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을 찍고 있었을까?
눈에 띄게 고기도 잘 잡고 사진도 잘 찍고 활약상이 대단한 분이 있어 이 배에서 살아 보겠다고 친근감 유발 차원으로 술 기운에 한마디 했다.
'제일 폼이 멋지시네요'
사무장이라고 불렀지만 그 때만해도 어딘가 직업이 사무장으로 통하는가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정원호 주최측이었던 것이다.
(무쏘님이 다 알려줬다)
어쩐지 물고기 옷을 입지 않았구나.
나중에 들어보니 '닭님'의 연락받고 새벽에 따로 왔기 때문에 내가 '닭님'의 회사 동우회 사람인줄 알았다고 하더라.
이래 저래 서로들 오해하니 나 홀로 따로국밥 신세였던 것이다.
바다는 마약이었을까?
내가 ‘따’인지 뭔지도 모르겠고 원래 혼자서 잘 놀기도 한단다.
'왜 낚시 안해요?'
'아 낚시하러 온 것 아니고,배 탈수 있는지 적성 검사하러 왔어요. 친구가 제가 배 멀미가 심할테니 배 못탄다고 해서요.'
'낚시대 빌려서 해요'
'낚시하러 온 거 아니라니깐요. 배 멀미 테스트하러 왔다니깐요.'
관심 안가져줄 때가 더 좋았던 것 같다.
낚시대 없어도 아무렇지도 않은데 자꾸만 낚시를 하라고 하니 낚시대가 갑자기 어디서 나고 회 잔뜩 먹어서 배 부른데 뭘 또 고길 잡으라고 할까?
그냥 이대로 좋았다.
고길 꼭 잡아야 할까?
이대로 배만 타면 안될까?
내 낚시대도 아닌데 빌려서 하면 더 기 죽을테고 장비 갖춰서 몰래 연습하고 당당하게 출전할거야.
바다를 쌩쌩 달리는 것만으로도 신기해죽겠고 한참 감동적인데 여기서 뭘 더 어쩌라고~
(알았어! 다음에 장비 갖추고 폼 좀 잡을게 쪼르지맛!)
'저기, 혹시 누구 닮았다고 듣지 않았어요?'
전 도연 얘기 나오려나보다.
'전 도연 닮은 것 같아요'
'네 이전부터 좀 들었어요. 근데 전 전 도연 별로인데....요'
전도연이 속상해 할런지 모르겠는데 전 도연 닮았다는 소리가 그렇게 기분 좋지만은 않다.
그래도 뭐 연예인이니!
목소리가 우렁찬 '달타냥'님이 고기 잡는 시간보다 회 뜨는 시간이 더 긴 듯 한데 정말 잘 뜨는 것이 뭐든지 신선하다.
(어쩌면 못 뜨는 것인지도 모르겠다.ㅎㅎ)
동갑이라고 우기고 친구라고 우기는데 불청객인 내가 뭐 어쩌랴!
그렇게 해주자.ㅎㅎ
이제 서서히 친해져서 좌무쏘우달타냥 포지션 확실하고!
회 떠주면 회 먹고 저쪽 가서 라면 먹고 아이 새우깡도 슬쩍 뺏어먹고 오미자주는 거의 내 것처럼 다 마시고 따 당한 설움도 없어지고 '닭'도 쭈삣쭈삣 말 걸어주고 술이 좀 들어간 탓인지 갑자기 '누님' 그러고 큰오빠들도 있고 친구도 있고 동생도 있고 막내도 있고 신~났다.
남들이 막내야~ 그래서 덩달아 막내야~ 그러고.
'은빛워니님'은 국민막내인가보다!
젠틀한 큰오빠 무쏘님이 좌측에 있고 해병대 출신 달타냥님이 우측에 포진해 있는데 막내쯤 뭐가 무섭겠나!
비록 장비도 없고 유비, 관우도 없지만 마검포 번출을 주최한 '날고픈닭'님이 나를 누님으로 모시고 있지 않는가?
처녀 번출이지만 따지고 보면 2003년 가입자인데다가 공지 사항 위로 띄워주는 친구의 빽도 있다!
초보 티 살짝 벗은 존사람도 있으니 뭔가 편해진다.
근데 왜 집엘 안가는거야?
3시가 넘어도 4시가 넘어도 돌아갈 생각들을 안하신다.
'무쏘님! 집에 왜 안가요?'
고기를 많이 못잡아서 만족할 때까지 고기잡이 해야 한단다.
아니 이 양반들이 나 따 시키고 노상 고기 잡고 있던데 뭘 안잡았다는 것인지!
듣기론 5~6시간이라고 했는데 아무리 즐겁다 하지만 하루 왼종일 바다에서 살라니 너무하다.
혼자 탈출을 시도할 수도 없고 꽁짜 배 좀 탄 것이 무슨 큰 죄라고!
바다에 갇혀버린 것이다.
타짜의 탈을 뒤집어 쓴 어설픈 낚시꾼들이랑 정녕 내가 왔단 말인가!
어제 한숨도 못자고 대타로 날라 왔지, 무쏘님이 자신의 낚시대로 훈련시켜줘서 어깨도 아프고 술 취해서 졸립고 오전에 따 당한 설움을 회로 채워서 배도 부르고 정말 집에 가고 싶다.
무슨 낚시를 12시간을 하냐고?
어제 천안 고객은 두어 시간 만에 고기 너무 많이 잡았다고 좋아라 하던데.
무쏘님이 기분내게 해주려고 고기 1마리 잡게 갖은 기술을 전수해주지만 고기도 내가 초짜인줄 다 안단 말이지.
잡힐 듯 말듯 놀려대기만 하고 미끼, 봉돌만 다 써버렸는데 안한다고 했잔아요.ㅠ
장비도 없이 출장 온 나라면 고기가 잡혀도 고기 체면 안 설 것이다.
아무리 뭘 모른다지만 이 낚시대는 너무 무겁다.
달타냥님걸 쓱 만져보니 왠지 가볍다.
'그래, 저거야, 내가 살 길은...'
미녀가 왔다갔다하니 이 싸~람들이 고기를 못잡나?
얼쩡대지 않으면 고기 좀 잡을지도 모르니 작전상 방 안으로 후퇴했고 급 졸다 ......................
바다에서 드디어 해방되었다.
과묵하신 일지매님이 속정은 깊으신지 무쏘님과 함께 안면읍까지 바래다주신걸 보니 일지매가 맞긴 맞고 친구라고 우긴 달타냥은 사라졌다.
불 킨 채로 내처자서 눈 비비고 일어나니 그 다음 날 아침이 지나 무려 15시간을 자버렸다.
바다낚시 적성검사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처음부터 자리가 있었다면 모범 도우미 다빈사랑님하고 같이 왔으면 좋으련만 새벽 3시 30분에 연락받았으니 그야말로 천둥번개라서 '날고픈닭님'의 무모한 방치 하에 마검포 뱃놀이를 끝냈다.
(날고픈 닭은 계속 못날지도 모른다.)
그들에겐 바다낚시였지만 내게는 뱃놀이!
뱃노리 꽃노리 달~노리
첫댓글 푸하하하~ 이제 다 읽었네요 ㅎㅎ
자주자주 출조하셔서 조행기 좀 써주세요 ㅋㅋ
글씨가 쪼매내서리 첨엔 안 읽으려다가 ㅋㅋ
읽다보니 중독되네 ㅋㅋ
글고,.. 전도연 닮으셨다굽쎠?? 푸히힛~
몰래 사라진것이 아니라 후진으로 차 빼다 바닷속으로 풍덩 할뻔 해서 아무 생각없이 급하게 철수 햇어여,,,조행기 즐감 만땅임다!!
1~4탄 글 잘보았어여....
우리 달타냥햄 왜도망가셔서 이제와서 변명이예요.....ㅋㅋ
ㅋㅋㅋ
첫 출조 조행기 잘읽었습니다 한편의 단막극 같은 조행기네요 제 칭찬도 많이해 주시고ㅎㅎㅎ 감사합니다 다음출조때는 함께할 시간 만들겠습니다~~~~~!
뤼미에르님 우리카페에 팬이 많겠네요, 글짓기도 여느 작문가 못지않고,,덕분에 즐거운 뱃놀이에 흠벅 취해서 갑니다,좋은나날 되세요,
시원한 글입니다. 막힘이 없고 거침이 없으면서도 부드럽고.. 잘 보았습니다. 닉네임을 <뤼에미로> 읽고서 우리 토종말을 프랑스 쪽으로 접목을 해서 참 잘 맹글었다 싶었는데.. 글이 너무 좋아서 다시 닉네임을 확인하니 아차차 <뤼미에르>님 이네요.. 죄송..ㅎㅎㅎ 좋은 글 자주 기대해 봅니다..... ^^*
조행기 대필 가능할까요???
베프 달타냥! 아들하고 화해했어요? 힙합님! 자주 출조하려고 했는데 해상k님이 24일(월) 뭉갰잔아요.
참고로 저는 서해안 일/월 yes,토욜 no!
'낚시'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아진다면 대필도 가능하겠지만 자서전도 아니고 조행기에 왜 대필이 필요한가요?
24일(월)을 해상K님이 뭉갰다굽쎠??
어라?? 전 그날 출조예정인데 ㅎㅎ 아마도 안흥항 재성호를 탈것 같은데~
조용~히 혼자 다녀올려고 했는데 시간되시는 횐님들 한두분 더 함께해도
좋을 듯 하네요~
그나저나 뤼미에르님 정출 자주 하셔서 빨리 등업하셔야 겠습니다~
얼굴이 아무리봐도 전도연같지가 않고~ 남자얼굴인데~
노란모자를 쓰시면 어느정도 커버될 듯 싶습니다만~
※참고로, 안흥항(항구낚시) 재성호는 선비7만원에 출조지는 주로 외연도입니다..
선장님 고향이 거기라서 ㅋㅋ 그 지역 여밭은 훤~히 아시는 것 같구요~
어초?? 침선??? 하기는 합니다만~ 많으면 20분합니다... 대부분 여밭^^
초보자에게 딱이죠 ㅋㅋ
힙합매니아님.. 월요일 파도가 장난이 아닐 듯 싶습니다. 그래서 일단 퇴각... 파도가 좀 진정되면 힙합님 연락드릴께여.. 그리고 재성호는....흠... -.-;;;
재미있는 조행기 잘보고 한참 웃다가 갑니다. 일지매형님은 왜그러셨을까? 앞으로는 싱글인 워니님에게 도움요청하세요 ㅎㅎ
맛갈진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이제부터 싱글라인 모자만 보시면 무조건 들이대세요. 낚쑤대면 낚쑤대 릴이면 릴 채비면 채비 미끼면 미끼 다 빌려주실겁니다. 특히 연예인 닮은 여성 조사님이시라면. ^^*^^
이래뵈도 지금은 정원호 사무장으로 일을 하지만 4월달까지는 저도 물고기표시달고 댕기는 SLK회원이였어요..
그날도 정원호 직원만 아니엿음 온몸을 SLK고기모양으로 도배하고 나갔을걸요..ㅋㅋ
암튼 그날 고생하셨구요...나중에 또 놀러오세요...ㅋㅋㅋ
크으흐 잼난 조행기네요 마치 책을 보느것 같아요 그나저나 저도 갈까 말까 무지 고민 했는데 정원호 조항정보 보고 배아퍼서 무자게 혼낫습니다 정원호 자주 타던유선이었는데 갈걸 정출이든 번출이든 뤼미에르님 자주 뵈유
힙합님 좋은 기회인데 다음주 서울가서 낚시대좀 사고 모자도 신청하고 갯바위 숨어서 연습좀 하고 ㅎㅎ/그래야 고기들고 사진 찍죠!/실력도 없는데 장비도 없으니 폼도 안나고 달타냥이 회뜬다고 이 쿨러 저 쿨러 물고기나 훔쳐오라고 심부름시키고 싱글워니님은 등짝밖에 본게 없고 무쏘님 없었으면 아직도 낚시대와 피리 구분을 못했을걸~
잘읽었습니다 ^^ 다음번 정출때 멋지게 고기한번 낚아봅시다!!!!!!
글을너무 잘쓰시네요 시적감각이 뛰어나신것같네요 ^^
바쁜척하구 살다보니 이제서야 오늘 밀린숙제 하는기분으로 한번에 다읽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