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나희덕-
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 소리에 묻혀
내 울음 아직은 노래가 아니다.
차가운 바닥 위에 토하는 울음,
풀잎 없고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지하도 콘크리트 벽 좁은 틈에서
숨막힐 듯, 그러나 나 여기 살아 있다
귀뚜르르 뚜르르 보내는 타전 소리가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
지금은 매미 떼가 하늘을 찌르는 시절
그 소리 걷히고 맑은 가을 하늘이
어린 풀숲 위에 내려와 뒤척이기도 하고
계단을 타고 이 땅 밑까지 내려오는 날
발길에 눌려 우는 내 울음도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 가는 노래일 수 있을까
첫댓글 가장 요란스러운 곤충이 매미랑 귀뚜라미가 아닐까 싶다..
올 가을에도 여기저기서 들려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