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보법 수호 국민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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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시청 앞에서 열린 ‘국보법 수호 국민대회’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노무현(盧武鉉) 정권에 반대하는 행사로는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행사시작 2시간 전인 오후 1시30분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시민들은 오후 2시30분쯤 5만명을 넘어서며 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웠다.
이에 경찰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 덕수궁 앞 차선 일부를 통제하기 시작했고, 결국 오후 3시쯤 7만명에 육박하자 11차선 전 차로의 교통을 통제했다.
행사장 주변에는 ‘국보법은 국가 안보의 마지막 보루, 반드시 지켜내자(해병대 전우회)’, ‘북한은 적화통일 노리는데 무장해제 웬말이냐(성우회)’, ‘대한민국을 지키자(육사총동창회)’는 30여개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 가운데 ‘국가보안법 폐지반대 1000만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또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3m 크기의 핵미사일 모형을 들고 돌아다니는 퍼포먼스가 벌어졌고 일부 참석자들은 그 뒤를 따르며 “노무현 정권 물러가라”, “김정일 타도” 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회장 옆에선 KBS 시청료 분리징수 및 시청 거부 서명운동, 수도 이전 반대 서명운동 등도 함께 진행됐다. 오후 행사 도중 무대 뒤편에서는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이 가로 2m, 세로 1.5m 크기의 대형 인공기와 김정일 모형을 불태웠다.
▲ 4일 ‘국가보안법 수호 국민대회’에 참석한 사회단체 소속 회원들이 피켓을 불태우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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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개 단체 참여
오후 3시30분 1부 행사인 구국기도회가 열리자 맨 먼저 단상에 오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길자연 회장은 “현재 한국 사회는 분단 후 최악의 안보 위기와 국론 분열 등으로 총체적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 재향군인회장은 대회사에서 “국보법이 없어지면 자유민주체제를 흔들고 있는 친북좌경세력들이 이 나라를 김정일의 손아귀에 넘겨줄 것”이라며 “국론을 분열시키고 북한만 이롭게 하는 국보법 폐지 움직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도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국민 대다수가 폐지를 반대하는 데도 대통령이 직접 국보법 폐지 필요성을 역설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후방안보의 핵심축인 국보법 폐지시기가 왜 하필 ‘지금’이어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굶주린 북한 어린이 사진을 들고 일반 시민들과 함께 이날 행사에 참석한 북한 인권운동가 폴러첸씨는 기자들에게 “내가 들고 있는 사진 속 굶주린 북한 아이들을 보라. 인권변호사였던 노 대통령이 제일 먼저 부끄러워해야 한다. 이 아이들은 우리들의 자녀고 미래다”라고 말했다.
광화문 진출 시도 막혀
참석한 시민들은 이날 행사 도중 KBS 취재차량이 들어오자 “어용방송 물러나라”며 제지했고, 행사가 끝난 뒤 “메시지를 청와대에 전달하겠다”며 광화문쪽으로 진출을 시도했다.
경찰은 전경버스 170여대를 동원, 시청에서 청와대 방면으로 3중으로 차단막을 설치하는 삼엄한 경비를 폈다.
이날 행사에 앞서 주최측에 “행사 도중 분신과 할복을 하겠다”는 시민들의 전화가 이어짐에 따라 경찰은 소화기와 119대원을 현장에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