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행복한 가정의 조건과 가족을 존중하는 마음을 담은 동화 《할머니의 자리》를 소개합니다.
박현정 장편동화, 김다정 그림
독자 대상: 초등 4학년부터 | 본문: 144쪽 | 판형: 152*220mm
가격: 12,000원 | 발행일: 2023년 5월 10일
ISBN: 979-11-92370-42-2 74800
ISBN: 978-89-97798-01-8 (세트)
▶ 작품 소개
희생의 아이콘 혹은 극성 부모 역할에서 벗어나
가족 내에서 자신의 진정한 자리를 찾아가는 할머니 이야기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있습니다. 고도로 산업화된 현대 사회로 들어서면서 가족을 ‘부부와 자녀들’이라는 개념으로 보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요즘은 엄마 혹은 아빠와 자녀로만 이루어진 한부모 가족도 있고 조손 가정도 있습니다. 꼭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서로 의지하고 살면 가족이고, 1인 가구나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생각하며 살아가는 가정도 있습니다. 이렇듯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처지에 맞게 가족을 꾸리고, 그 안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려 합니다. 그에 따라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이 다르고 행복하기 위한 조건도 다르지요. 그 조건들 중에 최우선 순위는 가족 간에 서로를 존중하고 응원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내 마음대로 하려 들거나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보려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집에 살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라도 멍든 가슴을 가진 가족이 될 것입니다.
《할머니의 자리》는 올해 열한 살이 된 해봄이와 엄마가 단둘이 사는 아파트에 아줌마처럼 보이는 할머니가 이사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할머니는 붉은색 매니큐어와 진주 목걸이, 선글라스로 멋을 내고 동네를 여기저기 돌아다닙니다. 대형 가구들로 꽉 채워진 집에 혼자 살면서, 사람들에게 꽃무늬 양산을 휘두르며 괴팍하게 행동합니다. 해봄이와는 처음 보는 사이인데, 할머니는 어떻게 해봄이의 이름과 생일을 알고 있을까요?
사실 이 할머니는 해봄이의 진짜 할머니, 즉 해봄이 엄마의 엄마입니다. 할머니는 예전에 자녀들을 완벽하게 밀착케어하는 헬리콥터 맘이었습니다. 자녀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삶을 희생해도 좋고, 자녀의 성공을 위해 지나친 간섭과 강요를 일삼았지요. 아직 어린 자녀들이 자신이 바라는 대로 자라는 모습은 해봄이 할머니의 자부심이었지요. 그런데 맞춤형 인간으로 잘 클 줄 알았던 해봄이 엄마가 어린 나이에 해봄이를 낳은 미혼모가 되자, 할머니는 배신감과 좌절에 휩싸입니다. 그 일로 해봄이 엄마는 집에서 나와 간난아기인 해봄이와 단둘이 살아가게 됩니다. 할머니의 나머지 자녀들은 할머니가 원하는 대로 좋은 학교를 나와 좋은 직장에 취직했지만, 할머니의 지나친 간섭이 싫어 모두 할머니 곁을 떠나 외국으로 나갔습니다. 할머니는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행복한 인생과는 다르게 아무도 없는 빈집에 혼자 남겨진 채 깊은 우울감에 빠집니다. 그렇듯 자녀들을 위해 헌신했으니 이제 자신이 행복해야 할 차례인데, 왜 할머니는 행복하지 않을까요? 할머니가 그토록 찾던 행복은 어디 있는 걸까요?
외로움과 공허감으로 괴로워하던 할머니는 결국 10년 전에 헤어진 딸과 손녀 해봄이가 사는 동네로 이사 옵니다. 처음에는 당당하게 나타날 수 없어서 해봄이 주변을 빙빙 돌며 지켜보기만 하지요. 해봄이 엄마는 할머니가 근처로 이사 왔다는 사실을 눈치채지만 모른 척합니다. 갈등의 골이 깊을 대로 깊은 모녀가 서로 마음을 드러내고 다시 손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은 바로 해봄이입니다.
헬리콥터 맘이었던 할머니의 철저한 관리와 보호 속에서 자란 해봄이 엄마는 대학생 때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남자와 사랑에 빠집니다. 그 남자에게 인생을 능동적으로 사는 법을 배우지만, 그를 결혼할 만큼은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결국 남자와 헤어진 후 자신의 선택으로 해봄이를 낳고 살아갑니다. 그런 엄마의 영향을 받아 해봄이는 아빠 없이 혼자 살지만 언제나 당당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성장합니다.
늘 사진으로만 보던 할머니가 그리운 해봄이는 드디어 할머니를 만나게 되지만, 할머니가 자신을 입양 보내려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할머니를 미워하게 됩니다. 그래서 할머니가 해봄이와 친해지려 해도 할머니를 그림자 취급하면서 마음에서 밀어내려 합니다.
지나친 간섭과 강요로 자녀들에게 여왕처럼 군림하던 할머니는 지금 자신의 자리를 어떤 모습으로 새롭게 마련해 나갈까요? 엄마는 홀몸으로 아이를 낳아서 힘들 때 외면하고 의절해 버린 할머니와 어떻게 관계를 풀어나갈까요? 해봄이는 할머니가 간난아기였던 자신을 입양 보내려 했다는 충격과 혼란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서야 만나게 된 세 사람이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받아들이며 각자의 자리를 찾아나가는 이야기가 가슴 따뜻하게 펼쳐집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지금 우리 사회에 《할머니의 자리》는 세대 간의 갈등을 극복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가족 내에서 자신의 자리를 다시금 정리해 보는 데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 줄거리
열한 살 생일을 맞이한 해봄이 앞에 낯선 할머니가 불쑥 나타났습니다. 진주 목걸이에 선글라스, 꽃무늬 양산을 든 멋쟁이 할머니는 전동 킥보드에 치일 뻔한 해봄이를 구해 주고 은근슬쩍 편의점 생일 파티까지 따라붙습니다. 해봄이는 그런 할머니가 영 수상하기만 합니다.
어느 날 해봄이는 길에서 할머니를 만나 짐을 들어 주게 되고, 얼떨결에 할머니 집 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할머니 집은 사람의 온기라고는 없고 가구만 빈틈없이 들어차 있어 마치 가구들만 사는 집 같습니다. 그곳에서 해봄이는 어디선가 많이 본 사진 한 장을 발견합니다. 진주 목걸이를 한 젊은 아줌마가 환하게 웃으며 세 아이를 끌어안고 있는 사진. 그건 언젠가 엄마 휴대폰에서 본 적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할머니가 왜 해봄이의 엄마랑 같은 사진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해봄이 엄마는 아빠와 짧은 연애 끝에 헤어졌고, 엄마는 결혼하지 않은 채 해봄이를 낳았습니다. 이 일로 엄마와 할머니는 크게 싸웠고 평생 안 보고 살기로 했지요.
어느 날, 해봄이는 엄마와 함께 외출했다가 횡단보도 한가운데 멍하니 서 있는 할머니를 발견합니다. 엄마는 정신이 나간 표정으로 어쩔 줄 모르는 할머니 손을 꽉 잡고 ‘엄마’라고 부릅니다. 해봄이는 그제야 모든 의문이 풀립니다. 드디어 해봄이도 진짜 할머니를 만난 것이지요.
할아버지는 오래전에 돌아가시고, 해봄이 엄마와는 의절을 하고, 삼촌과 이모가 외국으로 떠나버린 후, 할머니는 외롭고 허망하고 우울한 시간을 홀로 견디었던 모양입니다. 할머니는 오래전부터 함께 살아온 듯 자연스럽게 엄마와 해봄이 사이를 파고들고, 해봄이 생활을 철저히 관리하기 시작합니다. 예전에 자신의 자녀들에게 여왕으로 군림하던 행동을 여전히 해봄이에게 하려는 것이지요. 해봄이는 그런 할머니의 관심이 처음에는 좋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나친 간섭과 뒷바라지가 점점 피곤하게 느껴집니다. 그 일로 할머니와 엄마가 심하게 말다툼을 하고, 해봄이는 간난아기일 때 할머니가 외국으로 입양 보내려 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 뒤로 해봄이는 충격과 배신감을 느끼고 할머니를 단호히 거부하며 지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해봄이는 마지못해 할머니와 단둘이 저녁을 먹게 되고, 할머니는 해봄이에게 과거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오래전 그때는 그저 당신 딸이 평생 미혼모라는 꼬리표 달고 불행하게 살까 봐 그게 무서웠다고, 너무나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해봄이가 너무나 보고 싶었노라고. 하지만 한번 닫힌 해봄이 맘은 좀처럼 열리지 않습니다.
몇 달이 지난 뒤, 해봄이는 할머니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할머니가 해봄이랑 닮은 애를 위험에서 구하려다가 크게 다친 것입니다. 해봄이는 그동안 할머니를 일부러 피해 다니면서 할머니 마음을 불편하게 하려고 애썼습니다. 자신이 속상한 만큼 할머니도 속상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늘 할머니 생각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할머니가 걱정되어 병원으로 찾아간 해봄이는 퇴원하면 예전에 살던 곳으로 돌아가려 한다는 할머니에게 말합니다.
“여기서 우리랑 같이 있어요. 우리 집에 할머니 자리 있어요.”
그 말을 듣는 할머니 눈에서 진주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 차례
1. 알 수 없는 속삭임 ....... 9
2. 궁금한 건 못 참아 ....... 16
3. 가구들이 사는 집 ....... 24
4. 여왕의 식탁 ....... 32
5. 결혼한 엄마, 결혼 안 한 엄마 ....... 40
6. 꼭 필요한 사람한테 줄 거야 ....... 47
7. 사진 속 진주 목걸이 ....... 53
8. 엄마에게도 엄마가 있다 ....... 60
9. 빨간 신호등 ....... 71
10. 할머니 찬스 ....... 78
11. 여왕이 돌아왔다 ....... 84
12. 숨기고 싶지 않은 비밀 ....... 89
13. 그 사람이 할머니였어? ....... 95
14. 드라마 주인공처럼 ....... 104
15. 내 딸이 우선이야 ....... 111
16. 낯설지 않은 얼굴 ....... 116
17. 꼭꼭 숨어 있던 마음 ....... 123
18. 하나보다 둘, 둘보다 셋 ....... 138
▶ 작가 소개
지은이: 박현정
서울에서 태어나 배꽃이 아름다운 남양주에서 청소년기를 보냈습니다. 여성지 기자, 방송작가, 출판 기획자로 일하다가 좀 더 신나고 행복한 글을 쓰고 싶어 동화작가가 되었습니다. 제1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제12회 푸른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별통 아저씨의 선물》 《두 얼굴의 여친》 《다시 만난 내 친구》 《위당클럽 다이어리》 《파트너 구하기 대작전》 《새앙머리 보름이》 《우리들의 빛나는》 《백 년 만의 이사》 《모퉁이 하얀 카페 심쿵 레시피》 《마법 달팽이 실종 사건》 들이 있습니다.
그린이: 김다정
책 귀퉁이마다 낙서를 하고 만화를 그리던 아이였습니다. 어른이 되어 편집디자인을 하다가 역시 그림 그리는 일이 제일 재미있어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습니다. 할머니가 되어서도 꾸준하고 즐겁게 그림 그리는 것이 꿈입니다. 그린 책으로는 《내일도 발레》 《설아가 달라진 이유》 《한 집에 62명은 너무 많아!》 《겁쟁이 아냐, 조심대왕이야!》 《절대 딱지》 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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