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딸기·레드 와인 매일 먹으면, 치매 예방에 효과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차, 베리류, 레드 와인(적포도주)이 치매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식품들은 플라보노이드(flavonoid)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플라보노이드는 항산화, 항염증 및 항암 효과와 관련된 식물성 화합물이다.
현재 전 세계 치매 환자 수는 5500만 명이다. 세계 보건기구(WHO)는 2050년까지 이 수치가 1억 5300만 명으로 세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나이와 유전자가 가장 큰 위험 요인이지만, 전문가들은 식단 등을 통해 거의 절반 정도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다고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치매 유병률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이 치매 위험을 줄이거나 예방에 기여할 수 있는 지 검토하는 것은 중요하다”라고 이번 연구를 수행한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퀸즈대학교 연구원 에이미 제닝스(Amy Jennings) 박사가 뉴스위크에 말했다.
그녀는 “플라보노이드는 차, 베리, 오렌지, 사과, 적포도주, 다크 초콜릿을 포함한 다양한 식품에서 발견되며, 우리 연구는 이러한 음식들을 추가로 6회분 섭취하면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음을 강조한다”라고 말했다.
플라보노이드가 많은 차 중에는 녹차와 홍차, 베리류 중에는 딸기와 블루베리를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연구진은 영국 성인 50만 명 이상의 의료·건강 데이터가 축적된 영국 바이오뱅크 자료를 활용했다. 40~70세의 성인 12만1986명이 2006년부터 2010년 사이 제공한 식단 정보를 분석하고 9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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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참가자들의 식단에 포함된 플라보노이드의 양에 따라 점수를 매기고 이 점수와 치매 발병 가능성, 유전자, 혈압, 우울증 증상과 같은 위험 요인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음식을 하루에 6회 추가로 섭취하면 전반적으로 치매 위험이 28% 낮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유전적 또는 기타 위험 요인(우울증 등)으로 인해 치매에 걸리기 쉬운 사람들에게서 치매 위험이 가장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차 5잔, 레드 와인 한 잔, 베리 반 줌 중 적어도 두 가지를 섭취한 참가자에게서 치매 위험이 가장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연구자들은 차, 레드 와인, 베리를 분석에서 제외했을 때, 다른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음식들을 치매 위험 감소와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제닝스 박사는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음식과 음료의 섭취를 늘리는 간단한 식이 변화가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서 이러한 위험 감소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치매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건강과 삶의 질을 개선하고,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예방적 개입이 계속해서 공중 보건의 주요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라고 연구 보도 자료에서 말했다.
미국 의학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18일(현지시각) 게재된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플로보노이드가 염증을 줄이고 뇌의 혈류를 개선하여 치매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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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레드 와인이 치매 위험 감소와 연관된 이유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전 다른 연구에서 레드 와인의 적당한 섭취가 뇌 건강에 이롭다거나 해롭다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연관성이 이러한 음식들에 포함된 플라보노이드 때문인지 아니면 레드 와인에 함유된 알코올과 같은 다른 요인 때문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들은 일반적으로 더 건강하며, 비만이 적고, 흡연을 덜 하며, 사회경제적 불이익을 경험할 가능성이 적고, 차를 더 많이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연구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소량의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음식(특히 베리, 차, 레드 와인)을 식단에 포함시키는 것이 치매에 취약한 사람들의 치매 위험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충분한 증거를 이번 연구가 제공한다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