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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해제 |
서툴러서 아프고 순수해서 아름다운
우리들의 첫사랑 이야기
가온이는 오빠의 친구 권지한을 보는 순간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숨을 쉴 수가 없다. 드디어 찾아온 두근두근 첫사랑! 여섯 살 때부터 친구였던 든든한 아군 이든이라면 단짝의 첫사랑을 무조건 응원해 주리라 믿었건만 이해할 수 없는 반응으로 가온이를 당황하게 만든다. 그런데 가온이도 첫사랑과 헤어지는 것보다 이든이의 느닷없는 고백에 더 심란하다! 도대체 이 감정은 뭐지!? 지금 우리들의 진짜 로맨스가 시작된다!
책 소개 |
열세 살의 첫 로맨스!
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너를 응원해!
마해송문학상, 사계절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의 작가로 활동한 이송현은 이 시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를 유려한 문장과 탄탄한 구성 그리고 특유의 경쾌함으로 맛깔나게 들려주는 작가이다. 아찔한 줄 위에 청춘을 건 쌍둥이 형제의 도전을 그린 《라인》, 십 대의 삶에 숨어 있는 다양한 폭력의 모습을 담은 《나쁜 연애 썸》 등 작가는 오늘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생생한 삶의 순간을 예리한 눈과 감성으로 포착해 낸다.
이번에 나온 신간 《사랑은 처음》은 열세 살 아이들의 서투르지만 순수하고 예쁜 연애 이야기이다. 누군가는 “초등학생이 무슨 사랑이냐?”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열세 살을 돌아보자.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사랑에 관심이 없었을까? 사랑은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특별한 감정이다. 그러나 사랑은 어렵다. 내 마음도 잘 돌봐야 하지만 상대방의 마음도 헤아릴 줄 알아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기에 제대로 사랑을 하고 있다면 칭찬받고 격려받을 만한 일이다.
이송현 작가는 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아이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어릴 때부터 단짝 친구였던 가온이와 이든이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이성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이 밑줄을 긋고 싶을 만큼 울림 있는 문장으로 그려진다. 사랑이 처음이라 서툴고 부족하지만 사랑을 하며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들 모습이 맑고 예쁘게 담겨 있다.
“열세 살 우리에게도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고
복잡한 수학 문제보다 풀기 어려운 사랑이 찾아왔다!”
사랑은 머릿속으로 상상할 때는 매순간이 행복할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이 된 사랑은 달콤하다가도 어느 순간 복잡한 수학 문제보다 풀기 어렵다. 가온이는 오빠의 친구 권지한을 보고 한눈에 반한다. 그날부터 새벽 수영도 시작하고 화장도 시도해 보면서 권지한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그러나 가장 행복할 것 같았던 첫 데이트 날 가장 불행한 기분을 맛본다. 게다가 첫사랑을 떠나보낸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형제 같은 이든이에게 좋아한다는 고백을 받으니 뭐가 뭔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아직은 확신할 수 없는 마음에 ‘실험’이라는 단서를 붙여 이든이와 연애를 시작하지만, 갑자기 관계가 역전되어 자기가 더 이든이를 좋아하는 것 같아 당황스럽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처럼 이 책은 오빠의 친구를 좋아하게 된 가온이를 통해 첫사랑의 달콤한 설렘과 짝사랑의 아픔을, 그리고 가온이가 이든이와 사귀게 되면서 겪는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의 변화까지, 사랑을 하면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섬세하게 보여 준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궁금한 아이들도, 사랑을 시작한 아이들도 충분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엄마와 아빠가 딸과 아들과 함께 읽어 보고 사랑과 연애라는 주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을 나눠 봐도 좋겠다.
“열세 살 가온이와 든든이는 내게 최고의 사랑 선생님이다.”_ 작가의 말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필요한 건강한 균형을 보여 주는 이야기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독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인물이 있다. 바로 가온이의 “든든이” 이든이다. 이든이가 혼자 가온이를 좋아하는 마음을 키워 가던 중, 다른 사람이 가온이의 첫사랑이 된다. 억울하고 화도 날 만한데 이든이는 한결같이 가온이 옆을 지킨다. 그리고 드디어 우여곡절 끝에 가온이에게 마음을 전하고 사귀게 되면서 이든이의 진가는 더더욱 빛을 발한다. 이든이는 가온이가 사랑이라는 감정에 혼란스럽고 흔들릴 때마다 보석 같은 말을 해 준다.
“나 때문에 속상한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꼭 나한테 말해 줘. 내가 고칠게, 응?”
“윤가온, 난 여전히 네 남친이지만 네가 지금 하려는 행동은 스스로 책임져야 해!”
“아무리 우리가 사귄다 해도 내가 너한테 무언가 억지로 강요할 수 없잖아!”
“단순히 좋아하는 마음 하나만으로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사이가 되고 싶지 않아.”
“어리다고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의 크기가 어른보다 작은 건 아니야!
책임감을 가지고 너를 좋아하고 싶어!”
열셋 이든이에게는 사람의 관계에서 꼭 필요한 건강한 균형이 있다. 어떤 순간에도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를 지킬 줄 안다. 그래서 아무리 좋아하는 가온이라 해도 잘못된 행동이나 억지스런 요구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아니라고 말한다. 가온이는 오랜 친구 이든이를 잘 알면서도 막상 연애를 하니까 ‘내가 더 좋아하는 건 아닐까’, ‘나를 더 좋아해 주면 안 되나’ 같은 불안한 마음이 생긴다. 결국 아슬아슬한 위기의 순간이 찾아오지만, 한결 같은 이든이의 진심을 통해 가온이는 그런 이든이가 얼마나 든든하고 멋진 아군인지 깨닫게 된다.
이 책은 단순히 연애라는 관계만이 아닌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꼭 필요한 건강한 균형을 잘 보여 준다. “열세 살 가온이와 든든이는 내게 최고의 사랑 선생님이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나와 상대방의 마음을 지키고 배려하는 법을 알려 주는 좋은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본문 속으로 |
쓰나미가 몰려왔다. 옆 레인에서 접영을 하던 아저씨가 물을 쓸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 바람에 나는 물속에 가라앉았다. 가라앉는 순간, 수영장 벽면을 박차고 백턴을 하는 권지한 님과 눈이 마주쳤다. 비록 수경과 수경이 우리 사이를 갈라놓았지만 분명 나는 나를 보고 눈웃음을 짓는 권지한 님의 다정함을 봤다. 나는 그대로 수영장 바닥에 가라앉았다, 등을 바닥에 대고 누운 채로. _33쪽
“에라 모르겠다. 이든, 독한 놈이야. 귀도 아프다면서 새벽 수영을 쉬지도 않고 혼자 다녔던 거 아냐?”
김도경 말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도경이한테 이든이가 나랑 새벽 수영을 다녔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어쩌면이란 가정 아래 온갖 상상이 내 뒤를 졸졸 따라왔지만 나는 애써 모른 척했다.
‘든든이 귀가 그 지경이라니? 새벽 수영이 뭐 어때서?’
이든이 귀가 왜 아픈지 궁금했지만 지금 당장은 권지한 님이 연 이틀 새벽 수영을 나오지 않은 것이 더 궁금했다.
‘든든아, 미안.’
사랑은 원래 다급한 법이다. 그것이 오랜 우정 앞에서도 새치기를 하며 머리를 들이밀 때가 있다는 점이 조금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_45~46쪽
“잘 들어, 든든. 너를 내 연애 코치로 임명할게.”
바보 같은 이든이 표정을 볼 수 있다니, 과연 충격적인 계획인가 보다. 아무리 절친이라도 내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이렇게 중요한 제안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겠지.
“왜…… 나야?”
급습이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나도 당황하고 말았다. 하지만 여기서 버벅거리면 바보처럼 보이겠지. 이든이 질문에 놀라 혀를 깨문 것은 비밀이었다. 입안에서 비릿한 피 맛이 났지만 나는 침을 꿀떡 삼키고 최대한 도도한 표정을 지었다.
“너니까! 딴 사람이 아니고 내가 제일 믿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너니까. 됐지?”_54쪽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수많은 상상을 했다. 권지한 님이 오늘 나에게 보여 줬던 수많은 말과 행동을 도돌이표처럼 되새기고 또 되새겼다. 그러고 나서 나는 웃을 수 있었다.
‘이건 사랑이야! 그래도 오빠가 고백할 때까지 기다려야지. 썸 탈 때가 제일 설레니까.’
나보다 나이가 많은 권지한 님은 그만큼 나보다 바쁜 일도 많을 것이다. 오늘 밥을 못 먹었다고, 고백을 못 들었다고, 더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고 실망할 이유는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 저 멀리를 바라보며 나는 아주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_71쪽
“내가 윤가온, 너 좋아한다고 하면 안 되는 거야? 이건 내 마음이잖아.”
“든든, 정신 차려! 넌 흙이나 주워 먹는 여자애가 좋아?”
나는 이든이를 위해 놀이터 흙을 주워 먹던 여섯 살 기억을 소환했다. 이런 애라면 좋아하지 않겠지, 좋아한다고 착각한 마음을 접을 수 있겠지.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었다.
“응, 좋아. 나를 위해서, 나 때문에 네가 흙을 먹었던 거잖아. 세상에 날 위해 흙을 씹어 먹는 여자애가 너 말고 또 어디 있겠어?” _100쪽
차례 |
1. 진짜가 나타났다!
2. 처음이 중요해
3. 새벽 수영
4. 너, 제대로 하는 거야?
5. 수상한 연애 코치
6. 오빠의 사생활
7. 하나도 든든하지 않아
8. 계산하지 못한 고백
9. 만약에
10. 난 괜찮아
11. 너와 나의 데이트
12. 이렇게나 많은 별들
에필로그 든든이의 속마음
작가의 말
작가 소개 |
글 이송현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자랐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든든이 같은 친구는 만나지 못했다. 대신 도경이나 가준 오빠 같은 친구들은 주위에 항상 있었다. 여중, 여고를 다니는 바람에 든든이 같은 친구는 그야말로 동화 속 인물이었다. 그래서 《사랑은 처음》을 쓸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덕분에 지금도 재미난 이야기와 사랑에 빠져 있다. 동화, 청소년 소설을 쓰며 대학에서 아동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내 이름은 십민준》, 《내 청춘, 시속 370km》, 《드림 셰프》, 《라인》, 《나쁜 연애 썸》, 《슈퍼 아이돌 오두리》, 《방과 후 아나운서 클럽》, 《아빠가 나타났다!》, 《똥싸기 힘든 날》, 《호주머니 속 알사탕》 등이 있다.
그림 박냠
대학에서 만화창작을 전공하고 박냠이라는 필명으로 만화, 일러스트, 캐릭터 디자인, 팬시 문구 디자인 등 여러 매체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에서 수채화 그리는 법을 알려 주고 있다. 독립출판물 <소녀 짝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