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영포럼)
SMR 춘추전국시대-세계 패권 도전하자
(입력: 2023.03.19/월간현대경영 2023 년 3월호 - BIZ&전략)
캔두이즘(Can-doism). “하면 된다.” “우리 한국인이 하면 된다.” 그렇다면 한국이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 모듈 원자로)의 종주국(宗主國)이 될 수도 있겠다. SMR이란 기존 원전의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 펌프, 가압기 등을 하나의 용기로 모듈화한 스마트 원자로다. 발전용량을 기존 원전의 1000∼1400메가와트(MW)에서 300메가와트 이하로 줄인 경수로다. 대형 원전에 비해 안전하면서도 발전량 조절과 입지선정의 유연성(柔軟性)에 따라, 향후 100조원 이상의 글로벌 시장이 기대되는 미래 에너지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산업이다. 미국과 일본 등은 오래전부터 SMR 시장에 진입했고 특히 탈원전 논의에서 자유로웠던 중국은 2021년 건설에 착수, 독자적 모델 ‘ACP100’을 2026년 본격 가동할 예정이란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기술적 요인이 아닌 기술 외적 요인들에 의해 해외 선두그룹에 비해선 다소 늦었지만 “과거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섰다”는 경험과 기술을 기반으로, 2030년대 초반 가동을 목표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의 개발과 건설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현대경영포럼은 과기정통부의 특명을 받은 김한곤 혁신형 SMR 기술개발사업단장의 주재로 i-SMR 유관기관 및 민간기업의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포럼을 가졌다. 기자는 2023년 2월 6일을,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의 역사적 출범의 날로 기념하고 싶다. 김한곤 단장을 비롯한 민관 원자로 전문가 7인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형 SMR의 비전을 추구하는 아름다운 조찬회를 보면서, 우리 한국이 SMR의 종주국이 되기를 기원했다.
주 제 일 정 좌 장 참 석
| 한국형 SMR 모델 도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2023년 2월 6일 (조선호텔 스시조) 김 한 곤 i-SMR 기술개발사업단장 이 성 우 두산에너빌리티 상무이사 임 근 택 비에이치아이 부사장 백 승 한 우진 대표이사 오 진 호 한국수력원자력 기술혁신처장 강 한 옥 한국원자력연구원 단장 김 경 민 한국전력공사 원전수출전략실장 김 석 곤 한전KPS 종합기술원장 – 기업명 가나다 순 |
KEYNOTE ADDRESS 국가 주도에서 민관 협조 및 투자 기대한다
김한곤 i-SMR 기술개발 사업단장
안녕하세요. 저는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에서 원전개발을 담당하다가 올해 1월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개발 사업단장으로 선임되었습니다. 오늘 혁신형 SMR 개발은 어디까지 왔고,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아시다시피 국내에서 SMR의 기초적 논의는 탈원전과 탄소중립의 패러다임 속에 2018년부터 시작되어 2019년 한수원을 중심으로 “어떠한 SMR의 개발이 바람직한가”가 심층 논의되었고, 작년에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여 올해부터 4천억원의 예산으로 혁신형 SMR이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노후석탄화력을 대체할 에너지 기술을 확보한다는 정책목표 하에 과기부와 산업부가 공동으로 수행하는 중요 과제이기도 합니다.
i-SMR은 안전성을 극대화하여 중대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제거하면서, 탄력운전, 수소생산 등 보다 생태환경친화적인 제품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본설계에서부터 기술적 난제들을 해결하면서 파일럿(pilot) 제품이라 할 수 있는 최초 원전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또한 앞서 개발에 나섰던 해외업체들의 견제 또한 장애물로 작용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충분한 경험과 실력을 지니고 있는 인력과, 예산의 효율적 활용을 통해 이를 동시에 극복하고 최대한 빨리 가시적 성과를 도출코자 합니다.
기존에 원자로를 개발하는 것은 한수원 중심의 국가 주도로 전개되었지만,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초격차(超格差)의 경쟁력 있는 SMR을 개발, 글로벌 경쟁에서 이겨나가려면 국내 민간기업들의 관심과 협조 및 투자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어떤 제품을 만들고, 이를 확산시키기 위한 사업구조는 어떻게 짜는 것이 타당할지 오늘 전문가 여러분들의 현안과제와 대응책을 연계해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OUND TABLE 운송리스크 고려해 가급적 작게 만들면!
이성우 두산에너빌리티 상무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탈원전’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던 두산에너빌리티가 뉴스케일(Nuscale Power)과 엑스에너지(X-Energy) 등 외국기업에 투자한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모름지기 기업의 발전은 국가의 발전과 함께 하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반드시 i -SMR의 성공을 바라고 있고 이를 위해 민간이 함께 할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참여, 공헌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뒤늦게 출발한 만큼 혁신형 SMR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개념의 설계에서부터 시장의 니즈를 보다 충실히 반영해야 할 것이며, 특히 국내외 민간기업이 관련기술에 투자를 결정할 때 이번 I-SMR 자료 등은 좋은 참고가 될 것으로 기대가 큽니다.
개인적 차원에서 겪은 직간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면 SMR의 장점 그대로를 살려 해외에 수출하려면 운송 리스크를 고려해 가급적 작게 만들면 좋겠습니다.
기관의 연구개발과 민간의 제품화, 세일즈 동시에 이뤄지도록
임근택 비에이치아이 부사장
SMR 등 국책과제는 무엇보다도 책임감 있게 참여, 수행해야 하지만, 저희 중견기업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일감의 수주에 관심이 더 많을 수밖에 없음을 모두 이해하시리라고 믿습니다. 이미 기술적 역량이 있는 우리 기업들이 해외 관련기업들과 접촉하는 사례는 물론, 먼저 해외정보를 입수해 움직이는 국내기업들도 적잖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SMR의 개발이 진행될수록 민간기업들의 기술과 제작 노하우도 활용되어야 하는 만큼 다른 국가들에서는 이들의 관심과 참여를 어떻게 끌어올리고 협업을 전개해나가고 있는지를 파악한다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기간에 글로벌 경쟁력을 얻으려면 기관의 연구개발과 기업의 제품개발, 세일즈가 동시에 이뤄져야 합니다.
‘폐쇄적 관리’보다는 ‘개방적 관리’에서 운용의 묘를
오진호 한국수력원자력 기술혁신처장
연구개발과 제품의 제작이 서로 다른 영역일 수는 없다고 봅니다.
저희는 i-SMR의 출발은 늦었지만 개발단계에서부터 사업화를 고려하고 있으며, 이것이 실제 마케팅과 연계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한 시장의 니즈를 읽고 이것이 기술에 반영됨은 물론 사업화와 모순되지 않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중장기적으로 수십년 넘게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SMR을 속도 있게 개발하려면 폐쇄적 관리보다는 개방적 관리에서 그 운용의 묘를 찾기를 기대해봅니다.
소형모듈의 각 분야별로 예상되는 협력체들을 효율적으로 리스팅 최적화하고 그들에게 무엇을 맡겨야할지 함께 고민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인 참여 기업의 의견 수렴을
백승한 우진 대표이사
저희 회사는 수입에 의존해 왔었던 산업용 계측기를 국산화해서 각 산업의 고객사들께 공급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플랜트산업의 설비들은 해외 선진국에서 턴키방식으로 도입이 되어 왔기 때문에 국내에 들어 올 때는 모든 설비에 계측기가 장착이 되어서 들어오는데, 이런 계측기자재들이 교체수명이 되면 그때가 비로소 국산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됩니다. 저희들도 이런 기회를 이용해서 수입에 의존해 왔었던 원자력발전분야의 노내 핵 계측기를 비롯해 해외사가 공급해 왔었던 계측기 일체를 국산화에 성공해서 한수원에 20여년간 공급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i-SMR사업이 본격화 된다면 제품설계를 비롯해 개발초기부터 참여해서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하루빨리 개념설계가 완료되고, 각 기관별 업무와 기본설계가 확정되어서 개발이 시작되기를 희망하며, 향후 상용화까지 상당기간 동안은 참여기업의 개발 투자에 대한 매출을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보여 지기 때문에 과제 수행시 참여기업의 매칭펀드를 대폭 낮추어 주는 방안을 고려해 주시기 바라며, 지속적으로 관련 중소, 중견 참여기업의 의견도 수렴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요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긴밀한 협력
강한옥 한국원자력연구원 단장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전 지구적인 에너지 사업의 전기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SMR은 우수한 탄력운전 성능을 바탕으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요해지고 있는 국가 에너지 안보를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SMR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요자의 니즈를 제대로 읽는 것이야말로 말로 개발의 처음이자 끝이라는 데엔 모두 동의할 것입니다.
또한 개념설계가 되었더라도 해외진출을 시도하거나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장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니즈를 파악하고 관련기술을 개발하고 운용하는 전 과정에서 관련기관과 기업, 인력과의 긴밀한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i-SMR 기술개발단과 협의체, 운영체를 만들어 동기부여하고 원팀으로 이끌어나가는 리더십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러한 책임과 권한이 함께 주어져야 할 것입니다.
신재생에너지와 조화를 통해 미래 에너지 시장 선점 필요
김경민 한국전력공사 원전수출전략실장
한정된 시간 내에 성과를 창출하려면 시행착오를 겪었던 프로젝트를 반면교사로 삼아 명석판명(clear and distinct)한 로드맵을 설정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한때의 유행이 아닌 상품화에 성공하려면 타 전원과 타 노형 대비 경제성이 뒤떨어지지 않아야 하며, 신재생에너지와 조화를 이루어 청정에너지, 에너지 안보 및 안전성 확보를 통해 미래 에너지 시장을 선점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기술과 인적자원이 축적되어 있으므로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해외 수출에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기획단계부터 개념 설계안 및 상세 혁신기술의 진행상황이 공유되었으면
김석곤 한전KPS 종합기술원장
한전KPS의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무엇보다도 SMR의 사업성이 담보되려면 효율적이면서도 과학적인 유지보수가 필수과제입니다.
한전KPS는 SMR 유지보수와 관련된 회사 자체 사전기획과제를 시행한 바 있으며, 이에 따른 시사점으로는 개념설계 단계부터 정비 측면을 고려한다면 정비에 특화된 KPS는 물론 관련 기업들이 규제 항목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고민을 사전에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기획단계부터 개념 설계안 및 혁신 기술의 진행상황이 공유되어야 하고, 설계, 운영, 및 유지정비 분야에서 상호 협조적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국가의 중요 프로젝트인 만큼 모두의 중지를 모을 수 있는 협업정신을 밑바탕에 두고 협력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CLOSING ADDRESS 더욱 활발한 의견 개진과 속도감 있는 실행이 이루어지도록
김한곤 i-SMR 기술개발 사업단장
오늘 우리나라 i-SMR 부문의 여러 고명하신 전문가 여러분과 함께 유익한 말씀을 나눌 수 있게 된 것을 먼저 감사드립니다.
국가적 과제인 i-SMR 기술개발 사업이라는 중책을 맡은 사람으로서, 먼저 어느 분야보다도 국내외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SMR 시장에서 비교우위에 설 임팩트 있는 설계와 건설을 해야 한다는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과 같이 i-SMR의 전문가 여러분, 그리고 정부와 기관, 기업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의 더욱 더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 드리며, 오늘 여러분께서 제안한 민관협의체가 구성되어 i-SMR에 대한 좋은 의견들이 기술개발과 시장에 연계되고 나아가서 속도감 있게 추진되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면서, 오늘 여러분들의 유익한 말씀을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APP-1400(KEF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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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