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26일(목) 외, 흐림, 강남 세곡근린공원 주변
이상기온처럼 무덥던 여름이 수그러들었다.
여름 꽃들도 자기들의 한철이 가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아침이면 더욱 곱게 단장하고 하루를 맞이한다.
1. 자귀나무(Albizzia julibrissin Durazz.)
콩과 활엽낙엽 소교목이다. 목재로서의 가치는 없으나 잎을 녹비로 이용하고 관상수로서 정원이나 공원에 적당하며
사방용수로 절개지나 도로 주변에 식재하면 좋다.(국가생물종정보시스템)
이 나무는 바람이 세게 불거나 비가 오면 잎을 오므린다. 더욱이 밤이면 짝수의 자귀나무 잎은 애인처럼 끌어안고 잔
다. 그래서 이 나무를 합혼수(合昏樹) 또는 합환수(合歡樹)라고 한다.(강판권, 『나무사전』)
우리말 자귀의 어원은 알 수 없으나, 부부의 만남을 의미하는 순우리말 ‘짝’과 잇닿아 보인다. 짝에서 비롯하는 짝나무
>짜기나무>자귀나무로의 말의 변천이다. 속명 알비찌아(Albizzia)는 18세기 중엽 유럽에 자귀나무를 소개한 이탈리
아 박물학자(F. d. Albizzi)의 이름에서 유래하고, 종소명 율리브리신(julibrissin)은 동인도의 지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페르시아 말 ‘실크 같은 꽃’이라는 의미에서 유래한다는 설도 있다.(김종원, 『한국식물생태보감1』)
학명의 Durazz.는 이탈리아 식물학자인 Antonio Durazzini(1740~1810)이다.
2. 대상화(Anemone hupehensis var. japonica (Thunb.) Bowles & Stearn)
미나리아재비과 여러해살이풀이다. 땅속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번식한다.
추명국(秋明菊)이라고도 한다. 중국이 원산이다.
3. 쥐손이풀(Geranium sibiricum L.)
속명 제라늄(Geranium)은 희랍어로 ‘학’이라는 뜻을 가진 제라노스(geranos)에서 유래되었는데,
바로 열매 모양이 학의 부리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종소명 시비리쿰(sibiricum)은 시베리아에서 채집한 표본을 이용해 명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글명 쥐손이풀은 한자명 서장초(鼠掌草)에서 유래하며, 익으면 다섯으로 갈라지는 열매자루 모양을 쥐(鼠)의
손바닥(掌)에 빗댄 이름이다.(이유미, 『한국의 야생화』 외)
4. 쥐손이풀
5. 쥐손이풀
6. 쥐손이풀
7. 금궝의다리(Thalictrum rochebrunianum var. grandisepalum (H.Lév.) Nakai)
미나리아재비과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이 자생지이다..
금궝의다리는 화피가 자주색이지만, 진짜 꽃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수술이 노란색이기 때문에 ‘금’이라는 접두어가
붙었다.
종소명 로체브루니아눔(rochebrunianum)은 채집자인 프랑스의 식물학자 Alphonse Trémeau de Rochebrune
(1836~1912)을 기념하여 붙였다.
최초 명명자 H.Lév.는 프랑스의 식물학자인 Augustin Abel Hector Léveillé(1864~1918)이다.
8. 금꿩의다리
9. 금꿩의다리
10. 배풍등(排風藤, Solanum lyratum Thunb.)
가지과 다년생 활엽 반초본이다.
속명 솔라눔(Solanum)은 본 속에 속하는 식물이 진정작용이 있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Solamen에서 유래한다.
사람의 마음속에 온갖 바람(風)이 들면 병이 되고, 그 바람을 밀어낼(排) 수만 있다면 마음에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
한자명 배풍등이 가진 뜻이다.
종소명 리라툼(lyratum)은 고대 서양의 현악기 수금(竪琴) 모양(lyre shaped)을 빗댄 라틴어이다. 줄기 아랫부분의
잎은 둥글고 크지만, 윗부분의 잎이 잘게 굴곡진 모양(頭大羽裂)에서 비롯한다.(김종원, 『한국식물생태보감1』 외)
11. 배풍등
12. 배풍등
13. 배풍등
14. 큰갓버섯
삼겹살 구울 때 함께 구워 먹으면 아주 맛있다.
15. 나팔꽃(Ipomoea nil (L.) Choisy)
메꽃과 한해살이풀이다.
한자명 견우(牽牛) 또는 견우자(牽牛子)는 한약재 이름이다.
나팔꽃은 일본인의 정서 속에 깊숙이 스며든 대표적인 귀화식물로 그들의 초등학교 교과 속에서도 다양한 소재로 등
장하고 있다. 영어명은 그런 연유로 Japanese morning glory 라고 한다. 일어명은 아침 얼굴이라는 아사가오(アサ
ガオ, 朝顔)이다.
나팔꽃을 읊은 하이쿠를 몇 수 든다.(류시화,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에서)
경전을 읽는 사이
나팔꽃은
활짝 피었네
(看經の間を朝顔の盛り哉)
―― 모리카와 교리쿠(森川許六, 1656~1715)
어제는 무궁화
오늘은 나팔꽃으로
저무는구나
(昨日は木槿今日は朝顔にて暮しけり)
―― 고사 쇼하쿠(江左尙白, 1650~1722)
주) 쇼하쿠의 사세구(辭世句)이기도 하다.
나팔꽃에서부터
불기 시작하는
가을바람
(あさがほに吹そめてより秋の風)
―― 미우라 조라(三浦樗良, 1729~1780)
나팔꽃
이제 막 피었을 뿐인
목숨이어라
(朝貌や咲たばかりの命哉)
―― 나스메 소세키(夏目漱石, 1867~1916)
주) 나팔꽃은 덧없는 인생의 상징이기도 하다
나팔꽃
첫 꽃봉오리
원폭 터진 날
(あさがほのはつのつぼみや原爆忌)
―― 구보타 만타로(久保田万太郞, 1889~1963)
16. 나팔꽃
17. 나팔꽃
18. 가우라(홍접초, Gaura lindheimeri Engelm. & A.Gray)
바늘꽃과 여러해살이풀이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이다.
가우라는 붉은 꽃과 흰 꽃이 있다. 홍접초와 백접초라 불린다. 한들한들 흔들리는 가우라의 꽃잎은 마치 나비와 같아
‘나비바늘꽃’이라고도 한다.
19. 나비수국(Rotheca myricoides (Hochst.) Steane & Mabb.)
꿀풀과 상록 소관목이다. 아프리카가 원산이다.
영어명은 Blue Butterfly Bush, Butterfly Bush이다.
20. 나비수국
21. 꽃댕강나무(Abelia mosanensis T.H.Chung)
댕강나무의 원예종이다. 인동과 반상록관목이다.
마른 가지를 부러뜨리면 댕강 하는 소리가 난다고 하여 댕강나무라고 한다.
학명의 명명자 T.H.Chung는 우리나라 식물학자인 하은 정태현(霞隱 鄭台鉉, 1882~1971)이다.
하은 정태현은 평생 식물학, 특히 분류학 연구에 전념하여 16종류의 신종과 넓은 앞산조팝나무를 비롯한 4개의
신변종(新變種), 3개의 신품종을 발견하는 등 한국 식물구계(植物區系)의 정립에 기여하였다. 그는 1956년 필생의
업적의 하나인 『한국식물도감』을 펴내 학술원상을 받았다.
22. 며느리밑씻개(Persicaria senticosa (Meisn.) H.Gross ex Nakai)
마디풀과 덩굴성 한해살이풀이다.
한글명 며느리밑씻개에 대하여는 우리나라 여러 식물학자가 분개한다. 김종원의 설명이다. 이 이름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의 갈등을 나타내는 옛이야기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종소명 센티코자(senticosa)는 아래로 향한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는 뜻인데, 이런 식물체로 궁둥이를 닦거나 문지른다는 발상이 아닌가! 비열한 짓이고, 상상하기조차도
역겹고, 이성과 지성의 부재다. 그런데 이런 한글명의 유래가 일본명을 참고했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
일본명 마마꼬노시리우구이(ママコノシリヌグイ, 継子の尻拭い)는 ‘계모에게 학대를 받는 아들(継子, 계자)의 궁둥이
(尻) 닦기(拭) 또는 의붓자식(継子, 계자)을 왕따 하기’ 정도로 번역되는 얄궂은 의미를 가진 명칭이다. 동서양을 막론
하고, 배다른 자식에 대한 인간의 저열함을 잘 나타내는 하나의 야만성이기도 하다. 한글명은 일본명의 본질적 의미
에 빗대서 의붓자식을 며느리로 대신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1937년의 일이다.(김종원, 『한국식물생태보감1』)
23. 며느리밑씻개
24. 며느리밑씻개
25. 옥잠화(玉簪花, Hosta plantaginea (Lam.) Asch.)
백합과 여러해살이풀이다. 흰 꽃봉오리가 비녀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속명 호스타(Hosta)는 오스트리
아 의사이며 식물학자였던 니콜라스 토마스 호스트(Nicholaus Thomas Host, 1771~1834)를 기념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물옥잠(Monochoria korsakowii Regel & Maack)은 물옥잠과 1년생 수초로 단지 잎이 옥잠화를 닮았고, 물에 살
기 때문에 붙인 이름으로 옥잠화와는 전혀 다르다.
다음은 호암 문일평(湖巖 文一平, 1888~1936)의 『花下漫筆』에서 옥잠화에 대한 설명의 일부다.
玉簪은 紫花보다도 白花가 일층 더 美가 있으며 滿發한 때보다도 未開한 때에 도리어 더 美가 있으니 世宗 때 保閑齋
申叔舟翁이 安平大君의 匪懈堂 四十八詠에 奉和하는 玉簪詩에도 白色의 未開花를 讀誦하였다.
天香荏苒透羅帷 야릇한 향내가 깁장막 뚫으니
雪魄氷魂白露滋 얼음 혼 넋에 흰 이슬 축였다
欲識玉簪眞面目 옥잠화 참된 맛 알고자 할지면
請君看取未開時 채 피지 않을 때 그대여 보소서
26. 옥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