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니로EV에 중국 CATL사의 배터리가 적용된 데 이어 하반기 출시할 아이오닉6에도 CATL사(社)의 배터리가 적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중국산 배터리 품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CATL 배터리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24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하반기 출시될 아이오닉6에도 CATL의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산업에 정통한 A씨는 "최근 니로EV에 갑작스레 CATL의 배터리가 적용된 것처럼 조명되고 있지만, 현대자동차와 CATL은 이전부터접촉을 해왔다"며 "아이오닉6에도 CATL의 배터리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산 배터리 적용 가능성과 관련해선 공급망 다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전기차 수요 대비 배터리 공급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업체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탓이다. 앞서 기아 니로EV 역시 중국 수출물량에만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었으나, 비슷한 문제로 국내 출시 모델에도 CATL사의 배터리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적인 이점 또한 CATL 배터리 탑재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전기차를 비롯해 전반적인 자동차 판매 가격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배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배터리는 아이오닉6의 단가낮추기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다만 전문가들은 가격적인 측면보다는 배터리 공급망 안정을 주요 배경으로 설명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CATL사 배터리 이용에 따른 가격적인 메리트는 사실 큰 편이 아니다"며 "최근의 중국산 배터리 적용 움직임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공급 불안으로부터 비롯됐다"고 말했다. 이어 "CATL 배터리 탑재는 향후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있어서도 이점을 갖는다"고 덧붙엿다.
현재 중국은 자국 기업 보호 정책의 일환으로 중국제 배터리가 탑재되지 않은 차량에 대해선 보조금지급을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아이오닉6에 실제로 CATL사의 배터리가 탑재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국내 소비자들의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만큼, CATL사의 배터리 탑재는 향후 아이오닉6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니로EV에 CATL사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사실과 관련해서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소비자들의 인식과는 다르게 전문가들은 CATL사 배터리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CATL이 LFP 배터리로 유명한것은 맞지만, 이전부터 NCM 배터리도 생산하고 있었다"며 "CATL은 테슬라를 비롯해 과거부터 다양한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CATL은 LFP 배터리와 NCM 배터리를 비롯해 소듐이온배터리 등 차세대 이차전지까지 개발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CATL의 기업 규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사이에선 최근 니로EV에 니켈 함량이 낮은 배터리가 탑재됐다는정보가 돌며 CATL사의 NCM 배터리 제작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배터리 시장에선 니켈 함량이 높은 하이니켈 배터리가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박 교수는 "CATL은 하이니켈부터 미드니켈 제품군을 두루 갖추고 있다"며 "니로EV에 미드니켈 배터리가 탑재됐다 하더라도, 이는 가격이나 기타 조건을 위한 선택으로 보는 편이 맞다"고 말했다.
한국전지산업협회 측에서도 CATL사 배터리의품질에 대해 대체로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국전지산업협회 관계자는 "앞서 테슬라나 벤츠, BMW에서도 CATL의 배터리를 채용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기아가 이를 적용한다 해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이 크다.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기란 어려운 구조다"며 중국 배터리 업계의 국내 시장 진입이 불가피함을 에둘러 설명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에 적용될 배터리와 관련해선 언급을 아꼈지만, 최근 니로EV에 CATL 배터리가 탑재된 것과 관련해선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배터리 적용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품질기준이 있는데, CATL 배터리는 이를 통과했다"며 "국산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품질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오닉6는 올해 3분기 중형급 세단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중형급 세단 시장은 기존까진 테슬라 모델3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최근 모델3의 가격이 7000만원 이상으로 올라가며 아이오닉6가 대안 모델로 주목을 받게 됐다.
유주엽 기자 jubie@sisajourn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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