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나루터에서★
출근길 횡단보도 앞에서 사람들은 신호가 바뀌기도 전에 발을 내딛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몇 초도 견디지 못하고 버튼을 연거푸 누릅니다.
우리는 늦지 않기 위해 달리지만, 정작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묻지 않은 채 하루를 건너갑니다.
옛 나루터는 길이 끝나는 곳이면서 동시에 다른 길이 시작되는 곳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강물 앞에서 배를 기다렸습니다.
기다림은 낭비가 아니었습니다.
건너편을 바라보고, 물살을 살피며, 자신이 정말 떠나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인생에도 그런 나루터가 찾아옵니다.
직장을 옮길 때, 오래된 관계를 정리할 때, 익숙한 삶을 떠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우리는 보이지 않는 강 앞에 섭니다.
그때 중요한 것은 가장 빨리 오는 배가 아닙니다.
내가 어느 강을 건너려 하는지 아는 일입니다.
키르케고르는 인간이 선택을 피할 수는 있어도, 선택하지 않은 삶에 대한 책임까지 피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머무는 것도 선택이고, 떠나는 것도 선택입니다.
남들이 건넌다고 해서 따라 탄 배는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도 온전히 내 삶이 되지 못합니다.
때로는 한 척의 배를 보내야 합니다.
조금 늦더라도 내가 정말 가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마음의 방향을 확인해야 합니다.
인생은 가장 빨리 강을 건넌 사람에게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건너야 할 강이 어디인지 아는 사람에게 비로소 방향을 내어줍니다.
그러니 잠시 멈춰 서십시오.
지금 당신이 서 있는 나루터에서 기다리는 그 배는, 정말 당신이 선택한 목적지로 가고 있습니까?
혹시 남들이 탄다는 이유만으로 올라타려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건너갔느냐가 아니라,
내가 왜 그 강을 건너려 했는지를 잊지 않는 것입니다.
첫댓글 쉬어가는 중입니다.
시간이 그래도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