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꿈속에선 듯 세찬 빗소리를 들었다.
'정녕.. 내가 듣는 이 빗소리가 꿈이 아니길...'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가 눈을 뜨니
시계가 정확히 아침 7 시 30 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얼른 거실로 달려가 유리창문을 활짝 열어 젖히니
세상에나~ 골목길 화단에 무화과와 철쭉과 동백나무
잎사귀 마다에 윤기가 자르르르 하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과 공기의 냄새부터가
어제와는 완전 그 차원이 다르다.
와우..이 신선하고 달콤한 느낌이라니...
어젯 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내린 이 비가
부디 가뭄을 해소할 수 있도록 충분히 내려
모든 농부들의 시름을 잠재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램해 보며
주방으로 건너와 어제 사온 푸성귀들로 아침 밥상을 준비한다.
어제는 그넘의 메르스 때문에 내가 하는 모든 모임이 몽땅 취소됐다.
내 입장에선 모임을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지만
함께 모임을 하는 젊은 아우들이 메르스에 어찌나 민감하던지
하나같이 총무에게 전화를 해 이번 달은 건너뛰었으면 좋겠다고
했단다.
우리 가족은 저번 주말에도 어제 점심 때도 사람 많은 식당가에서
점심을 먹고 왔는데 꼭 그렇게 과민 대응을 해야만 하는 것일까
싶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생각일 뿐이니 아우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기로 했다.
월요일엔 친구들과 충청도 쪽으로 여행을 떠난다.
대천 바닷가를 경유해 청양과 대전을 거쳐
친구 집에서 며칠 푸욱 쉬다 오기로 했는데
막상 집을 비우려니 아들 녀석들 보다 우리 집 강아지 핑키가
더 걱정스럽다.
엄마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으려는 녀석에게 엄마 없는
며칠 동안은 꽤 힘든 시간이 될텐데...
오후에 시장 봐서 이런 저런 밑반찬 좀 만들어 놓고
전기 밥솥에 밥도 듬뿍 해놓은 다음 집걱정 하지 말고 눈 딱 감고
다녀오려고 했는데 막상 떠나려고 하니 벌써부터 이런저런
걱정주머니가 한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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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에..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오늘도 어제보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맞습니다..걱정주머니....그거 떨쳐버리기 어렵지요...^^..강아지..난요..집안에 4마리의 고양이..현관에 한마리..베란다밑상자속에 한마리..걱정주머니가 엄청 많어요..ㅎㅎ... 잘 다녀오세요.........
어머나 그렇게나 많은 고양이를 키우시다니...정말 대단하시네요.
저도 고양이를 한 마리 키워보고 싶은데 강아지와 함께 키워도 되는 지
모르겠어서 생각만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이제는 어디를 몇일 갔다와도 무방할것 같지만
막상 나가려면 이것저것 진짜 걱정 하느라
마 그냥 있자 싶을때가 많아요
ㅎ 아들 녀석들이 빨리 장가를 가야 제 걱정주머니가
가벼워질텐데 말입니다~^^*
낙천적 이신가봐요. 걱정 묵어 놓고 잘 다녀오세요.
네에..그렇게 잘 다녀왔답니다.
걱정일랑 저희집 베란다 빨래걸이에 다 묶어놓고서요...^^
여행은 걱정을 달고 가면 여행지에서도
걱정입니다. 이제는 미리미리 걱정 주머니가 될 꺼리들을 정리 하시는 것도 여행 준비 일껏 같습니다.
아니면 가볍게 일일 여행이 즐겁지요.
걱정 주머니 풀어놓고 잘 다녀 오십시오.
네에 늦은비님...남자들만 셋이다 보니
우리 강아지 챙겨주지 않을까봐
그게 제일 큰 걱정이지요~^^*
반려견을 키우는 집의 대표적인 걱정임더 ㅎㅎㅎ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반려견을 키우니까 여행시 반려견을
맞는 반려견 호텔도 있다니 좀 경비가 들겠지만 그곳에 맞껴야 겠지요 ㅎㅎㅎ
여행 잘 댕기 오시이소~~~~
저희도 가족여행 갈 때는 동물병원에 맡기고 가는데..
그게 또 얼마나 안쓰럽던지요...ㅜㅜㅜ
저는 정읍가는것도 취소됐어요. 겁이 없는건지 자포자기한것인지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생각이 다르군요.
강아지는 무상초님 말씀대로 하는게 좋을것 같네요. 잘 다녀오세요.
네에 치자향님..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그넘의 메르스가 언제나 물러갈른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가족들은 겨울에 유행하는 독감 정도로 밖엔 생각하지
않는데 말입니다...