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도소와 지방교정청에 지금 근무하시는 직원분들이나 재소자 가족들이 많이 이용하시는 223번 일 거여요.
대전교도소가 종점이니...
여하튼, 동부터미널에 가서 보은행 직행버스 승차권을 거금 4,300원에 끊고,
- 사실 경북 상주인 제 처가동네에 갈 때는 보은을 거쳐 가지만, 제 차가 생긴 후엔
항상 제 차를 끌고 다녔었죠. 어제는 철야한 몸이 너무 피곤해 버스를 탄거구요.-
오후 1시 50분에 대전출발 보은행!
차의 중간 부분(앞에서 6번째) 창가쪽 좌석에 앉아 자리잡은 다음 제 옆자리에
"기왕이면 이뿐 아가씨가 앉으면 가는 동안이라도 행복할 텐데..."하며
건강한 남정네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응큼(?)한 생각을 하였는 데,
어떤 초로의 어르신 한 분이 타시더니 제 옆자리에 앉으시는 거였어요.
낮에 반주를 드셨는 지, 술(막걸리)냄새를 풍기시는 분... (쩝!)
저도 술을 좋아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할아버님의 냄새를 참아야 했다죠. (ㅎㅎㅎ)
그런데, 한 20분 갔을 까, 대전 판암동을 막 지나서 옥천을 향하던 버스가
"끼이익" 하고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싶더니 그만 앞차를 "꽝"하고 받는거였죠.
뒷자리에 탔던 분들은 앞으로 넘어지고,
저는 눈감고 쉬고있으면서도 이상한 낌새를 느껴 눈 뜨자마자 앞좌석을 꽉 움켜 잡아서
무사했어요.
정신차려 살펴보니, "아이쿠, 하느님! 으악 어머니!"
다행히 3중추돌사고였지만, 브레이크로 감속하다가 난 사고라 많이 다친 사람은 없는것 같았어요.
운전대앞과 옆의 차창유리는 박살나 있었고.
황당한 중에도 정신 차린 운전기사분은
"죄송합니다. 어디 다치신 분은 없는가요?"하며, 승객에게 묻더군요.
그런데, 순간의 사고때, 우리가 "하느님과 어머님"을 찿는 건 왜일까요?
아버님도 고마우신 분인데, 사고순간 "아빠, 아버지"를 찿는 사람보다는 "주님이나 엄마"를 많이 찿는다잖아요?
오늘 아침에 학교에 차 태워주면서 제 딸에게 물었더니,
그래도 자기 어떤 친구는 엄마보다 아빠가 더 좋다고 한다두만...
이런 사람이나 사고순간이란 위급상황에서 "아빠"를 찿으려나?
어쩌면, 우리가 위급한 순간에 "하느님과 엄마"를 찿는 게 본능일지 모르겠단 생각도 들어요.
무의식중에도 생각난다는 "본능".
여러분들의 의견은 어떠신지?
어제 사고 나자마자, 엠블란스와 래카차가 오더라구요.
승객중에 앞자리에서 앞가슴과 다리를 심하게 부딫쳤다는 두분은 병원으로 가던데...
그래도 저는 다행이었죠.
제 차 끌고 가려다 너무 피곤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했는 데, 타고 있는 직행버스가 사고났으니...
이걸 "호랑이 피하려다 여우를 만난 격"이라고 하나요?
사고 처리하는 한편 다른 차를 오게 하여 약 30분후에 옮겨 탔는 데,
이번엔 옆자리에 소원(?)하던 이뿐 아가씨가 타는 거였어요. (우 헤헤헤!)
이걸 "전화위복"이라 해도 될런지요?
아까 사고나기전 차에서 제 옆에 타셨던 어르신은 다른 자리로 옮겨 편안히 계셨구...
보은으로 출발하여 가는 데,
옆의 아가씨에게서는 향수냄새와 화장품냄새가 나더군요.
아무래도 쓴 막걸리 냄새보단 낫겠죠? (ㅎㅎㅎ)
저도 날밤 새워 피곤한 몸이었지만, 이 아가씨도 무척 피곤했던지,
졸면서 가다가 급기야는 옆으로 고개를 젖히고 흐트러진 모습이 되더라구요.
제가 어깨라도 빌려 주고 싶어도 중간통로 쪽으로 몸을 기울이고 있으니 어쩔 수 없었지만...
이 상황에서도 어깨 빌려주려고 마음 먹었던 제가 착하죠? (하하하)
옥천과 안남(현리)를 지나고 보은이 가까워오니까 정신차린 아가씨가 손거울과 화장품을
꺼내더니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더군요.
저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건 아니었지만, 더 이뻐보였습니다요. (ㅎㅎㅎ)
역시, 여자들의 얼굴은 화장빨인가봐요.
왠만큼 못 생긴 분도, 페인트칠 열심히 하면 고소영이나 김혜수, 소피마르소,리즈테일러...
같은 미인들 처럼 이뻐지니까요. 안 그래요?
저도 보은에서 내려서 아가씨에게 목적지까지 잘 가라고 마음속으로 빌어주고,
보은군법원에 가서 제가 하려던 일을 잘 마치고 다시 대전으로 돌아왔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어제가 보은 장날이었어요.
보은은 1일과 6일이 장날이죠.
요즘은 시골에도 5일장이 많이 사라지는 추세라는 데....
안타깝죠. 옛날 같은 전통어린 정감과 정취가 좋은 데 말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