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값 급등 영향.. 밀가루·양파 등
'서민 음식' 옛말.. 평균 가격 6,361원
메뉴값 재편.. 0.5인분까지, 자구책 등장
냉면·라면 등 외식 품목 가격 ‘줄인상’
가공식품 등 먹거리물가 올라 “내수 압박”
인상 요인 흡수 비롯, 정책 고민 뒤따라야
.50여년 만에 60배 이상 물가가 훌쩍 뛰어, 평균 가격이 6,300원을 웃돌았습니다.
지역별로는 이미 7,000원에 육박한 곳도 부지기수에 이를 정도입니다.
세부적으로는 각종 재료값이 상승한 게 가장 큰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짜장면 하나에서 끝날지는 불투명합니다.
물가 오름세가 둔화됐다고는 하지만, 가공식품이다, 각종 외식물가 오름세가 심상찮은데다 공공요금까지 들썩이는 상황이라 당분간 가계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 1970년 100원 짜장면.. 50년 만에 6,000원대로
오늘(5일) 전문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정보는 짜장면 한 그릇의 올해 평균 가격이 6,361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물가정보가 처음 조사를 시작했던 1970년 100원보다 60배 넘게 오른 수준입니다.
2000년 2,500원까지 오른 짜장면 가격은 이후 계속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2018년 5,000원대에 진입했고, 그 이후에도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지난해부터 6,000원을 넘어섰습니다.
10년 전인 4,345원과 비교하면 46.4%, 최근 5년 새 가격 상승 폭만 26.9%에 달했다고 한국물가정보는 전했습니다.
■ 주재료 품목 상승세 계속.. 국제유가, 기후 변화 등 영향
이같은 가격 상승 흐름은 주재료 가격이 오른데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주재료 8개 품목(춘장·식용유·밀가루·설탕·양파·대파·청오이·돼지고기)에 대한 가격 조사를 보면 지난 5년 동안 평균 55.3%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만 해도 5년 전인 2018년보다 각각 46.9%와 33.2% 올랐습니다.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등 식자재 가격이 상승한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양파는 166.7%, 오이는 275%나 뛰면서, 짜장면 위에 올리던 오이채 고명을 무순 등으로 대체하는 곳도 생겨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채소류 가격 상승에는 특히 기후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합니다.
짜장면 재료 중 채소류는 통상 그 해의 기후변화 등에 따라 가격에도 변화가 생겨나고 있어, 전체 품목을 보면 대다수 재료가 크게 올라 최근 물가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 추가 금액 등 올리거나 1인분 메뉴 쪼개 부담 낮춰
또 최근 곱빼기를 주문할 경우 추가되는 금액이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오르는 등 가격 상승에 따른 파장이 점점 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때문에 아예 1인분 메뉴를 0.5인분 등으로 나눠 가격 부담을 낮추는 경우까지 생기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국물가정보 관계자는 “선별된 주재료 이외에 지역별 혹은 식당별로 감자나 양배추와 같이 추가되는 재료를 감안한다면 실제 짜장면 가격은 더 차이를 보일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대표 외식품목 상승세.. 지역별 인상 폭 커
이같은 짜장면 등 가격 상승세로 인해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해먹거나, 가격이 저렴한 대체 음식을 찾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생활비 부담을 덜어보려는 노력이 이어지지만, 사실 앞으로 물가 부담이 얼마나 줄어들지는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짜장면 뿐만 아니라 김밥, 라면 등 대표적인 서민 음식 가격도 줄줄이 오르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기준 냉면 1인분 평균 가격이 전년 동월(9,962원) 대비 7.3% 오른 1만692원으로 대표 8가지 품목 가격들이 줄줄이 인상 폭을 키웠습니다.
짜장면이 6,723원으로 지난해 2월(5,769원)보다 16.3%나 올랐고, 2년 전(5,346원)에 비해선 25.7%나 오른 수준을 보일 정도로 상승 폭이 큽니다.
지역별로도 상승세는 이어져, 가장 가격이 높은 제주는 짜장면이 2월 기준 6,750원으로 1년 전(6,000원)보다 12.5%, 2년 전(5,750원)에 비해선 17.4% 올랐습니다. 인상 폭은 상대적으로 커보이지 않아도 요금 수준은 2년 새 1,000원이나 올랐습니다.
■ 가공·먹거리 물가 ‘줄인상’.. 가계 재정 압박 불가피
통계청의 최근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4% 초반대로 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을 보였습니다.
전월 상승률(4.8%)보다 0.6%포인트(p) 낮은 4.2%로, 최근 두 달 연속 둔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밥상물가로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7.3% 올라 지난해 10월(11.4%)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채소류가 13.8% 올랐고 수산물은 7.3%, 가공식품은 9.1% 올라 지난달에 이어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는 상황입니다.
■ 외식 물가 압박 여전.. ‘공공요금’ 가장 큰 변수
더구나 3월 외식 물가는 전년 대비 7.4% 상승률을 기록해 전달(7.5%)보다 주춤했지만 국내 식품 시장점유율 1위 업체들이 4월부터 잇따른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어, 둔화세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합니다.
실제 지역별로 제주는 3월 외식 물가지수가 8.3으로 전달(8.0)보다 올랐을 만큼 먹거리 불안감이 지속되는 실정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물가 하락을 주도한 석유류 물가(-14.3%) 역시도, 국제유가에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습니다.
가장 큰 변수는 ‘난방비 폭탄’으로 불거졌던 공공요금 인상입니다.
정부나 관계 부처에선 소비자물가를 감안한다면서도, 현실화를 앞세워 2분기 전기요금 등 인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 가격 인상 등 자재 ‘한계’.. “정부 , 고물가 완화책 지속 나서야”
정부는 이와 관련해 식품 기업에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요 먹거리 가격 안정을 위해 식품 원재료 관세 인하 등에 나서면서 최대한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관련 업계 등엔 생산성 향상 등 원가절감을 통해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하는 등 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 기조에 걸맞은 자체 노력을 촉구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대내·외적인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 변수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마냥 기업들이 가격을 붙잡을수 있을지 역시 장담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 양상이긴 하지만, 가격 인상 요인들이 곳곳에 산재해 가계 재정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내수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취약계층을 비롯한 민생 현장의 고물가 부담을 최대한 완화할 대책 강구를 소홀해선 안될 것이고, 물가 안정 기조를 바탕으로 내수 활성화 대책들을 지속 추진해야 할 것”으로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