는 당연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상황이었을 일이지만
당사자가 아니거나 경험치가 없다면 아무래도 그러려니로 지나갈 것 같긴 하다.
오래도록 그렇게 지나오기도 했을 터이고....강 건너 불을 바라보듯 지나왔던 것도 사실이지만 말이다.
암튼 그렇게 먼거리 지진을 몸으로 겪다보니 역시나 산다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먼저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중에 규모가 가장 컸다는 4.1의 지진은 29일 오전에 발생한 괴산발이다.
3.5의 지진이 먼저 발생한 후에 16초 후에 같은 곳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다시 발생하였다는데
우리가 느낀 지진의 상황은 두번째 발생 이후였을까? 그것이 궁금하다.
어쨋든 이번 지진으로 충북에서 최대 ‘진도 5’의 흔들림이 관측됐다고 하는데
진도 5의 진동은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 창문 등이 깨지기도 하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지는 수준이라 한다.
그래서 일까?
여전히 몸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편안하지는 않아 마치 현장에서 경험을 한 듯한 찌뿌둥한 체험감을 느끼겠다.
그래도 오늘 하루 별 일 없이 잘 지내고 싶다....그동안 남일처럼 여겨왔던 마음을 반성하면서 말이다.
암튼 가을 하늘은 여전하고 살아가는 일들도 별 일 없이 흘러가고
남겨진 날들도 그렇게 무탈의 날들로 점철되길 바라면서
오늘 하루도 찾아든 딸네 식구들과 즐거움을 누리기나 해야겠다.
첫댓글 우린 안전문자 받고 그래~?
하긴 했지만 전혀 느껴지는건 없었다네~! 고교때 포항 갔다가 직접 느껴보긴 했었지만 이번엔 전혀 못느꼈었다는... 안전문자 안받았음 전혀 모르고 지나갔을듯혀요~!
오호 그렇단 말이죠?
우린 식겁했는뎁쇼.
암튼 먼 곳의 일이 아니더라는.
큰자연 재해가 없이 지나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코로나로 어려운 세상이 더 나빠지지 않기를요,,,
그러니까요.
제발 큰 피해가 없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