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抗)히스타민제란 말 그대로 히스타민에 저항하는, 즉 히스타민의 작용을 억제
하는 약이다. 이 약이 혈관 속으로 들어가면 혈관 내의 마스트 세포의 움직임을 억
제해서, 그 안에 들어 있는 히스타민 등 화학전달물질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한다.
그러니까 외부의 적(항원 혹은 유해 화학물질)이 쳐들어와서 이것을 몰아내려고
사방으로 뛰어다니는 방위군인 히스타민을 꼼짝 못하도록 묶어놓는 것이다. 군사들
의 발이 묶이면 당연히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적들을 공격해서 콧물, 설사, 재
치기, 기침 등을 통해 바깥으로 내보내는 일을 하지 못한다. 그러니까 이런 증세들
이 나타나지 않고 겉으로 봐서는 잠잠하다.
대신 막는 군사가 없어 얼마든지 들어오는 유해 화학물질은 온 몸을 다니면서 우
리의 생명작용을 방해한다. 그래서 정신적으로는 우울증, 집중력 장애, 무기력증을
일으키고 육체적으로는 각종 기관의 기능을 방해해서 온갖 병증이 생기도록 한다.
항히스타민제를 오래 쓰면 나타나는 이런 증세들을 우리는 항히스타민제의 부작용
이라고 부른다.
항히스타민제를 계속 복용하게 되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독소를 막아내는 중요한
장치를 봉쇄하는 결과를 낳는다. 즉 알레르기 반응을 통해 독소가 몸 바깥으로 배
출되지도 않으므로, 마침내는 독소를 몸 안에 차곡차곡 쌓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
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우울증에서 면역력 저하, 빈혈 등 각종 증상이 심해지다
가 암이나 백혈병 같은 무서운 병도 걸리기 쉬운 상태가 되고 만다. 따라서 병원에
서 알레르기 치료를 할 때는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다만 알레르기 증상의 발생을
봉쇄하는 것이 아닌가를 지혜롭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