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 2008. 1. 6 (日)
■ 날씨: 따스한 햇살, 오를수록 강한 바람
■ 누가: 포항다음산악회
■ 어디: 울진 백암산((白巖山,1004m)
■ 코스: 한화콘도-헬기장-(오우등산로)-존질목-선시골갈림길-백암산-흰바위-백암폭포-온천지구-posco수련관
■ 시간: 6시간(시산제, 식사시간포함)
■ 특징: (밋밋)□□□□□□□□□■(스릴)
지난해 가을 치악산을 다녀온 이후, 이월금을 넘기며 연속 두달을 불참한 바람에 시산제를 겸한 '08신년 산행엔 어찌하건 참여해서 욕(?)이라도 안 얻어 먹도록 후일을 도모해야 할 판이다.
헌데 정초부텀 밤일에 투입되던중 하필이면 밤일의 가장자리에 산행날이 겹치니 어찌해야 좋을꼬..? 하는 고민도 잠시, 작년 입금분는 이미 작년에 공중분해 되불어 다시 입금을 시키고 일단 베낭부텀 챙기게 된다.
새벽에 시큼시큼한 눈두덩이를 부비며 잠시 집에 들렸다 베낭을 챙기고 부랴부랴 운동장으로 달려가니 시계는 출발예정 시간이 정각7시쯤 된다.
분주한 운동장의 다른 산악회님들의 낯선 발걸음들을 요리조리 피하고 앞질러 한동관광버스에 오르니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이상x 사장님께서 운전석에서 벌떡 일어나 이놈을 반가이 맞아 준다.
눈알을 좌우로 굴리면서 통로를 따라 들어가니 이미 많은 산객님들 께서 승차해 계시는데 아는분과 모르는 분이 대락 반반쯤 되고 빈좌석앞에 이를데 마다 그 자리는 아직 출발지에 도착하지 예약(?)석들이다.
적당한 자리를 못찾아 어물쩡 대고 있으니 중앙부근에 앉은 낯선 아줌니께서 베낭을 들어내며 옆자리를 안내하기에 우선 앉았다.
밤일로 뿌석한 몰골에다 이 성미에 어찌 남의 여인네의 얼굴을 함부로 빤히 쳐다 볼 수 있겟는가~
욕심을 좀 낸다면 혼자 자리를 독식하여 목적지로 이동하는 시간에 수면이라도 충전해놔야 하는데 아침부터 코라도 골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챙피한 일이어서 밤새 못이룬 수면을 취하기에는 글렀다는 생각이..
서너개의 빈 좌석위에는 좌석주인을 기다리는 베낭만 놓인체 차는 그렇게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흥해쯤에서 중도승차 하실 양반들 자리란다.
일행을 가득실은 한동버스는 포항을 벗어나고 이십여분 지나 흥해입구에 이르러 그곳에서 기다리던 예정된 회원님들을 태우고 다시 출발하는데 옆좌석에 앉아 있던 낯선 아줌께서 핸드폰질(?)이 시작된다.
"지금 어딘데?"
"(흥해)"
"나도 흥해를 지나고 있는데 중간쯤에 앉아 있잔아? 농담 하지 말고 함 뒤돌아 봐라~"
"(안보이는데)"
"손 흔들어 줄테니까 얼른 다시 함 뒤돌아 봐라!"
"(그래도 안보여..)"
".............?"
잠시후 통화를 나누다 말고 이놈에게 느닷없이 "지나는 이곳이 흥해가 아니냐?"고 묻기에 "맞다"고 하니.. 여기 '한동'아니냐고 또 묻는다.
"예, 한동버스 맞습니다. 왜 그러십니까?"
"친구가 버스에 탓다는데 안보여서..?"
으례이 새로오신 낯선 회원님이겠거니 햇는데 직감적으로 산악회 소속이 의심되어..
"어느 산악회입니까?"
"예, 한동산악회요.."
"한동? 이 버스가 한동버스는 맞는데.. 혹시 산악회 이름이 '한동'이예요?"
"첨이라 잘 모르지만 그렇게 알고 왔는데..."
"오늘 울진 백암산 가는거 맞아요?"
"잉~? 영덕 무슨 산 간다던데요?
"주왕산??"
"무슨산 이랬지..?"
자초지종 알고보니.. 버스에 쓰여진 관광버스와 소속 산악회 이름을 혼동하여 승차를 잘 못한 분이었다. 얼굴을 뵈니 40대초반의 반반한 아줌인데 이런 황당한 경우를 옆에서 보고 있으니 동갑내기쯤 되는 후배 생각이 간절하다.
주로 얹혀가는데 익숙한 공주병(?^^)이어서 소속이나 목적지등도 잘 모르고 무작정 따라가는 스타일들이 겪는..
다행이 방향이 같아서 망정이지 조금만 달랐더라도 불문곡직 오늘 하루 함께 해야할 운명이었던 것이다.
다시 핸드폰으로 칭구와 연락을 취하여 접선하기로 약속한후 흥해를 지나 길가 어디메쯤 차를 세워, 또 다른 관광버스에 오르는 모습이 습기 가득머금은 유리창문으로 흐릿하게 보인다.
낯선 아줌니께서 자리를 비우게 되어 갑자기 넓어져 버린 좌석위에 나른한 몸뚱이를 뒤척이니 평온이 찾아온다.
동해안 7번국도를 따르다 그렇게 잠시 실랑이(?)를 벌이다 월포쯤에 이르니 동해 바닷가 수평선 위로 아련한 일출장면이 연출된다. (오늘 잠 다 잤넹..)
파도는 잠자듯 온유하고 작은 물결에 햇살이 일렁이니 새해아침을 맞은듯한 전율이 전해져 온다. 달리는 버스안에서 유리창 습기를 손바닥으로 훔쳐내며 몇차례나 일출장면을 담아내다 보니 어느새 강구 삼사해상 공원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장미님께서 준비해오신 담백한 해장국으로 조식을 해결하고 다시 일출몇장을 더 담은뒤 목적지를 향해가는데 강구를 지날즈음에서야 겨우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잠깐 눈을 붙힌다.
잠깐 눈을 붙힌듯 한데 웅성대는 소리에 눈을 떠니.. 벌써 울진 백암의 온천지구에 도착한다.
▲ 7번국도 장사해수욕장을 지나며 본 동해안 일출
▲ 08시10분, 삼사해상공원에서의 조식시간
▲ 09시45분, 백암온천지구 한화콘도에 도착..
▲ 헬기장을 지나 오우등산로를 따르며..
▲ 존질목을 지나..
▲ 울울창창한 울진송림..
▲ 평해황씨의 묘를 지나며..
▲ 금송림을 지나 고도를 높일수록 잡목숲이 이어진다.
▲ 11시40분, 백암폭포에서 오르는 삼거리 갈림길
▲ 능선에서 바라본 백암산 정상..
▲ 햇살이 내리는 능선에는 강한 바람이 불고..
▲ 정상이 가까지니 편평한 낙엽길이 이어진다.
▲ 강한 바람에 나부끼는 시그널들..
▲ 12시20분, 백암산(1004m) 정상 도착
▲ 백여평 남짓 되는 정상에는 헬기장이 있고, 멀리 구주령 고갯길이 아스라히 조망된다.
▲ 단체기념.. (얼른 몇장 담아내고 이놈도 뛰어가 얼른 앉아..)
▲ 시산제 준비모습..
바람을 피해 능선 둔덕아래에서 지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중식도 아니고 명색이 시산제인데 정상에서
지내는게 맞는거 아니냐는 이놈의 큰 소리가 바람을 타고 회장님 귓전에 날아 갔는지.. 정상석 아래 바람을피해 그곳에다 제단을 마련..
▲ 백암산의 향불..
▲ 유세차.. 2008년 무자년 1월 6일 포항다음산악회와 회원 일동은 희망을 밝히는 찬란한 새해를 맞으며 무자년 시산제를 거행함에 앞서 천지신명과 백암산 신께 엎드려 고 하나이다.........
▲ 강한 바람에 덜덜덜~~~체온은 떨어지지만 '헌작' 시간은 이어지고..
시산제가 끝나고 한닢두닢.. 백만언이 쌓였는데, 여성총무님께서 쌓인 돈을 꺼집어 내다 그만 배춧잎 한장이 강한 바람을 타고 백암산 하늘을 훨훨~날아가버린다. 하여 전설의 고향에나 나올법한 아흔아홉장으로....^^*
▲ 13시를 눈 앞에두고 시산제가 끝나 모두 하산을 하니 정상에는 휘파람 소리만 날아 다닐뿐 을씨년스럽기 그지없다.
▲ '바위가 희다' 하여 붙여진 백암(白巖)을 내려서는 회원님들..
▲ 바위 낙석 너덜지대..
▲ 정상에서 바람을 피해 30여분을 내려서서 오목한 안부에 이르러 맞이한 중식타임..
▲ 폭포골로 향하는 내리막 능선바위에 도착하니 14시30분..
▲ 바위사면을 돌아내려서는 회원님들..
▲ 모리시골 아래로 멀리 온정리가 조망되고..
▲ 팔등신 미녀의 다리를 연상시키는 금송..
▲ 금송림과 굴참나무 낙엽길을 지나는 회원님들..
▲ 밧줄 매어진 바위구간..
▲ 바위구간에서의 절묘한 자세..
▲ 백암폭포 고드름..
▲ 14시50분, 백암폭포에 도착..
▲ 사진 몇장을 담아내며 십분휴식후 다시 하산길..
▲ 존질목과 합류지점을 지나 온천지구를 향해 하산..
▲ 온천지구에서 회원님들을 기다리는 버스(중간)..
남.녀 회원님들 모두 태워 poxxx수련관(온천탕)앞에 다시 집결후, 이놈을 포함한 포xx직원 신분인 회원 몇명께서 '직원신분증'을 제출하여 10여명씩 나누워 온천탕으로 대동하니 관리인께서 눈덩이를 씰룩이며 영 못마땅 한 표정이다. 그도 그럴것이 일시에 대군사가 출몰하여 남.여탕을 장악하니..^^*
"우와 식히~ 크네~!!!"
"하하하하~~"
누군가의 농담으로 한바탕 웃음이 일고..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으므로 '1시간의 여유'안에 해결을 마쳐야 한다. 그렇게 온천은 시작되었고 이놈은 15분 만에 다시 옷을 갈아 입고 바깥에 나오니 황량한 찬바람이 이마를 스쳐 시원 섭섭하다.
아숩지만 1시간여 만에 온천타임을 모두 마치고 시산제물과 함께 하산주 타임을 위해 미리예약해둔 식당가에 다시 모인다. 시계를 보니 17시10여분..
▲ 하산주 타임..
18시쯤에 하산주 타임을 마치고 식당문을 나서니 온천지구 일대의 알룩달룩 네온싸인만 반짝일뿐 주변은 온통 어둠속에 쌓여있다.
취기 그윽한 버스는 그렇게 포항을 향하고, 버스 뒷자석으로 몰린 기분파 회원님들께서는 박장대소에 선술집을 방불케하는 고함소리가 차안을 울리고.. 전날밤을 새고, 산행의 피로에 그제서야 노곤함이 몸뚱이를 엄습하는데 눈을 감고 머리를 기대어 보지만 당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저녁 8시가 조금 지나 포항 운동장에 도착하니 역시나 어둠이 운동장 주차장을 가득메우고 기분파 몇분의 2차 제의를 또 다시 밤일을 핑계(?)로 사양하고 운동장을 슬며시 빠져나온다.
*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와 두시간쯤 잠을 청하고 다시 한밤중 밤일가서 꼬박 날밤을 샛다는..ㅠㅠ
첫댓글 전 벌써 봤었는데..... 여울이님 멋진 산행후기와 사진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